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서양철학사 (개정증보판) - 서양의 대표 철학자 40인과 시작하는 철학의 첫걸음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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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고
철학은 쓸모없을 수도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철학이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내 삶에서 철학이 필요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지나왔던 삶을 되돌아보는 것 같다. 반성과 함께 다시 계획을 수정하는 시점이 오는 것이다. 이 시점에 나는 내 존재를 탐구해보고 한 번뿐인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는 중이다. 그런 중에 철학이 생각의 도구라는 걸 다시 깨닫고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생각하기에 이상을 그릴 수 있다. 그 이상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철학적 사고가 적절하지 않을까. 다양한 견해로 문제를 해석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인격이 되는 길. 내가 살아가야 할 방향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서양철학사
총 40인의 서양 철학자들을 간결하고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저자가 고등학교 철학 선생님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철학수업을 하는 고등학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서양철학사‘라는 제목답게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서양 철학 변천사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철학자들의 주장만 다루기보다는 성장배경과 시대 상황 등을 함께 다루어 이해하는데 훨씬 편했다. 40인의 철학자를 다룬 것 치고는 얇지만, 400쪽이 넘는 책이다. 하지만 욕심나는 책이기도 했다. 수많은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읽었다는 건 그만큼 쉽게 와닿았고 가슴에 새기고픈 글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조율해 나가는
책을 읽으며 나에게 좋았던 철학자... 좋았던 주장... 있긴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꼈던 점은 어느 하나의 생각만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반대의 의견도 수용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주장에 취해 눈 감고 귀를 닫는다면 내가 주장하는 내용도 의미가 없어진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인간 사회이고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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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피 한 잔 - 원두의 과학 완벽한 한 잔 1
래니 킹스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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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마시던 커피에 대한 이모저모


#나와 커피
요즘은 고등학생들도 시험 기간이면 커피를 마시는 것 같다. 아침에 스벅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도 종종 본다. 내가 어렸을 때는 커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카페가 흔하지도 않았고 익숙하지도 않아서 접하는 거라곤 믹스 커피나 캔커피가 전부였다. (그러고 보니 그 흔하던 프리마는 어디로 갔을까...) 내가 커피랑 가까워진 건 (정확히 카페라는 공간과 가까워진 건)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부터였다. 밤샘 과제나 공모전 준비를 하며 카페인을 섭취하면 졸음이 좀 달아날까 싶어 몇 잔씩 연거푸 마시기도 했지만 플라시보 효과도 패싱했던 것 같다. 전혀 커피 자체와 상관없이 친해졌다. 이렇게 주변적인 것들에 의해 가까워진 관계가 또 있을까?


#계기
그런 커피와도 이제 십년지기가 넘었다. 그동안 커피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듣고 봤지만, 체계적인 정보들은 아니였다. 아마도 그래서 읽어봐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


#완벽한 커피에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나
<완벽한 커피 한 잔>은 커피의 역사, 원두의 유형, 성분, 로스팅, 분쇄, 추출 방식과 온도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이모저모를 다룬 책이다. 역사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화학 이야기는 알 수 없는 성분 용어들로 어려웠지만, 커피라는 기호식품을 좀 더 알고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던 것 같다.
대부분 정보는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한 번 읽고 나면 커피와 친숙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달 내내 아메리카노만 마시더라도 이 커피콩이 베리류 열매의 씨앗이었고 어느 정도 로스팅 하느냐에 따라 어떤 맛을 내는지 정도만 안다면 반복되는 일상에서 작은 일탈을 맛보여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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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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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장부터 8장까지 내용 요약이나 내 기준에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느낌과 함께 간단히 적어보았다.

▶1장 책의 취지를 밝히는 부분. 우리보다 앞서 산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얻는다는 취지에 공감했다. ▷2장 결혼 - 가치관이 비슷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과 상대방을 찾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잘 알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3장 직장 - 돈보다는 자신에게 내적 즐거움을 주는 직업을 선택하라는 것과 그런 직업을 찾기까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4장 자녀 - 체벌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고, 자녀와 불화가 생겼을 때는 그 당시에 바로 풀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평생 간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5장 나이에 대한 두려움 - 나이 드는 것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건강은 챙기되 죽음을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요양원이 아닌 노인거주시설이 있다는 데 우리나라에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들은 자기가 거주할 노인거주시설을 미리 찾아놓으라고 조언한다. ▷6장 후회 없는 삶 - 기회, 도전, 여행, 사과의 말이나 사랑한다는 말은 무조건 바로 해야 하지만 결혼에는 신중하고 언제나 정직해야 한다는 충고들이 좋았다. ▶7장 삶을 대하는 자세 - 우리의 시간은 짧기 때문에 걱정은 멀리하고 행복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에는 조금 찡했다. ▷8장 마지막 마무리에 나이의 장벽을 넘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에 나도 공감했다.



#인생의_현자들
저자는 청년, 중년을 지나 ‘노년을 사는 분‘들을 ‘현자‘라고 부른다. 이 책은 70대부터 90대, 심지어 100세를 넘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생에 대한 해답을 물어본 책이다. 나는 사실 최근 들어서 ‘노년의 지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다. 바로 앞세대인 ‘아버지 세대‘와는 대립각을 세울수도 있지만, ‘할아버지 세대‘를 통해서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취지에 공감하며 읽었다. 70 ~ 90년 이상 살아온 분들의 경험이 나에게 좋은 충고가 된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양권의 사람들 위주였다는 점과 특히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북아메리카나 유럽권 사람들만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고 싶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나 빈부격차, 강대국과 약소국 시민들 모두를 아우르기에는 조금 빈약했다.



#잘 사는 법
계발서답게 좋은 내용도 많았고 읽는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현자분들의 해답은 좋았지만 과정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내가 생각하는 ‘잘 사는 방법‘은 스스로의 ‘사고 능력‘을 키워서 그 사고력을 바탕으로 바른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한번 친구와 ‘철학’교육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시에 철학을 정규 교과 과정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었고, 친구는 답이 없는 교과 과정은 혼란만 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 후에 ‘내가 왜 그런 주장을 했을까‘하고 복기 해보니, 정해진 ‘답‘이 아니라 ‘답에 이르는 과정‘을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그런 생각을 만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잘 정리된 정답들을 보았다. 좀 더 바라자면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과정‘도 함께 다루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P187
인생의 현자들은 지금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미래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60세 정도 되면 그때부터 평균적으로 20년을 더 산다. 걱정해야 할 것은 그 20년 동안의 삶의 질이다. 인생의 현자들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죽음은 생각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더 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70대, 80대 혹은 그 이후를 위해서다.

P258
이제 이 장을 마무리하면서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삶의 답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후회 없는 삶‘이란 조금 과장된 말이라는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은 추구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목표이며 일상생활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 목표는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인생의 현자들은 또 다른 인생의 해답을 귀띔한다. 살면서 실수를 범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자신을 너무 탓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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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끝났다
전보라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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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끝났다‘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연애의 과정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담이는 ‘깨끗하게 잊히지 않는 지난 인연과 확실하게 다가오지 않은 현재의 인연 사이에서 한없이 가벼워졌다, 또 무거워지기를 반복‘한다. 그 속에서 담이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계속적으로 갱신해 나가고 있다.

#달콤한 열매
무겁게 시작해 갑자기 나타난 봄기운에 기분 좋았다가, 중반엔 작가가 싫어질 만큼 원망스럽고도 미웠다가 결국 눈 녹듯 내 마음을 녹인 이 소설. 맘을 들었다놨다 하며 사랑이란 키워드로 농락한 <연애가 끝났다>는 드라마 <청춘시대>가 생각날 만큼 상큼하고 귀여운 소설이다. 그 농락이 현실과 닮아서 조금 찡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고통 없이 이루어지는 건 없으니깐. 그리고 그중에서 사랑은 가장 달콤한 열매이니깐.

#잉크
정답인 삶이 없듯이 정답인 사랑도 없다. 필요한 건 물 속을 마음대로 퍼져가는 잉크를 가만히 들여다볼 줄 아는 자세.

#이별과 사랑
우리는 언제나 이별과 사랑의 과정 중에 놓여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못 잊는다면 그건 ‘이별하는 중‘인 것이고 누군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면 그건 ‘사랑에 빠지는 중‘인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랑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우리 몸의 어느 곳에서 느끼는 걸까? 틀어진 연인들은 상대방에게 사랑이 식었다며 책망한다. 그런 걸 보면 우린 사랑을 느끼는 감각기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긴가민가하다. 확실하지 않으면 시작과 끝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사랑은 과정 중에 놓여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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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상사 (은행나무X) - 2017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개봉열독 X시리즈
박유경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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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열독X 시리즈 그 두 번째. 은행나무의 블라인드 북은 ‘2017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여흥상사>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한 권으로 된 당선작을 받아든 건 처음이다. ‘여흥상사‘라는 제목과 옅은 하늘색의 표지에서 달콤함이 느껴졌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채식주의자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생각났다. 몸에 생긴 ‘점‘(또는 피부병)을 상징적으로 사용한 것도 그렇고 인간의 내면을 깊게 파고드는 전개도 비슷하다. 그래서 ‘채식주의자‘와 비슷한 부분에서 작품 해석의 어려움이 있었다. 상징적인 표현이란 걸 감안하고 읽는다면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다.

#과거의 과오 (책임의 무게)
과거의 잘못들이 현재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불편한 진실들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흔히 과거는 ‘묻는 것‘이라 말하지만 안 보인다고 해서 내 마음속에서도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을까.

#치기 어린 시절
다른 독자들은 <여흥상사>를 보며 무엇을 떠 올렸을까? 특별히 기억할 것이 없는 사람도 있겠고, 평생 안고 살던 문신 같은 ‘점‘을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치기 어렸던 지난날의 자신이 ‘부끄러운 교만‘과 ‘부도덕한 욕심‘으로 가득했다는 걸 알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시절을 거쳐 성숙하는 것일까. ‘인간은 태어날 때 전생의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전생의 기억을 지운 채 다시 채워나가는 삶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면, 치기 어린 시절을 통해 배운 교훈으로 더 많은 교만과 욕심을 부리지 못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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