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려 했던 것과 손에 쥐고 있는 것들,
그리고 사람들까지도.
사실 눈사람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지도 모르겠다.
그것들이 떠나는 데에
너무 크게 슬퍼하지 않고 싶다.
저는 어려서부터
눈이 거의 오지 않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자처럼
'언제 눈이 올까?'가 아니라
'올해는 눈이 올까?'라는 의문을 가져야 했어요.
운이 좋게 눈이라도 오는 해엔
바닥에 채 쌓이지도 않는 눈을 긁어모아
주먹만 한 눈사람을 만듭니다.
어린 시절엔 그 눈사람이 녹는 게 아쉬워
냉동실에 눈사람을 넣어두기도 했지만
아무리 꽁꽁 어는 냉동실이라도
눈사람은 영원히 살아남지 못했어요.
눈사람이 소중한 것은
겨울이 지나면 떠나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라질 것과 떠날 것들에
너무 많은 마음을 옭아매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내주는 연습이 필요해요.
책을 읽다 보면
아름다운 말들로 노래하는 듯한 기분도 들고
때로는 괜찮다 위로를 받는 기분도 듭니다.
나쁜 기억 지우개.
오늘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통해
지나간 나쁜 기억들을 지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