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듣다 ㅣ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열린책들의 새로운 단편소설집 <하다 앤솔러지>의 네 번째 이야기 '듣다'를 읽었습니다.
'듣다'라는 행위에 관해서 서로 다른 작가가 서로 다른 시선으로 쓴 다섯편의 단편소설이 이 책에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은 김엄지, 김혜진, 백온유, 서이제, 최제훈 작가님이 참여하였습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의 연락으로 만나러 가게 되고, 그녀에게 묻지 못한 이야기와 듣고 온 이야기를 그린 김엄지님의 <사송>,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거리를 다룬 김혜진님의 <하루치의 말>, 엄마의 부상 연락으로 고향에 가게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진 일을 다룬 백온유님의 <나의 살던 고향은>, 가출한 고등학생 조카를 돌보는 삼촌의 이야기를 다룬 <폭음이 들려오면>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주인공이 들려주는 어느 왕국에서 일어난 말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인 최제훈님의 < 전래되지 않은 동화>.
어느 작품하나 놓치기 어려울 만큼 다섯 작품 모두 섬세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잘 이끌었습니다.
가장 기억 남는 작품은 백온유님의 <나의 살던 고향은>입니다.
도시와 고향, 그 어느 곳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는 인물인 주인공 영지. 참고 버티는 삶을 살던 영지가 내면의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발이 덫에 걸리고 발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엄마 소식에 고향으로 향하는 영지, 알고보니 송이버섯을 훔치다 범인을 잡기 위해 설치한 덫에 걸린 것이었고, 그것을 수습하는 딸이라는 설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덫을 설치한 송이버섯 집의 딸의 내면의 반전이 흥미로웠습니다.
'듣다'라는 행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들, 외부에서의 들림과 내면의 들림.
'듣다'라는 행위 안에서 여러가지 시선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통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