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부모를 이해하는 14가지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고령에다 치매를 앓으면 주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한다거나 악의가 있다고 오해해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또, 감정 조절도 잘 되지 않는다. 치매에 걸리면 밥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배가 불러 그만 먹을 것 같은 제스처를 하면서도 식사를 끝내지 않기도 한다. 그걸 모르고 상을 치우면 식사 중인데 상을 치운다고 착각해서 왜 내 밥을 멋대로 치우냐고 화를 낸다. 밥상을 치웠다고 그렇게 화를 낼 일인가?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들은 인지기능 저하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서 사소한 일에도 공격성을 드러낸다. 평소에 점잖았던 사람도 폭력을 휘두를 때가 있는데 그 경우 가족이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p.22)

 

치매에 걸리면 왜 배회를 할까? 치매에 걸리면 돌아다니고 싶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꼭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치매 환자의 배회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 외출했는데 인지기능 저하로 기억력이 약해져서 길을 헤매거나 외출한 목적 자체를 잊어버려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배회라고 하면 중증 치매인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경증 치매 환자에게도 일어난다. 배회로 실종된 사람의 20% 정도는 가족이 치매인 줄 몰랐다고 할 정도의 경증 치매 환자다. (p.67)

 

시각은 치매와 가장 관련이 높다. 보이지 않으면 눈으로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방대한 정보들이 차단되면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이것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 시력 저하가 치매 때문인지 눈의 이상 때문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눈을 통해 정보는 들어오지만 그 정보를 사용해 어떻게 보이는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뇌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매 진단을 받으면 일단 안과에서 눈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p.116)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인 건망증은 ‘기억할 수는 있는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상태’다. 반면에 치매는 ‘기억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서 일반적인 건망증은 잘 잊어버린다는 자각이 있다. 여행 중에 무엇을 먹었는지 잊어버리는 것은 건망증, 여행을 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은 치매다. 이처럼 기억을 할 수 없거나 지금 있는 장소를 모르거나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 치매의 주요 증상이다. (p.153)

 

 

 

노년기에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인 치매. 현재 노인 인구의 증가로 노인성 치매 환자는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 그리하여 점차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태. 이에 저자는 10만 명 이상의 고령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치매의 원인과 고령자의 문제 행동에 초점을 맞춰 환자가 저지르는 난처한 행동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실제 위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대처법을 통해 치매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치매 설명서.

 

우선 알고 넘어가자. 알츠하이머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서서히 발병하여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 치매? 지능 ·의지 ·기억 등 정신적인 능력이 현저하게 감퇴한 것.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에 의해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 정신지체와 마찬가지로 지능의 장애인데, 정신지체는 주로 지능의 발육이 늦거나 정지된 것인데 대하여, 치매는 병 전에는 정상적이던 지능이 대뇌의 질환 때문에 저하된 것을 말한다. 치매, 알츠하이머 이 둘이 뜻하는 바는 비슷하다. 바로 기억력 감퇴 상실. 간단히 말하자면 몸은 성인인데 정신은 어린아이와 같다는 것이다. 기억 상실과 감정 기복을 넘어 자아 상실로 악화된 상태.

 

 

아무도 알 수 없다. 불시에 소리도 없이 찾아오니까. 나 같은 경우 이미 곁에서 지켜보고 경험도 해봤지만 여전히 낯설다. 서서히 기억을 잃어 천진난만하게 떼를 쓰는 나보다 더 어려진 할머니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당시 나는 어렸고 철이 없었다.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다. 이미 밥을 먹었음에도 끼니때가 되었는데 왜 밥을 안 주냐며 엄마에게 거칠게 욕을 해대는 할머니가, 한 번씩 집을 나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 할머니가 이상하고 또 무서웠다. 아빠도 엄마도 동생도 나도 가족 모두가 힘든 상황. 하지만 그중에서도 아빠가 제일 견디기 힘들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만약 내 부모가 치매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말한다.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인을 알면 예방하거나 개선할 수 있고 문제 행동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 예방하거나 개선될 가능성이 없더라도 원인을 알면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악의가 있어서 하는 행동이 아니란 것이 확실하고, 어떠한 원인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러한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14가지 방법은 하나같이 다 유용하다.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많이 실려 있어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을 때 큰 도움이 된다. 치매에 대한 근거 없는 치료법이나 공포심을 부추기는 정보로부터 든든하게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치매를 두려워만 해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사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원인을 알면 해결책이 보이고 초조함도 확실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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