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시집 - 이육사, 이스탄불에 물들다 도詩선집 6
이육사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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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광야 / p.48

 

 

 

시인이 저 멀리 어딘가의 도시에서 현대의 독자들을 초대하는 도시 선집 시리즈의 여섯 번째 주인공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이육사.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부에서는 이육사 시인이 세상을 떠난 후 조카 이동영이 미발표 유고를 포함하여 1956년 재간행한 <육사 시집>의 시 21편과 산문 1편을, 2부에서는 <육사 시집>에 실려 있지 않은 시 15편과 산문 14편 이렇게 현재까지 발표된 이육사의 시 36편과 수필 15편이 실려 있다.

 

 

여러 시들 가운에 유독 눈에 익은 시 한 편. 이는 학창시절 문학 시간에 자주 등장하여 모두에게 읽히고 또 읽혀졌던 이육사 시인의 <광야>. 구구절절 얼마나 달달 외웠던지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지금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읽혀지고 있으려나? 오랜만에 다시 만난 시는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판에 박힌 질문과 답변이 아닌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그 속에 담긴 시인의 마음이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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