호숫가 작은 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06
토머스 하딩 지음,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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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소에서 100년의 시간을 보낸 경험을 가진 경우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사연이 무척 궁금해지는, 그것도 실제로 겪은 이야기라면 뭔가 범상치 않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책을 만났는데 지어진 지 100년이 된 집이 품고 있는 이야기였다.

<호숫가 작은 집>은 베를린 근처의 호숫가에 지어진 작은 집이 겪은 사연으로 독일의 100여년 동안의 큰 역사적 사건들을 되돌아보며 그 역사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줬다.

 

<호숫가 작은 집>의 처음 주인은 상냥한 의사와 밝고 씩씩한 아내가 도시로부터 떨어진 곳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어 이 집을 지으면서 만나게 되었다.

가족들은 텃밭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웠다. 낮엔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밤에는 난로 옆에 모여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치군이 찾아와 이 집을 비우고 떠나라고 명령한 후 문을 잠궜다.

이것이 첫 번째 가족과의 이별이었다.

 

1년 후 음악을 사랑하는 새로운 가족이 이 집에 머물며 두 번째 주인이 되었다.

하지만 몇 년 후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 참전을 피해 이 가족도 이 집과 이별했다.

 

세 번째 주인은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의 친구인 한 쌍의 부부였고 그들에게 이 집은 전쟁과 공포로부터 숨을 곳이 되어 주기도 했지만 머지않아 탱크와 총의 공격 앞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떠났다.

 

누구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던 이 집에 털모자를 쓴 남자가 두 아들과 함께 찾아왔고 네 번째 주인이 되었다. 털모자를 쓴 남자는 집을 수리하고 집이 다시 생기를 찾아갈 즈음 어디서 나타난 군인들이 정원을 가로질러 거대한 벽을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날부터 군인들이 사라지고 털모자를 쓴 남자는 망치로 이 벽을 부숴버렸다. 털모자를 쓴 남자는 집과 함께 늙어갔고 결국 이별의 시간을 만났다. 그리고 열다섯 번의 겨울이 오가는 동안 집은 창문이 깨지고 마루와 문은 땔감으로 쓰였지만 단단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한 젊은이가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열쇠를 꺼내 문을 연 젊은이는 집을 치우고 덤불을 베어내고 바닥과 창문을 고치며 밝은색으로 새 옷을 입혔다. 그런 후 벽난로 위에 증조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벽과 바닥과 창문과 문은 비로소 상냥한 의사와 밝고 씩씩한 아내를 기억해 내고 행복해했다.

 

100년 동안 역사적 시간 속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던 집이 첫 번째 주인을 알아보는 장면이 감동이었다. 다정한 손길과 따뜻한 온기가 우리 곁에 있는 모든 사물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골의 허름한 집도 사람이 살고 있으면 주인의 숨결로 든든하게 버텨주지만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폐가가 된다고 하신 할머니의 말씀이 이해되기도 했다.

<호숫가 작은 집>을 통해 한 곳에서 묵묵히 100년의 세월을 버티고 있는 수많은 집과 나무와 돌멩이, 그리고 거리들이 품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더 많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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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한 마리가 Little Life Cycles
매기 리 지음, 이현아 옮김 / 반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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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출판사에서 나오는 유아용 보드북 시리즈 중 한 권인

<개구리 한 마리가>는 개구리의 한 살이를 설명한 책이예요.

시리즈 전 책에 사용된 다이컷 기법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안성맞춤이죠.

구멍 뚫린 개구리의 동그란 눈이 책장을 넘기면 개구리알로 변신하거든요.

 

물에 씻겨 갈까 봐,

바람에 날려갈까 봐,

배고픈 물고기의 밥이 될까 봐,

마른 둑으로 떠내려갈까 봐

노심초사하던 개구리알이 드디어 안전한 곳에서 부화됐어요.

꼬리를 가진 올챙이가 됐지 뭐예요.

 

꼬리로 헤엄쳐 위험한 물고기도 피하고

조금 더 쑥쑥 자라다 보니

뒷다리가 쭈~~

앞다리가 쏘~옥 나오고 꼬리가 사라지더니

마침내 개구리가 됐네요.

 

이제 연못 밖에서도 세상을 탐험할 수 있고요.

맛있는 먹이도 스스로 잡을 수 있지요.
우렁찬 노래도 부르고요.

노랫소리를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 결혼도 해요.

그리고 다시 개구리들은 알을 낳는답니다.

 

빙글빙글 도는 개구리의 한 살이를 통해

아이들은 개구리가 성장하기 위한 조건들도 알게 되고

한 생명체의 존재로서의 소중함도 배우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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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 한 마리가 Little Life Cycles
매기 리 지음, 이현아 옮김 / 반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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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귀엽고

마치 장난감 같은 유아용 보드북 시리즈를 만났어요.

상큼한 노랑 바탕에 초록 잎사귀,

그 위에 귀여운 애벌레 한 마리가 있는데 다이컷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어

지나간 자리에 모두 애벌레 모양의 구멍이 생겨 재미를 더해주고 있답니다.

 

나뭇잎도 먹고 사과도 먹고 자라난 애벌레는

드디어 나뭇가지에 붙어 번데기를 만들어요.

번데기가 되어 고치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지고 난 후

꿈틀꿈틀 뭔가 새로운 움직임이 있네요.

짜자잔~~

예쁜 날개를 가진 나비가 되었어요.

 

나비는 꽃 속에 들어있는 꿀을 찾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알을 낳기 딱 좋은 나뭇잎을 골라 알을 낳지요.

작은 알에서 누가 나왔을까요?

바로바로 꼬꼬마 애벌레들이 태어났어요.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가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로 성장하는

나비의 한 살이를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이 다양한 감각을 통해 어렵지 않게 생명의 순환을 배우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엄마가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었듯이

꼬꼬마 애벌레들도 예쁜 엄마 나비가 될 것 같아요.

엄마가 그랬던것처럼 신나고 즐거운 모험을 떠나겠지요?

우리 같이 응원해줘요~~

 

아이는 책을 만지며 오감으로 만족하고

엄마는 낭랑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즐거움을 더해 줄 보드북,

<애벌레 한 마리가>는 유아들에게 선물하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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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무서워!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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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의 첫 번째 이야기인 <잠깐만 기다려 줘!>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하나도 안 무서워!>는 작은 고슴도치의 성장을 볼 수 있는 따뜻한 책이었다.

 

이불 밖은 모두 무섭고 두려운 것으로 꽉 찬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를 찾아 집을 나선다.

으스스하고 무서운 지하실로 내려가는 길이 무서웠지만 난 하나도 안 무서워!”를 외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작은 고슴도치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허풍 떠는 모습과 흡사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계단에서 큰 고슴도치를 만난 작은 고슴도치는 활짝 웃으며 여기 있을 줄 알고 데리러 온거야.”라고 말한다.

귀여운 녀석 같으니라고.

 

큰 고슴도치와 함께 소풍을 떠난 작은 고슴도치는

숲속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호시탐탐 자신들을 노리는 여우,

안갯속을 달리는 자동차 등을 만날 때마다 콩닥거리는 가슴을 누르고

두려워 떨면서도 난 하나도 안 무서워!”를 외친다.

그랬던 작은 고슴도치가 검은 고양이 등에 올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큰 고슴도치에게 이렇게 고백한다.

나 오늘, 사실은 아주 조금 무서웠어.”라고.

사실 작은 고슴도치가 외쳤던 난 하나도 안 무서워!”라는 말의 속내는

창피한 마음과 어리다고 놀림당할까 봐 염려하는 마음을 감추며

나 너무 무서워!”라고 얘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큰 고슴도치를 믿고 함께 하면서 누구나 무서움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럴 때마다 감추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용기를 배운

작은 고슴도치는 한 뼘 더 성장하고 단단한 마음을 소유하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무섭고 두려운 감정 속에 있던 작은 고슴도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든든한 큰 고슴도치가 곁에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싶었다.

또 친구가 어려울 때 기꺼이 자신의 등을 내어 준 검은 고양이를 통해서도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따뜻한 사랑과 친절을 배운 하루였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들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고,

그 감정들을 직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스스로의 용기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풀어낸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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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 - 장애와 차별을 극복한 여성 천문학자 캐럴라인 허셜 열린어린이 그림책 27
에밀리 아놀드 맥컬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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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차갑고 깜깜한 밤하늘을 쳐다보면 유난히 별들이 반짝거린다.

별이 주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희망적인 느낌을 받는다.

소망, 반짝거림, 따뜻함 등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별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한 번도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오로라는 꼭 한번 구경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별을 사랑한 과학자!

<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를 통해 캐럴라인 허셜을 처음 만났다.

그는 1750년 독일의 하노버에서 태어났고, 열 살 때 병에 걸려 성장이 멈춰버린 탓에 키는 130센티미터 정도였고, 얼굴엔 수두 때문에 얽은 자국이 남았다.

그 뒤 캐럴라인은 집안일, 부엌일은 물론 쉴 새 없이 오빠들의 양말을 떠야만 했다.

스물두 살 때 윌리엄 오빠가 있는 영국으로 건너가 오빠를 돌보며 함께 망원경 만드는 법을 공부했다. 캐럴라인은 윌리엄이 망원경을 만드느라 몰두할 때 음식을 떠 먹여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수백만 개의 별이 모인 은하를 발견했고, 1781년에는 태양계의 새로운 행성인 천왕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윌리엄의 도움을 받아 가며 어느새 천문학자의 길로 들어선 캐럴라인은 178314개의 성운과 성단을 발견하고, 새로운 은하도 2개 더 발견해내는 성과를 이룩한다. 그리고 윌리엄처럼 왕실에서 봉급을 받는 최초의 여성 과학자가 되었다.

 

왕립천문학과 최초의 여성 명예회원, 왕실의 봉급을 받은 최초의 여성 과학자, 윌리엄 허셜과 함께 망원경을 만들고 천왕성 발견, 8개의 캐럴라인 혜성과 수많은 천체 발견, 2,500개의 천체를 정리한 천체 목록 제작 등의 업적을 일궈낸 캐럴라인의 삶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캐럴라인의 성실함과 자신의 꿈을 향한 열정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1700년대의 시대상을 고려할 때 장애를 가진 여성으로서 왕실의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대하는 캐럴라인의 성실한 자세와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열망은 그 일을 가능하게 했고 내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장애와 차별을 극복하고 자신의 힘으로 꿈을 성취해 나가 마침내 최초의 여성 천문학자 된 캐럴라인 허셜의 이야기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1월 첫 주의 다짐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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