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긍정적인 의미의 그늘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 사람에게 시원함과 청량감을 주는 존재이고, 또 다른 그늘은 근심과 걱정, 불행으로 인해 표정이나 마음이 어두워진 상태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책 표지에 보이는 그림은 전자의 의미 같지만 머리말에 담긴 저자의 생각은 후자를 가리키고 있다.
그늘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우리네 삶도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우리는 가끔 행복이 엄청난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벤트나 여행과 같은 놀라운 경험, 사랑에 빠지는 순간 등등 흔히 우리가 행복이라고 이야기할 만한 것들을 삶이란 원 안에 넣는다면 이런 일들은 큰 원의 한 점이나 될까 말까 한 지극히 일부분 자그마한 조각일 것이다. 물론 인생의 멋진 순간들이 행복이 되기도 하지만 멋진 모든 순간들이 행복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인생을 오직 그것들로만 채울 수도 없다."
인생을 사는 목적은 무엇일까?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책의 이 구절을 읽고 있으니, 문득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도대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돈이나 명예와 같은 상투적인 요소들을 제외하면 행복은 고통과 괴로움이 없이 즐겁게 사는 것이 계속 유지되는 상태일 것이다. 고통과 괴로움이 있다면 불행하다는 느낄 것이고 이는 행복과는 반대 방향을 의미한다. 잠시 잠깐의 기분 좋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니 핵심은 계속 유지되는 상태이다. 100% 인생을 즐거움과 기분 좋음으로 채울 수는 없을 테니 고통과 괴로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만큼의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마음속에서 불행을 담는 그릇은 아주 작게 만들어 그것이 들어오더라도 금방 차고 넘쳐 사라지게 만들어 버리고, 행복을 담는 그릇은 아주 크게 만들어 그것이 들어오면 아무리 작더라도 계속 모이게 만들 수만 있다면 계속 마음속에 머물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