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쓰시마 1
오푸노쿄다이 지음, 고현진 옮김 / 애니북스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내가 매일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할배는 장난감을 가지고 오곤 했다.

나랑 놀고 싶은가보다. 피곤했지만 일단 상대는 해주었다.

인간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종족이다.

 

챠는 날마다 외출을 한다.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는 모른다.

챠는 겁쟁이인데다 싸움도 못해서 밖에서 맞고 다니는 건 아닌지,

할배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끔씩 예전처럼 바깥세상을 둘러보고 싶을 때가 있다.

역시 관두자. 나는 갈대 같은 남자.

 

 

 

나 같은 고양이 세상에 또 없을걸! 이등신 몸매, 시그니처 복대를 찬 치명적인 매력덩어리 <내 이름은 쓰시마>.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네 마리 고양이를 거두어 키우는 할배, 할배와 함께 살고 있는 터줏대감 공주님, 종종 이들 집으로 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쫄보 챠, 터프가이 오사무 그리고 길거리에서 먹이를 찾아 쓰레기더미를 뒤적이다 맛있는 걸 먹여준다는 소리에 할배에게 끌려온 길냥이 쓰시마다. 이렇게 길냥이로 살던 쓰시마는 할배와 운명처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쓰시마의 생김새를 묘사하자면 몹시 뚱한 얼굴, 잘린 듯 뭉툭한 꼬리, 토실토실한 이등신 몸매에 할배가 만들어준 꿀벌 무늬의 시그니처 복대를 차고 있다. 사람을 경계하며 나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겠다고 다짐해보지만 브러싱 몇 번에 벌러덩하고 드러눕고, 할배가 장난감을 흔들면 몹시 흥분하여 바닥을 벅벅 긁어대는, 누가 봐도 영락없는 개냥이다. 터줏대감 공주님과 쫄보 챠, 터프가이 오사무, 매력덩어리 쓰시마까지 한 사람과 네 고양이가 함께 만들어가는 다이나믹한 하루하루!

 

 

이 녀석 뭐지?! 방심은 금물! 자꾸만 눈길이 간다. 폭주하는 식탐에 애교라고는 1도 없고 또 귀여움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는데 계속해서 지켜보니 그 존재 자체가 매력덩어리다. 할배와 네 마리의 고양이가 만들어가는 하루는 코미디가 따로 없다. 엄청난 케미에 엄지척! 홀로 킥킥킥거리는 건 기본이요, 눈물이 찡할만큼 감동도 적지않게 자리한다. 특히 네 고양이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할배의 손길에서 넓고 깊은 사랑이 가득히 묻어난다. 기침 한 번에 감기라도 걸렸나 싶어 재미있는 곳이라 속이고 동물병원에 데려가질 않나, 할배가 어쩔 수 없이 며칠 동안이나 집을 비워야 할 경우에는 이들을 돌봐줄 펫 시터를 불러 자신이 없는 동안 고양이들이 굶지 않게끔 각별히 신경을 쓴다. 반려동물이라기보다는 가족에 더 가까운 이들의 관계. 그래서일까? 지켜보고 있자니 그 끈끈한 사랑에, 따뜻함에 마음이 흐뭇하여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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