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튀는 사람이 되기를 꺼린다. 그냥 평범한 사람. 몸도, 마음도, 어디 모난 데 없이 '평균'인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렇게 '평균'에 가까워졌다고 착각할 때, 우리는 그 '평균'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재단하며 차별한다. 장애도 똑같다. 우리는 왜 신체 훼손이 장애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구절은 아래와 같다.
"모두가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모두 살면서 한 번쯤은 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필요성이야말로 인간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우리, '진짜 우리'는 도움을 주는 도구가 눈에 보이고 통합되도록 선택할 수 있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도움을 주면 언젠가는 되돌아 온다는 의미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가 언제 장애를 얻을지 모른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고 싶다. 장애는 선천적일 수도 있지만 후천적일 수도 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고, 우리는 길을 가다 언제라도 장애를 얻을 수 있다. 장애인을 차별하고 그들의 권리를 무시하다가는 언젠가 내가 장애를 얻게 되었을 때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장애가 운명이라도 되는 것인양, 나에게는 장애가 오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언제라도 나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그것을 위해서라도 장애인의 권리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장애인이 차별 받는 현실에 대해서만 그리고 있는 게 아니다. 현실적으로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제목 그대로 '다른 몸'들을 위한 디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면 장애인이 사용할 강연대, 의자, 조끼... 장애가 세상을 재설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상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언젠가, 길가의 노란 보도블럭이 미관상 이유로 일반 블럭으로 교체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의 유튜브도 보았다. 이런 것에 비장애인이 관심을 갖고 함께 싸워주지 않으면 그것은 바뀌지 않는다. 장애인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나비효과가 언제 나에게 돌아올지 모른다. 부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위한 탐구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