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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 - 인맥.화술.스타일.매너
신영란 지음 / 책찌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여자는 남자만 잘 만나면(혹은 결혼만 잘 하면) 된다.”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면 여자에겐 그것이 바로 성공이라는 뜻이다. 고등학교 때 어떤 동급생한테서 스치듯 들었던 말이지만 당시 이 말이 그렇게 아니꼬울 수 없었다. 그 아이의 이미지 자체가 이 말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맞는 말 같아 보였기 때문에 더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후 대학에 들어와서는 이런 말도 들었다. 친한 친구에게 휴학 얘기를 꺼냈더니, 사회생활을 잘 아는 자기 오빠가 말하기를 여자는 휴학을 하면 취업이 잘 안 된다고 했단다. 남자는 군복무로 인해 강제로 휴학을 해야 할 판인데 여자는 그런 것도 안 하면서 휴학을 왜 하냐는 것이다.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덜컥 겁부터 나는 이야기다. 이 밖에도 “여자는......” 하고 시작하는 말이 많다. 그 중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은 바로 이것이다. “여자는 외모가 중요하다.” 이런 말들을 듣다 보면 사회생활에 여성이 남성보다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분명 많을 듯싶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그런 불합리함을 받아들이고 또 극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는 주체적인 여성이 되기 위한 지침서다.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지혜롭고 현명하게, 또 능력도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내가 들은 말은 모두 소용도 없고,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이야기가 돼버린다. 여자의 평판에 가장 중요한 것은 딱 네 가지다. 바로 인맥, 화술, 스타일, 매너다. 이 네 가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골고루, 모두 갖춘 여성은 바로 싸가지 있는 여성이 되는 것이다.
인맥은 사회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학연이나 지연이 우리 사회의 폐해가 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가 있기 때문에 그럴수록 더더욱 개인에게는 가장 소중한 자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인맥 관리는, 마음에도 들지 않는 인위적인 인맥을 굳이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인맥의 핵심이 되자는 것이다. 지인들에게 또 다른 지인을 소개해줄 정도의 허브 노릇을 하면 이것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어려울 때 나를 거리낌 없이 도와줄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화술 부분을 보면, 무조건 참거나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지 말고, 잔소리가 필요할 땐 밉지 않게 잔소리하고, 항의가 필요할 땐 효과적으로 항의를 하고, 부탁을 거절해야 할 땐 정중히 거절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준다. 단번에 남의 기분을 좋게도 나쁘게도 만들 수 있는 것이 화술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말하는 법은 좋은 인맥을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처세술일 것이다. 또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는데, 이 부분에선 꼭 외모를 어려보이고 예쁘게만 가꿀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또한 역시 사회생활을 지혜롭게 이어가기 위한 요소다. 매너 또한 마찬가지다. 품질보증서와 같은 매너는 서로에 대한, 타인에 대한 배려를 뜻하므로 한 사람의 인격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척도이다.
이렇게 ‘여자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네 가지만으로 설명될 수 있다. 중간 중간 굉장히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