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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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에 개봉한 영화 중에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가 생각이 난다.

남자 주인공이 승진에서 떨어지고 절치부심하던 중에 욕실에서 넘어진 사고 이후로 여성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회생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인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심리를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은 많이들 해봤을 것이다.

가족, 친지든 직장에서의 관계든 간에 상대방의 속마음을 정확히 몰라 오해가 생기거나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이들 발생하는 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심리에 대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서점에서 재테크 서적만큼 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보면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런던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자오핑 연구팀은 직관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지원자들에게 660개의 동일한 부호로 가득한 모니터에서 하나의 변형된 부호를 찾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지원자가 무의식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목표 관찰 시간이 1초 미만일 때 정확도는 95%였고, 1초 이상일 때 정확도는 70%였으며, 4초 이상일 때 보통 정상적인 수준의 의식적 판단을 하면서 정확도는 떨어졌다. 복잡한 상황에서 직관적인 판단이 더 정확한 이유는 대뇌가 무의식 상태에서 변형된 부호와 다른 부호의 다른 점을 식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순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생각하지만,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면 의식적인 사고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심사숙고하지 말고 직관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 앞에서 이성적 생각 없이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목표를 세울 때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직관은 정확할 때가 많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결과에 관계없이 무의식이 계속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 뭐 입을까? 점심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가볍고 부담 없는 선택으로부터 집 구매, 진로 선택 등과 같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등 참으로 다양하다.

전자의 경우는 마음이 가는 대로 직관적인 선택을 주로 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여러 경우를 고려하여 장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의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위의 실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히려 복잡한 상황에서는 직관에 따른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냄을 알 수가 있다.

'장고 뒤에 악수'라는 바둑의 명언이 사실인 것이다.

거듭된 고민이 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장시간의 고민은 그 상황 자체에 빠져들어 오히려 사고의 시야와 폭을 줄여 버리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사회생활에서 소외를 당하면 통증이 느껴지면서 몸이 차가워진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도 온몸이 서늘해지면서 갑작스레 추위가 느껴진다. 앞서 살펴봤듯이 심리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달라지듯 체온도 심리에 따라 달리 느껴질까?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과의 중천보 교수 연구팀은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냉대 받은 사람은 외부 온도를 실제보다 낮게 느낀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렇다면 신체 온도가 올라가면 심리적으로 춥다는 느낌도 사라지는 걸까? 온도가 사람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심리학자들의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따뜻한 물 한 잔이 친구의 고독감이나 소외감을 없애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신체 온도가 상승하면서 소외감으로 인한 괴로움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독한 사람은 주변에서 온기를 느낄 수 없으므로 신체 온도를 올려 차가운 마음을 보상받길 원한다. 그러니 고독하다면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따뜻한 수프를 먹고 마음속의 한기를 몰아내 보는 것이 좋다. 반면 따뜻함이 고독감을 줄여주는 것처럼 추위는 사람을 더 고독하게 만들 수 있다. 고독감과 추위의 관계는 유아기 때 형성된다. 아기가 엄마로부터 따듯한 시선과 손길을 받을 때는 따스함을 느끼지만 엄마가 냉정하게 대하면 추위를 느낀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육체와 정신(심리) 둘 사이의 관계를 보면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몸이 아프면 의지 또한 약해짐을 느끼게 되고 심리를 뒤흔든 사건을 접하게 되면 심한 몸살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심리적인 상처를 꼭 심리로만 치유할 필요는 없음을 알게 된다.

책의 실험에서 보듯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냉대를 받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외부 온도를 실제보다 낮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체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따뜻한 물을 마셔 신체 온도를 높이게 되면 마음속의 한기가 물러나고 고독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예년보다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따뜻한 차와 목욕으로 분위기를 한번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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