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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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250여회 비행기를 타고 1000번 이상의 밤을 낯선 도시에서 보낸 '카트린 지타'의 이야기. 수많은 여행을 했기에 이 책 또한 많고 많은 여행기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보통의 여행기와는 다르게 여행을 기반으로 심리학적인 주제를 이끌어 내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말하는게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나 표 등으로 읽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게하는 고리타분한 자기계발서와 다르게 그녀가 직접 여행을 하며 겪었던 일화나 외롭고 막막했떤 삶을 유쾌하게 바꿔가며 느꼈던 희열 등 진짜 이야기가 담겨있어 흥미를 끈다. 현재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베를린에 사무실을 두고 '셀프심리코칭' 전문가이자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 줄의 문장 때문이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은 자기만의 일과 사랑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렇게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을 하다가 결국 여행의 참재미에 빠져서 수많은 시간을 여행으로 보내버렸지만 그녀는 그것을 통해 인생의 행복감을 찾았다고 기뻐하고 있다.


보통 여행이라 함은 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고 끈끈한 정을 나눈 가족과...

이렇게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을 상상한다. 나 역시 그랬고,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아 번번히 여행계획을 포기한 경험이 많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올해는 꼭 여행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다가 그냥저냥 시간이 흘러버려 또 내년을 기약하는 경우가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여러가지 여행이 있겠지만, 일단 저자가 말하고 싶은 여행은 혼자만의 여행이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윤리규범에 이런 구절이 있다고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탐구하고,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길을 대신 만들도록 허락하지 마라. 이 길은 당신의 길이자 당신 혼자서 가야 하는 길이다. 다른 이와 함께 걸을 수는 있으나, 어느 누구도 당신을 대신하여 걸어 줄 수는 없다."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함께 길을 걸어온 사람들도 하나 둘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에 바빠서 서로를 신경 쓸 틈 없이 살고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혼자서만 살아가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남에게 의존하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거 아닐까?


그래, 일단은 저자의 여행기를 읽고 그녀가 느낌점을 함께 공유해보기로 했다.


무려 50개국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끼고 걸으며 깨달은 것을 최대한 글로 표현해냈다. 뻔한 내용도 있었고,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도 엿보였다. 그리고 그녀처럼 혼자만의 여행을 하다보면 나도 내 인생의 전환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된다. 내 삶은 아니지만, 타인의 삶을 통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필요하다면 이런 경험을 토대로 실수를 줄이는 것도 현명한 거 아닐까?


책으로만 모든 것이 와닿을 것 같진 않았다.


지금이라도 혼자만의 여행을 한번이라도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바뀌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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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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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적혀있는 "전미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그리고, 영화화까지 결정되어 조만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


히치콕을 연상시키는 오싹한 플롯으로 수 많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에게 극찬을 받은 폴라 호킨스의 '걸 온 더 트레인'을 읽었다. 한 남자가 아내를 조종하여 정시이상자로 몰고가는 영화 '가스등'을 연상시킨다고도 하는데, 1940년대에 나온 영화라서 내가 본적은 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 영화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긴했다.


이야기에는 세 명의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중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핵심적인 사건의 중심에 있는 레이첼이라는 여성의 일상으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이혼했는데도 전 남편의 성을 쓰며 살고있는 자존감도 떨어지고 객관적으로 봤을때 외모도 그다지 볼품없는 레이첼이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남편은 바람을 피웠고, 그녀와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 후 바라만 상대와 바로 결혼한 전 남편. 배신감에 휩쌓인 레이첼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술만 마시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집착만이 남게 된걸까? 이미 새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있는 남편에게 매일 전화를 하는 스토커로 변해간다.


그런 레이첼은 매일 아침 똑같은 통근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위로하며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기찻길 옆에 늘어선 집들을 바라보며 자신이 꿈꾸던 부부를 발견한 레이첼은 그 집을 유독 관심있게 지켜보는데 그게 벌써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 제스와 제이슨이라는 별명까지 붙여놓고 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레이첼... 그녀가 꿈꿔온 최고의 커플이라고 여겼던 그 집에서 부인은 다른 남자와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다. 레이첼은 그 불륜에 충격을 받게된다. 레이첼이 바라보고 있던 여자의 이름은 매건.


그리고 어느날 평소 알콜 중독 증세가 있던 레이첼은 술에 취한체 기억을 잃고(잠인 들었던 건지?) 다음날 뉴스에서 매건의 실종사건을 접하게 된다. 정확히 그녀가 기억을 잃었을 때 벌어진 일이었다. 그런 레이첼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레이첼이 기억을 잃은 그 시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혹시 레이첼이 매건을 죽인건지? 아니면 매건은 어딘가에 살아 있는건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며 몰입력을 높여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의 행동들. 


각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돌아가며 시간과 날짜까지 정확하게 쓰여진 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구성되어 있어 한 순간도 놓칠 수 없게 만든다. 궁금증을 계속 자아내면서도 그 해답 역시 확실하게 전달하는 작가의 글 솜씨가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또 한명의 여성 애나.

3명의 여자와 한 남자의 관계는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지 책이 두꺼웠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어내려가게 만든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행동이 조금 특이하긴 해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격이라 더 공감이 되고 이야기가 겉돌지 않았던 것 같다. 타인의 삶을 지켜보다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그녀의 이야기가 매력적 이었다. 범인까지 공개하는건 매너가 아니기에 이쯤에서 후기는 마무리한다.


영화화 되었을 때 얼마나 빠른 템포로 등장인물들 간의 장면전환이 멋지게 이루어질지 기대되며, 단 한권에 이정도의 스릴감을 담아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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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아빠 유부일기 - 반전 가득! 유쾌 발랄! 코믹 서스펜스 육아일기
임대진 글.그림 / 팜파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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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OECD 국가중 출산률 꼴지라고? 

그 소중한 아이들을 키우는게 엄마의 임무는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아빠들도 육아에 신경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표지에서부터 비호감을 자랑하는 밉상아빠 구라임의 캐릭터.

2대8 가르마에 통통하게 오른 살, 제멋대로 난 수염에 콧털까지 삐져나온... 게다가 성격도 한국 남자들의 특기인 귀차니즘과 무신경함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그런 극히 보.통 아빠가 육아에 도전한다는게 이 책의 핵심이다.


등장인물은 밉상아빠 구라임, 귀여운 딸 순덕이, 쿨내나는 와이프, 그리고 순덕이가 태어나면서 시골로 유배(?)간 고양이 똥꼬.


대부분은 그림과 사진으로 되어 있다. 

책이지만 인터넷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글과 이모티콘들이 난무한다. 그래서인지 더 익숙하다.

실제로 카카오스토리에 연재했던 내용들이라고 하던가?


이단 유쾌하다. 아빠도 육아를 이렇게나 열심히 도울 수 있다는걸 몸소 보여준다. 

물론, 작가가 일반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시작했기에 가능한 것이긴 하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퇴근하고, 아이들은 자고 있고...

그런 생활이 반복되며 아이는 아빠와 어색해져만 가는 보통의 집과는 분명 다르다. 수 많은 아빠들이 부러워 할지도 모른다. 안정적이진 않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직장인 스트레스도 줄어들테니 말이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육아에 이렇게나 신경쓰는 사람도 흔치 않을텐데 그걸 또 일기형식으로 책까지 나오다니...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작가가 만화가는 아니지만 독특한 그림체는 수준급이다. 캐리커쳐라고 해야하나? 느낌을 잘 살린 그림 덕분에 질리지 않고 뒷 내용을 찾아보게 된다. 뭐, 사실 카카오스토리를 보면 죄다 엄마들의 "우리 아이가 이렇게나 잘 크고 있어요." 자랑 일색인데 신선하게도 아빠의 육아일기는 뭔가 달라보인다.


어떤 아빠들은 왜 쓸데없는 걸 올려가지고 비교당하게 만드냐며 불편해 할 수도 있을거고, 어떤 아빠들은 자기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며 동경할지도 모르겠다. 불량아빠라고 본인은 소개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어디에도 없는 천사아빠가 따로 없다. 자기 자랑을 이렇게 둘러둘러 할 수 있는거구나!


육아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남편을 둔 엄마들이 남편에게 한권 쯤 선물해 주면 좋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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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에게 고한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0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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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과 카리스마 형사의 대결을 그린 시즈쿠이 슈스케의 장편소설. 일단 책의 두께에서 놀랐다. 총 631페이지에 달하는 한권. 책의 첫장을 펼치자 마자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흔한 목차도 없고, 작가의 말 같은 것도 없다. 페이지 한쪽 낭비없이 소설의 내용으로마 가득채운 점이 신기하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 정보를 검색해보니 이번에 나온 신작은 아니었다. 2006년에 이미 국내에서 출간되었고, 당시에는 1,2권으로 나누어서 나왔는데 이렇게 한권으로 묶어서 다시 출판 된 모양이다. 출판사도 다르고 번역가도 다르니까 예전에 읽었던 문체와 조금은 다를지 모르겠다. 물론, 나는 이번에 처음 읽게되는 소설이다.


어린이 유괴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을 잡지못해 아이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유감을 표할 뿐 자신들의 수사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말라는 것이 상부의 지시. 하지만 주인공인 마키시마 형사는 대놓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희생자는 이미 넷. 일년이 지나도록 사건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경찰은 수사관 한명을 TV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무리수를 둔다. 연이은 희생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의 화살이 경찰을 향해 있었고, 그 모든걸 오롯이 받아낼 경찰 내 희생자가 한명 필요했던 것이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마키시마 형사였다. 경찰의 높으신 분들은 뒤에 숨어서 밥그릇 걱정만 하고 있을 때 육년 전 수사 실패의 책임을 떠 앉고 좌천되었던 형사를 내세워 국민들과 매스컴의 공격을 받게 만들었다.


썩을대로 썩어버린 경찰 내부와,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범인. 상황이 이렇기에 이 소설은 보통의 수사물과는 다르다. 범인과 형사가 몸을 부딪히며 싸우는 혈투가 아니라, 카메라 너머에 숨어있는 범인과 고도의 심리전이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말도 안되는 작전 (그저 경찰의 총알받이를 세워두려는 꼼수였는데)이 의외로 먹혀들어서 범인과의 접점이 생겨난다. 쉴틈없이 계속 이어지는 전개도 독자의 몰입도에 크게 기여하는 것 같다. 


제목 그대로 '범인에게 고한다.' 그리고 범인은 반응한다. 인간의 심리, 범죄자의 심리, 그리고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속에서 희망을 가지게 만드는 마키시마 형사의 노력을 보고 있으면 현실에도 이런 사람이 한둘 쯤 있으니 그나마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 값도 부담되는 요즘 한권으로 묶어서 나와주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책이 너무 두꺼운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했던 '범인에게 고한다' 색다른 수사방식의 형사 소설을 원한다면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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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조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8
김소연 지음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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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그러니까 구한말이라고도 불리는 1905년 대한제국의 위기상황. 1904년 월에 시작해 1905년 9월 포츠머스 강화조약으로 끝을 맺은 단기 국지전인 '러일전쟁'. 하지만 전쟁이 종결되고 불과 두 달 뒤인 11월에 '을사늑약'이 채결되고 대한제국은 한일병탄의 수순을 밟게된다. 당시 대한제국은 전쟁의 당사국이 아니었음에도 가장 큰 격전장이 되어 큰 피해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한국의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물다섯살의 러시아 청년이다. 잔혹한 학살의 현장에서 도망치기위해 한반도로 숨어들었지만, 러일전쟁이 한창 진행중이던 한반도는 그 은둔객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러일전쟁이 끝나고 한,일 관계를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는 자가 필요했던 걸까. 그렇게 러시아의 젊은 청년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슈마로코프'라는 인물이 탄생하게 되었다.


소설이라고 해서 모든것이 허구는 아니고 실제로 1904년에서 1905년 사이 러시아에서 조선을 탐방하기위해 방문한 탐사대의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주변의 열강들과 멀리 미국과 서유럽의 강대국들까지 관심을 가지던 동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중심지. 다른 나라의 탐사대 기록도 존재했지만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격인 유라시아 대륙의 러시아 탐사대의 기록은 어딘지 모르게 문화적으로도 어색하지 않게 상황을 잘 이해하고 전달하고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앞서 말한 주인공 알렉세이와 산전수전 다겪은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러시아로 귀화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 그리고 조선인 소년 근석... 4인의 탐사대가 직접 몸을 부딪히며 느끼는 1905년 조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개성있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픽션으로 꾸며진 소설이지만 당시 조선이 주변 열강들에 의해 얼마나 비참하게 유린되고 또, 그 속에서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힘쓰던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존경스러웠는지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지레 겁을 먹고 자기 자신과 가문, 그리고 왕실의 안위에만 혈안이 되었던 집권층이 외면하던 수많은 생명들... 하지만 그들은 가혹한 운명에 절망하거나 굴복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절망하여 굴복하는 순간 그들에게 남은건 죽음 뿐이었을테니. 조선과 일본이 아닌 제 3자의 눈으로 본 조선의 모습이라서 그런지 더 생생했다. 개인적인 감정이 배제된 (실제로 완벽히 배제시키진 못한 것 같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였다. 


특히, 러시아 인으로 구성된 코레야 탐사대와 함께 여행하게된 조선인 소년 근석의 변화도 눈여겨볼만하다. 그 동안 의심조차 하지 않고 살아왔던 조선의 규칙들. 하지만 근석은 탐사대와 조선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게된다. 지금까지의 조선은 이제 작별하여 떠나보내고, 새로운 조선을 맞이하고 싶은 열망 말이다. 왕과 귀족들의 조선이 아닌 백성이 주인인 조선. 그렇게 변화하는 근석을 보며 주인공 알렉세이도 많은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마주대하게된다.


역사를 바탕으로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구성해 놓은 책이었다. 이 책에 재미를 느껴 실제 역사를 좀 더 눈여겨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나라가 위기에 빠지는 이유는 단지 침략자의 횡포 뿐 아니라 그 나라 안에서부터 썩어버린 부정부패와 기타 여러가지의 문제들을 배제하면 안된다는 중요한 사실도 깨닫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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