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그루입니다 1
최라온 지음 / 발해커뮤니케이션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한그루


그 천재 피아니스트의 사랑, 우정


그리고 가족이야기

 

 

 

 

 

 

 

 

 

 

 

“엄마가 무척 피곤하신가 보다. 우리 조금만 더 주무시게 해주자.”
교수님은 엄마에게 포근한 담요를 덮어 주곤, 내 손을 잡고 호수가로 나왔다.
“운명이란 게 참 그래. 때론 지나치게 가혹하지.”
“··· ···”
“너도 살다 보면 원치 않았던 길에 들어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가 올 거야.”
교수님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떠올랐다.
“잘못 들어섰다는 걸 깨우치면,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해. 잘못된 길로 계속 가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야 할지. 어떤 길을 택하든 스스로를 원망할 필요 없어. 그루 엄마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구나.”
교수님이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저녁부터 읽기 시작한 책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도저히 책을 중간에 놓을 수가 없었다. 탄탄하게 잘 짜여진 영화 한 편을 본 듯 울다가, 웃다가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홀린듯이 빨려들어갔다.
다 읽고 난 뒤 책을 덮었을 땐 쉼없이 빠르게 연주되던 음악이 한순간에 딱 멎은듯한 그런 기분이다. 뭔가 빠르고 격렬하게 연주하다 찾아온 정적. 뭐랄까..... 모든 감정들이 휘몰아치듯 한순간 밀려들었다가 빠져나간듯한, 연주에 모든 것을 다 쏟아낸 듯 공허한 이 느낌이 내게는 너무나 생소했다.

처음부터 내 시선은 줄곧 주인공인 한그루를 향해 있었다. 일류대학 경영학과 교수로 타인의 시선을 극도로 의식하며 자신의 아이가 보통의 아이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무서운 시선으로 시종일관 아이에게 상처를 주던 아빠에게 거센 분노가 일었고, 그런 아이의 방패가 되어 보호는 하지만 아이 내면에 감추어진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며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 다른 아이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다른 자신의 아이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안타깝게 여겨졌다. 그래서 드디어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 아이의 겉모습이 아닌 진짜 속마음을 알아주는 한교수님과의 만남에서는 너무 몰입해서 읽은 나머지 마음이 동요하여 울컥해서 눈물을 쏟아냈다.

바람결에 실려 들어온 냄새에 이끌려 만나게 된 한그루와 이제나.
그루에게 이 새로운 냄새는 관심을 끌 만큼 지독히도 신비롭게 다가왔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호기심에서 관심으로 이어지고, 하나 둘 생겨난 감정들이 겹겹이 쌓여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

조금씩 자신의 삶을 마주하며 스스로의 세계를 벗어나 주변 사람들과 조금씩 소통이란 걸 해나가는 주인공 한그루를 보면서 실제 존재하지는 않는 인물이지만 앞으로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날지 읽고 있는 동안에도 앞으로가 기대되고 너무 기다려졌다. 도착한지 꽤 지난 책을 아끼고 아끼다 왜 이제서야 책을 펼쳐든건지, 후회가 든 것도 잠시, 한번에 읽어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좋은 책을 읽어서 너무 행복하다. 나조차도 그러했듯이 진심 누구라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한번만 읽고 책을  덮을 순 없을 것이다.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후회는 없다. 오히려 정말 고맙다고 하지 않을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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