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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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끝까지 말릴걸!’ 해풍이는 몇 번이나 후회를 했다. 그렇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었다. 바람이 터지고 파도가 날뛴 어제 오후부터 해풍이네 집은 반 초상집이었다. 해풍이는 자꾸 쓰러지려고 하는 어머니를 부축하며 말했다. 아버지는 살아 있다. 바람이 멎으면 아무일 없었다는 듯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보낸 세 사람은 바람이 걷히자마자 바닷가로 달려 나왔다. 해풍이는 자꾸 고개를 저었다. 불길한 생각을 털어 버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p.17)

 

‘아버지도 이 바다를 건넜겠지?’ 그랬으면 좋겠다고 해풍이는 생각했다. 지금 해풍이는 두고 온 어머니와 사라진 아버지의 중간에 있었다. 먼 바다로 밀려간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을 해풍이 역시 돌아오지 못할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해풍이는 아버지와 함께 꼭 돌아오겠다고 해순이에게 약속했다. 홀란드인들과 함께라면 일본까지 갈 수 있을것 같았다. 검은 바다를 보면 겁이 났지만 혼자가 아니라 안심이 되었다. (p.120)

 

 

이 책의 주인공, 소년 해풍이는 여수의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 태어나서 백리 밖을 나가 본 적 없는 해풍이에게 바다 너머의 세계는 그저 꿈일 뿐이다. 게다가 아버지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저 바다는 아버지를 삼킨 미지의 세계일 뿐. 아버지 자리가 비자 당장 먹고사는 일이 걱정이다. 몰락하던 가세는 급기야 누나 해순이가 마흔두 살 홀아비 김 씨에게 팔려 가듯이 시집가야 할 형편에 이른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해풍이는 이미 동네에서 오래전부터 터 잡고 살고 있던 하멜을 비롯한 홀란드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이 솜 장사를 떠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풍이는 큰맘 먹고 이들을 따라 배에 오르게 되는데, 이 배는 알고 보니 조선을 탈출해 일본 나가사키로 가는 배. 나가사키로 가던 중 하멜 일행과 떨어지게 된 해풍은 히라도의 남쪽 조선인들이 모여 사는 도예촌에서 지내게 되고 그곳에서 조선인들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결국 하멜과 해풍이가 다시 만나게 될 때까지 해풍이는 뜻밖의 모험을 계속해서 겪게 된다.

 

 

하멜과 함께 떠난 조선 소년 해풍, 바다의 전설이 되다. 21세기에 되살려낸 17세기의 바다 세상. 우리 시대의 가장 힘 있는 이야기꾼 김남중의 첫 해양 동화 <나는 바람이다>. 이번 작품은 17세기 일본으로 가려다 제주도에 난파하여 13년 동안 조선에 억류되어 살다 여수를 통해 일본 나가사키로 탈출한 홀란드인 하멜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실제로 조선에서 오랜 세월 살았던 하멜은 조국인 네덜란드로 돌아가서 <하멜 표류기>로 불리는 조선에 대한 자세한 안내서를 남기기도 했는데, 작가는 하멜이 조선을 벗어나 나가사키로 탈출할 때 함께 배에 올라 떠나게 된 조선의 아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에서 백리 밖으로 벗어나 보지도 못한 채 살던 아이가 일본에 건너가 변화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드넓은 대양으로 나갈 기회를 얻었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범선 코리아나를 타고 여수에서 나가사키까지 직접 건너가 취재를 하기도 했다. 지금도 존재하는 일본의 외국 관문이었던 나가사키에 있는 인공 섬 데지마에서 옛 시절의 흔적을 찾으며 제대로 된 바다의 이야기를 꿈꾸게 되었다고 한다. 17세기 대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풍이의 드넓은 모험과 도전! 재미있다. 역사를 소재로 하여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성인과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직접 취재하고 공부하고,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2013년 1, 2권을 시작으로 5부까지 총 11권(완결)이 출간되었으니 어서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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