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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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책의 앞 부분은 기자로써 자잘하게 겪었던 자신의 생활, 그리고 바로 이어서 아조레스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 느낌이 일반적인 여행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조레스 제도의 섬들이 태생적으로 가진 환경, 포르투갈의 어느 섬 지역이고,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안고 있으며, 화산활동이라는 특성까지 다양한 일들과 동시에 소소하게 미국과 이어진 그 어떤 지점에 대한 것으로 평범하다. 하지만 저자가 그 섬에 가기를 결심하기까지 생각들과 기자로써 가진 정체성은 짧지만 직장에 매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떠올리는 감정이라 책 중간중간 나오는 그에 대한 반추는 쉽게 이해가 갔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처음엔 이 책을 여행기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살던 곳에서 저자가 옮겨진 것일 뿐 이는 그냥 에세이에 가깝다. 그리고 단순히 며칠동안 머무른 것이 다가 아니라 몇차례 재방문하고 미국에서의 생활도 짧게 나온다. 이는 단편적인 여행지의 느낌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다시 보고 되새기며 보았다는 것을 의미하니 아조레스 제도를 '돌아본 것'에 끝난게 아니라는 걸 반증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에세이라고 크게 느껴지는 건 그 섬의 배경이나 환경보다는 그곳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기자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일까? 섬에 대해 인상적인 것들을 묘사하는 방식도 환상적이거나 아름답게 그리지 않고 담담하고 관조적으로 그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피쿠 섬 꼭대기에는 높이 십자가가 달려 있는 흰 기념비가 있고 푸른색 보호망이 이런저런 기념물을 둘러싸고 있긴 했지만, 딱히 명소라고 할 만한 곳은 없었다. 피쿠 섬 꼭대기에는 깎아지른 듯한 해식 절벽이 있었다. 그 아래로 보이는 물이 어찌나 맑은지 어떤 날에는 해수면에서부터 수 미터 아래 있는 형형색색의 바위가 훤히 보일 정도였다. 어떤 날에는 밝은 바다에 청록색 거품이 일기도 했다.  

p. 137


그리고 다양한 동식물에 대한 것들도 직접 본 것을 최대한 지식을 끌어다 설명하기보다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의 입을 빌려 표현하는 게 많다. 기자로써 무언가를 밝히고 최대한 자세하게 전달했던 직업적인 특성에서 벗어나 그 곳에 살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전달하려 한게 아닐까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부분이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은 과장된 섬의 풍광이 그려졌으면 할 때도 있긴 했다. 하지만 조금은 섬에서 체감한 외부와의 문제 - EU, 투우와 소, 포르투갈과의 역사에 대한 것 - 들에 대해서는 역시 짧지만 조곤조곤하게 현실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이런게 기자의 시선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적으로 미군의 주둔과 그 이후 섬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느끼는 배신감 같은 걸 담담하게 이야기 한 것 역시 기자가 말할 수 있는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이야기였구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섬을 비즈니스로만 볼 순 없는 만큼 자세히 읽지 않으면 놓칠 정도 찰나의 시선도 담겨있다.

상조르제 섬과 그라시오사 섬이 마치 욕주에서 깐닥거리는 장난감처럼 가까워 보였다 이런 식으로 섬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면, 아조레스 제도의 아홉 개 섬이 지도에 모두 표기되기까지 수백년이 걸렸다느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바다는 윤기 흐르는 새파란 빛이었고, 가장자리에는 보랏빛이 감돌았다. 어느새 납빛 하늘은 물러가고 하얗고 푹신한 구름이 파란색 예쁜 하늘에 통통 박혀 있었다.

P. 232 


이런 개인적인 감상과 더불어 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눈부신 풍광 뿐 아니라 가장 오래된 구둣방과 80~90대 노인들이 컴퓨터라는 걸 배우는 풍경, 주방장과의 대화, 그리고 는 역시 그 섬에서만 겪을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인 듯 하다.

아조레스 대이동의 긴 역사를 보면, 아조레스에 남거나 아조레스를 떠나는 가장 흔한 까닭은 사랑이었다(물론 어딜 가나 마찬가지일 테지만). 심지어 제대마다 나라를 바꿔가며 산 가족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방장에게 들은 적도 있다. 그 집안의 증조할머니가 아조레스계 미국인과 결혼해 캘리포니아로 이주했다. 부부는 여름을 맞아 딸을 데리고 아조레스를 방문했고, 그 딸리 아조레스인과 사랑에 빠져 섬에 남았다. (중략) 그리고 이들 부부의 딸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아조레스인과 만나 결혼해 이제는 테르세이라 섬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P. 272

위와 같이 어떻게든 이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떠났지만 언젠가 돌아오겠다는 다짐처럼 섬에 오래도록 남아 마음이 이어지고, 그럼으로써 섬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섬에 대해 더 환상적으로 생각하게 했다.

 


인상깊은 부분은?

섬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도 정감가고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도 좋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섬을 한번만 간 건 아닌지라 중간중간 살던 곳(LA)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현실적이랄까 자조적이랄까 친구에게 얘기하는 것 같은 이야기가 양념같은 역할을 한다. 뒷부분에 월세 걱정에서는 역시 기자이며 작가라고는 해도 현실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가 살던 곳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기도 하지만 겹쳐지기도 하는 기후나 환경까지도, 어쩌면 아조레스 제도란 곳을 가게 된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어릴 때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살다 보면, 위대한 아름다움을 배격으로 하는 삶에는 그만한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게 된다. 햇빛이 잘 드는 산맥, 풍요로운 계곡, 반짝거리는 해안 도시들은 화재, 홍수,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중략) 화산섬인 아조레스 제도 역시 캘리포니아와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자연재해를 겪어왔다. 아조레스 제도와 미국의 유대는 용암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 39 


그리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자의 짧지만 설레는 사랑에 대한 부분도 좋았다. 나이 어린 연인들의 풋풋함은 아니더라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마음에 대한 건 읽으면서 잘 이어지기를 바라기도 했다. 읽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 건, 이야기의 중심이 '아조레스 섬'인데 뜬금없는 미국인과의 애정사가 튀어 나온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섬에 대한 이야기속에 더 잘 녹아있는 섬 사람들에 대한 스토리처럼 이런 사랑 이야기도 충분히 들어갈 틈이 있다는 걸 보여준 듯 하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이야기로만 시작과 끝을 맺었다면 이게 섬에 관한 에세이인지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대한 고백사 인지를 따지고 들려고 했을 수 있겠다. 

그가 타야 할 비행기의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오자 그가 내 손에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자, 이거 받아."

그는 내게 작별의 입맞춤을 건네며 말했다. 

"잘 지내, 마컴"

(중략)

"우리 앞길은 창창해." 그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어쩌면 다시 돌아와야 할지도 모르겠어. 캘리포니아에서든 아조레스에서든 곧 다시 만나자. 베이주Beijo" 그는 쓴 사람 이름에 잭이라고 썼다가 그 위에 선을 두 줄로 긋고 다시 무디라고 써놓았다.

(중략)

"이것 좀 봐" 내가 말했다. "'베이주'래. 무디가 외국어를 쓰다니. 그리고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대."

P. 368

여기서 베이주Beijo라는 단어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그 둘 사이가 궁금하다면 꼭 책을 읽어보시길.


아조레스 섬에 대한 이야기는 소소하고 투박했지만 읽고 나면 잔잔한 감흥이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포르투갈을 여행하기도 했는데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다른 소박한 느낌이 들긴 했다. 아마도 저자가 가장 전하고자 한 건 그런 걸 몸소 보여준 그곳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더, 사우다지 saudade라는 포르투갈어가 있는데 이 단어의 의미를 다란 나라말로 옮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향수병, 그리움, 삶, 또는 죽음을 그리는 의미라고 하는데 저자 역시 섬을 떠나 자신이 사는 곳에서 그것을 다시 떠올리기도 하는데 내가 겪지는 못했지만 만약 나 역시 이 섬을 방문한다면 그런 느낌을 갖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다시 떠오른다.


 

덧붙인다면?

1. 에세이, 특히 어느 지역에서 겪는 일이어서 각 chapter가 길지 않고 타이틀도 내용과 잘 맞게 붙어서 짧게짧게 읽기 좋은 것 같다. 혹시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면 각 chapter구분해 나눠서 읽는 것도 방법이겠다.


2. 아조레스 제도의 섬이 그냥 '포르투칼 땅'이라고만 생각하기엔 의외로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다. 역사책만큼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설명해조는 이야기만으로 아조레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하므로 조금은 그런 부분도 떠올렸으면 좋겠다.


3. 도식화된 에세이에 피로감이 들고, 도시에서 벗어난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면 추천, 지역적인 풍광에만 관심이 있고 쿡방같이 음식 찾아 떠나는 여행기를 바란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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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천천히, 북유럽 - 손으로 그린 하얀 밤의 도시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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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여행과 관련된 책들을 최근 2년 사이 꽤 읽어왔던 것 같다. 시작은 ‘내가 그 나라에 가기 전’ 뭔가 알고 가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고 그래서 꽤나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며 그런 책들을 읽었었다. 하지만 이번 책은 좀 책을 처음 열 때부터 기분이 달랐는데 ‘아마도 내가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선택을 했기 떄문일 것이다. 사실 북유럽은 내가 ‘신비로움’이라는 이미지가 짙게 깔려 있어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는 하지만 약 세가지 이유로 안 갈 것 같기 떄문이다. 

첫째 너무 멀고, 둘째 내가 견뎌내기엔 너무 추우며, 셋째 의외로 우리 나라 사람들의 방문에 따른 북유럽에 대한 정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쓰여진 책은 나도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불러오기에 더 빨리,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각 chapter는 크게 각 나라별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 속에서 어떤 정형을 따라 구분하지는 않았다. 굳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나 대표적인 곳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른 것 같았다. 어쩌면 전문 작가가 아니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내가 보듯이 작은 경치를 훑어가는 이동은 참 좋았던 것 같다. 어떤 큰 이유가 아니라 북유럽의 어떤 나라를 처음 여행지로 택하게 된 이유나 기차를 이용할 때의 난감함과 새로움, 난생 처음보는 지역의 명물 헤스버거를 찾아 가는 길 까지 그냥 되는대로 쓴, 초심자의 시선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북유럽에 여러 나라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핀란드에 대한 호기심이가장 먼저 생긴 이유는 순전히 <카모메 식당>이라는 한 편의 영화 때문이었다. 주된 내용은…(중략)…영화 속 풍경을 상상하면 지금도 세 여자의 손으로 두런두런 빚어내는 오니기리의 온기와 알싸한 시나몬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P. 39


책이 전체적으로 너무 아마추어가 쓴 느낌일 것 같다면 그렇지만은 않다. 여행지로 가는 방법에 대한 것도 먼 미래엔 바뀌어서 의미 없을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다양한 부분을 상세하게 설명해서 guidance로서도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혹시라도 북유럽을 여행하게 된다면 다시 한번 찾아볼만한 부분들이 많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다시피 그런 추운 지역의 교통면이란 횟수도 적지만 적시에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는게 중점일텐데 그런 면에서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만큼 상세하다.

무엇이든 서두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이날만큼은 이른 시간부터 유난을 떨어야 했다. 오따에서 트롤퉁가까지의 트레킹은 넉넉잡아 10시간이 소요된다. 오따 시내에서 트레킹 출발점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후, 출발지에서 트롤퉁가까지 돌산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그 길이 왕복 22킬로미터에 이른다. 때문에 노르웨이 관광청에서는 오전 10시 출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이킹을 하는 동안 느긋하게 풍경을 둘러보며 여유가 있다면 그림도 그려 올 생각이기 때문에 발걸음에 초조함이 묻어났다.

P. 264

위는 노르웨이에서의 여행길에 대한 것인데 기차나 배(페리)를 타는 것에 대해서도 잘 표현되어 있어 저자의 움직임이 잘 느껴지는 듯 했다.


이외에도 관광지의 밝은 모습 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적막함이나 건물들이 주는 투박함, 생각으로만 그려보던 무민월드의 조금은 소박한 모습들에 대해선 너무 솔직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었다. 모든 여행이 좋을 수만은 없지만 TV에서 다뤄지듯이 모든 것이 눈부시고 모든 사람이 친절한, 눈 앞의 모든 풍광이 기적처럼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은 것은 그 나라들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듯 할 정도였는데 다음에 얘기 할 이 책의 특징인 손그림(드로잉)과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다. 


인상깊은 부분은?

이 책이 보여주는 풍경은 글에서 표현되는 많은 묘사 뿐 아니라 손그림(드로잉)에 있다고 하겠다. 사진보다 상세하진 않지만 직접 그린 그림에서 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앞에서 이야기한 기적처럼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 가능한 현실적인 그림이 나오고 그래서 그것을 표현하는 단계에서 진심이 보여진게 아닐까 한다. 지금도 기억나는 몇가지 이미지가 있는데 인어공주 조각상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어공주 조각상은 1913년에 현재의 자리에 세워졌다. 조각가 에드바르드 에릭센 Edvard Eriksen이 당대의 스타 프리마돈나였던 엘렌 프라이스Ellen Price를 모델로 하여 청동으로 제작하였는데, 엘렌은 자신의 벗은 신체가 노출되는 것을 꺼여 얼굴을 제외한 동상의 몸체는 조각가 에릭슨의 아내인 엘리네 에릭슨Eline Eriksen을 모티브로 제작하였다.

이 동상은 잔인하게도 온갖 수난을 겪어야 했다. 몸체에 비키니가 그려지거나 때로는 페인드 세례를 맞기도 했고, 팔이 절단되거나 머리가 잘린 채 도난당한 적도 수차례였다. 심지어 2003년에는 폭파 당해 동상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굴하지 않고 인어공주를 매번 부활시켰다.

P. 306

이런 이야기와 함께 그려진 그림은 사실이 아니라 동화의 한 장면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노르웨이의 트롤퉁가이다. 때마침 며칠 전 TV에서 이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곳까지 트레킹으로 4시간, 이 트롤퉁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게 2시간,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 총 6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냥 사진으로 보는 느낌보다는 상상속의 이미지처럼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 같다는 느낌이다. 역시 여행은 보는 것만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저자가 여기까지 이르는 길에 대한 단상과 그림들을 보며 나의 그 어느 시점의 삶에 한번쯤은 저곳에 닿아있기를 그려보기도 할만큼 좋았다.


다만 책 전체적으로는 저자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만큼 한 나라에 대해 깊이있는 내용을 다루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한정적인 계절이 담긴 점은 여행경험을 온전히 느끼기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 있는 수많은 그림들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손그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림을 찬찬히 보면 절대 아마추어가 그냥 그릴만한 그림은 아니어서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덧붙인다면?

1. 어렸을 때 배우는 ‘기행문’에 잘 맞는 책이다. 거기에 조금은 감성적은 부분들이 있는데 발트해를 지나는 부분에 ‘거대한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를 빠져나갔다.’로 시작하는 페이지는 시처럼(시인가?) 짧고 간결하게 썼는데 감성적이어서 좋았다.


2. 덴마크에 대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짧다. 이전에 ‘교육’이나 ‘직업’ 관련된 다큐에서 다뤄진 나라여서 관심이 갔는데 조금 아쉽다. 


3. 북유럽의 나라들에 관심이 있거나 짧은 시간 누군가가 들려주는 여행기를 읽고 싶다면 추천, 소설이나 TV에서 보던 드라마틱한 도시의 모습이나 가이드북같은 detail함을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상상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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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이트 - 미래를 꿰뚫어보는 힘
비나 벤카타라만 지음, 이경식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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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용은?

우리가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반추하듯이, 이미 지난 것 중에서 알고 있지만, 또는 예측하고 있었지만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을 사례로 들고, 그런 것들에 대해 그동안 저자가 전문가들과 이야기한 내용들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 안에 정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정보를 다시 떠올리고 판단을 도움으로써 좀 더 나은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포인트는?

전체적으로 <1부 개인과 가족>, <2부 기업과 조직>, <3부 자치단체와 사회>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파트별로 3장씩 다시 나누어 설명하는데 정확한 구분을 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1부 개인과 가족>에서는 생활속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례들과 경험들을 예로 설명하는데, 야구나 복권, 운전, 재해, 적응력, 가상현실이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 등이다. 재해에 대해서 얘기할 땐 폼페이 화산 폭발’에 대해 언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내가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 할 때 들었던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 반갑기도 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친 것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긴 했는데 이렇듯이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고 보아 온 사실에 기반해서 미래 예측과 어떤 연결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다. ‘계기판만 바라보는 운전’부분에서는 눈앞의 실적만을 바라보는 인도 사례를 들고 그에 대한 언급도 했는데, 인도의 열악한 신용 문제에 대해 놀랍기도 했지만, 단지 인도만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벌어지는 일인 듯 쉽게 이해가 가기도 했다.

2008년 4월과 2010년 3월 사이에 SKS는 400만 건의 대출을 추가했는데, 이는 직원 한명당 488건의 대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대출 담당 직원 한명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과연 그 사람이 각각이 대출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또는 나중에 돈을 갚을 수 있기나 한지 따져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그런 사항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마구잡이로 대출자를 끌어 모아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 위기가 터지기 불과 몇 달전인 2010년 7월에 SKS는 기업공개를 하고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P. 101


그리고 후반부는 이보다 더 확장하여 자치단체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는 조금 더 광범위한 자연재해, 정치가, 소송, 테러, 원전(핵폐기물), 문화유산 등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재가 무거울 수는 있지만 나름의 간단한 어조로 설명해 글을 읽으며 지치거나 고민에 빠지게는 하지 않으니 그런 건 장점인 듯 하다. 하지만 랍스터잡이로 시작된 조직체계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한 건 우리나라와 중국이 최근 많이 겪는 문제와도 겹쳐보이고 뉴스에서 짧게 언급되는 것이지만 나중에 어떤 큰 문제로 다가올지에 대해 과연 고민은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아직 답이 없다는 건 큰 나로써도 아쉬움이다.

우리나라도 요즘 주택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골치가 아플텐데, 몇 년 전 있었던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에 대해 얘기한 게 있어 다시 읽어보았는데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보다 더 간결하게 작성되어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주택담보증권에 AAA등급을 매김으로써 2008년 금융위기와 대침체가 촉발되는 씨앗을 제공했던 세 곳의 주요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는 부도의 위험을 예측할 때 겨우 20년 전까지만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 주택 자료를 활용했다.

(중략)

2007년 주택 시장에서 대출 불능 사태가 마치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했고, 그 떄문에 리스크가 높았던 증권들이 폭락했으며, 경제가 휘청거렸다. 무디스와 S&P는 그 증권의 리스크를 그 정권이 실제로 갖고 있던 리스크의 200분의 1로 밖에 평가하지 않았다.

(중략)

물론 그 기관들 역시 투자은행들이 갖고 있는 고위험의 주택담보부증권 및 부채담보부증권(회사채나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등을 한데 묶어 유동화시킨 신용파생상품-옮긴이)을 포함한 금융 상품들의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평가함으로써 그 상품들의 매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 챙기려는 비뚤어진 재정적인 동기를 갖고 있었다.

P. 347~348 

이것이 만든 미국 경제의 영향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텐데 우리의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다시 살펴보아야 할 이유임에는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은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2부 기업과 조직>이 가장 흥미가 가긴 했다. 내가 몸담은 회사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내 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요 내용은 의사결정, 환경설계, 장기적 관점, 수치 목표의 위험, 인공지능 등에 대한 것인데, 단적으로 회사의 건강상태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슈퍼박테리아나 항생제에 대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환기시킨 것이 이어서 오는 뒷 부분을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달성을 목표로 하고 그것을 위해 직원들이 그로 인해 항상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의 실적이 쌓여 장기적인 이익으로 귀결되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실적과 숫자뿐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와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분기별 목표 달성에 목을 매는 것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유익한 어떤 것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여러 자원을 고갈시킨다. 일상적으로 기업은 자사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의 주식을 사들이며, 수익금을 새로운 성장 연료로 재투자하기 보다는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준다. 

(중략)

기업 사기의 재앙적인 가건이 언론의 머리기사로 종종 등장한다. 엔론, 폭스바겐, 월드컴 등이 그런 사건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분기 목표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경영진의 일상적인 관행에 의해 비록 덜 선풍적이긴 하지만 한층 심각한 방식들로 피해를 입는다.

P. 221

하지만 과거 연구되던 기업들과 지금 기업들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설명들도 함께 하다보니 좀 더 자세한 예측(foresight)와 기대(expectation)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기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용 흐름 상 실패한 기업의 사례 1~2개를 좀 더 자세히 나열하고, 그것에 기반한 문제 해결 방안을 더 추가했다면 깊이를 더 할 수 있었을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가능한 많은 분야와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생각했을 때 한 분야에 너무 많은 내용을 기대하긴 어렵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입밖에 설명하기에는정리가 되지 않는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그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둔다면 한번쯤 읽어둘만한 책이다.



덧붙인다면?
1. 읽어 나가면서 insight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해 forecast가 아닌 foresight에 이르는 것이 무엇인지 그 차이에 대해 공감하기를 저자가 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요즘 시중에 나오는 미래 예측 책들 중 좀 더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룬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추천, 이미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다는 분들에겐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다산북스(다산책방)'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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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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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가족들에게 '빅 엔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주인공 미겔. 그는 인생의 마지막이 될 자신의 생일을 성대하게 준비하는 동안 100세가 된 어머니의 소식을 듣는다. 그래서 갑자기 든 생각이 자신의 생일파틴를 어머니의 장례식과 함께하는 것. 그러면서 불러모은, 그동안 멀리 떨어져 있거나 소식이 닿지 않았던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끌벅적한 생일파티를 맞이한다.



주요 포인트는?

줄거리만 보면 패밀리 홈 코미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읽다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정확히는 ‘빅 엔젤’이라 불린 주인공과 그 가족의 ‘미국 정착기와 지금 그들이 맞이하는 우왕좌왕 생존기’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단지 한 집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보다는 확장되다보니 역시나 등장인물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다. 우리 정서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만한 몇가지가 있는데 우선 이복형제의 관계라든가, 친척 간의 과한 애정 같은 게 그런 것들이다. 이해가 안간다는 거지 그게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아무튼 이런 건 그저 소설이니까-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어쨌든 많은 이야기가 ‘그들이 겪었던 미국 정착기’와 연결되어 있다. “그 때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또 다른 힘든 일이 있어”라는 건데 어느 세대나 그들만이 가진 고민과 여러움이 있다는게 전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살아남았고 이정도면 잘 살아내고 있다라는 마음 정도랄까. 저자도 여러차례 다른 지면을 통해 밝힌 바 이것은 자신의 과거와 가족 이야기에 기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자의 삶에 대한 담담한 시선이 함께 한다.


빅 엔젤은 직업 자체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직업이 있다는 게 더 중요한 일이었으니까. 그는 일터에 알록달록한 탈라베라 머그잔을 가져왔다. 단에는 두 단어가 쓰여 있었다. ‘엘 헤페 EL JEFE(윗사람)’. 직원들은 모두 그 뜻을 알아차렸다. 이 멕시코 아저씨가 자기를 상사라고 생가하고 있군. 물론 그들은 ‘헤페’가 아버지를 뜻하는 은어라는 건 알아차맂 못했다.

P. 16


위 이야기는 작가의 실제(정확히는 작가의 형) 경험담이라고 하니 그들이 겪었던 일들과 그에 대한 기억이 때로는 안타깝게, 떄로는 웃기게 전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갖고자 했던 여유를 다시 새기려는 듯 소설 시작은 엄마의 장례식에 늦은 죽음을 코앞에 둔 아들의 늦잠으로 시작한다. 상황이 말도 안되겠지만 주인공이 바라보는 삶과 죽음은 그저 이 세상에 있는 것과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그의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서서히 다른 사람들에게로 관심이 가게 한다. 


얼마전까지 TV드라마로 우리에게 지난 시절 기억으로 되살려 재미와 감동을 주던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장대한 서사를 다루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에서처럼 중요한 역사 한페이지에 등장할만한 사람도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여기엔 미국인(정확히는 시민권자)으로써 엄청나게 성공한 누가 있지도 않고, 유명인이 된 친척도 없으며, ‘빅 엔젤’조차 거물 정치인이나 지역 유지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과거의 회상과 현재를 오고 가며 할아버지가 무릎에 손자를 앉혀놓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담담하게 아버지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빠는 술꾼들이 바텐더에게 그의 몫으로 지불한 술값을 나눠 가졌다. 

그게 아빠가 밤에 하는 부업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다. 낮동안에는 하루 종일 볼링장을 청소한다는 사실도 몰랐다. 아빠는 소변기안에 세제 블록을 채우고, 여자 화장실에 있는 아얀색 쓰레기통을 비웠다. 그리고 밤에 되면 말쑥한 크림색 벨벳 재킷을 입고 술에 취한 믹국인들을 위해 나음의 연예인 생활을 하는 것 이었다.

(중략)

그것이 리틀 엔젤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P. 61


거주를 옮겨 살아간다고 해도 완벽한 그 나라 사람이 될 수 없듯이, 영원히 고향을 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인처럼 사는 멕시코인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들이 겪었던 기억이 더 차별적이었을 수도 있고, 어떨 때는 더 다행스러웠던 부분도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들이 주고 받는 추억속엔 거의 또 다른 이면이 있기도 하다. 


뭔가 좋은 걸 사야 한다면, 그들은 당연히 라 글로리오사를 위한 물건들을 샀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다들 생각했다. 그녀는 최고의 상품이었다. 그래서 남은 음식은 자기들만 먹고 그녀에겐 주지 않는 일이 쉬웠다. 글로리오사는 날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하니까. 그게 가족의 생존전략이라고, 그들은 글로리오사에게 말했다. 그러니 날씬해지라고.

P. 352

요즘 표현으로는 웃프다고 할까. 자세히 쓰긴 긴내용이지만 앞서 글로리오사에 대해선 동네 최고 미인으로써 대할 수 있는 극찬이 가득하지만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행성에 따른 것이었다는 내용은 결국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인상깊은 부분은?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있다 보니 소설의 앞 부부는 대사보다는 상황 묘사와 인물 소개가 많다. 그러다보니 문장도 길고 속도가 잘 나지는 않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묘사도 짧고, 인물 간 대화도 많아진다. 앞 부분에서 지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서사보다는 말싸움이나 극적인 부분을 말로 주고 받다 하다보니 ‘어? 이게 누가 한 말이지?”라고 의문스러울 때가 있긴 하다. 


또, ‘빅 엔젤’은 우리나라의 70~80년대 아버지들처럼 강한 사람, 아니 강해 보이고 싶은 사람이었다. 이 지점에서는 그런 아버지를 겪은 우리들도 공감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아버지의 그런 느낌에 공감한다는 거지, 사건과 그에 대한 모든 대응방법에 공감한다는 건 아니다.

아버지의 유령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그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수십년 전에 아버지가 뱉은 말들. 그는 앞으로 가족의 기억에서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전설이 될 것이다. 그는 일어섰다. 그는 리틀엔젤에게 손을 뻗었다.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를 가만히 앉혀두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너 지금 뭐하자는거냐?”

그는 총잡이에게 물었다.

총구를 당겨야 한다는 사실을 알건만, 총잡이는 총을 쏘는 대신 그를 흘깃 바라보고 말했다.

“앉아 노인네.”

P. 479 ~ 480

바로 이어지는 대사가 멋지지만 욕설이라서 옮기지 않는다. 상황을 전체 알기는 어렵지만 가족을 위한 빅 엔젤의 멋진 모습이니 책을 읽으면 조금은 시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의 미국의 이민자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이 곳곳에 있다. ‘그 시절엔…’이라고 얘기하는 건 거의 지금과 다른 걸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가 생각했던 바를 이렇게 직접 표현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과거 이야기에 한참 왔다갔다 하다보면 배경이 헷갈릴 때가 있는데, 생각보다 최근에 쓰여진 소설이다. 중간이 ‘아이 엠 그루트’라는 영화 대사가 잠시 나오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시간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것에 너무 신경쓰다 보니 소설 자체를 과거에 썼다라는 생각도 드니 이 점은 참고해야겠다. 그리고 생각보다 선정적이다. 대놓고 성인소설이라 하기엔 수위가 약하고, 일반 소설보다는 간간히 여성의 신체에 대한 묘사나, 남녀간의 성적 접촉, 그리고 중년이 지난 사람들의 성적인 농담같은 게 자주 나온다. 기분 나쁠 정도는 아니지만 “갑자기?!”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으니 그 사람들의 분위기구나-라고 생각하고 유연하게 넘어가시길.


가족 소설인만큼 어느 정도 화해와 공감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군데군데 잘 표현이 되어 있다.

“얘야.”

“아빠, 왜요?”

“날 용서해주겠니?”

“뭘요?”

그는 허공에 손을 저었다.

“미안하다.”

“그러니까 뭐가요, 아빠?”

“다 미안해.”

그는 눈을 뜨고 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네가 아기였을 적에, 내가 널 씻겨주었는데.”

미니는 눈이 따갑지 않은 베이비 샴푸를 짜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네 아버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네 아기가 되었구나.”

빅 엔젤은 훌쩍였다. 물론 딱 한 번뿐이었다. 미니는 눈을 빠르게 깜박이고는 손바닥에 샴푸를 짰다.

“괜찮아요. 모두 다 괜찮다고요.”

그는 눈을 감고 딸의 손에 머리카락을 맡겼다.

P. 309

사실 이 부분은 소설 앞 부분에 보여준 빅 엔젤의 모습과는 괴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기억하는 모습, 그리고 부모님이 우리 곁에서 마지막에 기억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이런 것이지 않을까 해서 옮겨본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족 일원들이 부딪히며, 오해하고 서로 감정이 상해서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오히려 정감이 가는데, 생각보다 드라마틱하거나 반전의 주인공이 없는 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작가가 생각하 이민자의 삶이 그런 것이라 생각하면 오히려 마지막의 잔잔함이 이해가 가는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책 마지막에 가족 구성도가 있다. 이게 앞부분에 있는게 더 낫지 않을까를 한참 생각했는데, 굳이 맨 뒤로 보낸 건 앞서 나오는 인물들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일부러 맨뒤로 보낸건가 싶기도 하다. 


2. 한 사람과 그를 중심으로 한 대가족의 미국 생존기로써 이국적인 분위기의 서사가 궁금하다면 추천, 멕시코는 역시 마약과 갱의 나라이니 마약와 살인이 끝도 없는 사건을 일으키는 범죄소설을 기대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다산북스(다산책방)'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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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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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이전에 거대 은행의 본사에서 일했던 도쿄센트럴증권의 영업기획부장으로 발령받은 '한자와 나오키'는 IT 회사 '전뇌잡기집단'이 성장세인 스타트업 '도쿄스파이럴'을 M&A 하겠다고 도쿄센트럴증권에 의뢰를 하면서 준비를 하던 도중,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쿄중앙은행의 증권영업부에게 프로젝트를 빼앗기지만, '도쿄스파이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M&A 협력자로 도쿄중앙은행과 경쟁하게 된다.



주요 포인트는?

1권에서는 어느 기업의 부실채권 관련되어 그 회사와 은행 내부 모종의 관계에 대한 것을 추적하는 내용이었고, 2권에서는 어느 호텔의 재정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전에 은행에서 있었던 대출이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한 당국의 조사와 은행의 내부문제를 찾아가는내용이었다.


1권에서 시원하게 일을 해결하고 한자와 나오키 본인을 곤경에 빠뜨렸던 내부의 적을 굴복시킨 후 은행 본사로 이동하는 모습이 꽤나 시원하고 멋졌는데, 2권에서는 생각지 못하게 좌천으로 끝나버린 결말 때문에 황당하고 아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이 좌천이 한자와 나오키가 잘못했다기 보다는 조직을 주요시하는 문화, 그리고 은행이라는 특성있는 회사에서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주인공에게 닥친 시련이 못내 아쉬웠었다. 하지만 3권에서는 역시 그런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만루포가 있으니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땐 2권에서의 마지막은 지워버릴 수 있을 것 같다.


3권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자수성가한 IT기업의 사장.그를 표현하는 건 ‘사장답지 않은 수수함’으로 대표되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M&A를 나서고자 하는 의지있는 모습이 그이 IT기업의 미래를 기대하게까지 한다.하지만 여기서 끝난다면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없겠지?! 이미 책 초반 50 page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주변인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그려지면서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고 사건 전환도 순식간에 반전이 일어나면서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한자와 나오키’의 미덕은 두 가지 정도인 듯 한데,하나는 기업 내부의 정치적인 관계와 갈등,다른 하나는 은행과 관련된 다른 기업의 문제와 이를 찾아 해결하는 과정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것이다. 먼제 내부의 정치적인 관계와 갈등에 대해서는 이 책의 부제인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과도 연결되는데,모든 중간관리자가 그렇진 않겠지만 그저 조직을 운운하면서 현상 유지를 위한 것에만 의지하며 사내정치에만 신경을쓰는 윗사람들을 만나게 된다.이는 회사생활에서라면 모두 이해할만한,요즘 말로 ‘존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잃어버린 세대’는 1994년부터 2004년에 걸친 취업 빙하기에 세상에 나온 젊은이들,그들을 통칭하는 Lost Generation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갖춰야 하는,그리고 기성세대들과 차별화해야 하는 것을 강하게 이야기 한다.


살을 깎아내는 고통은 견디며 구직 활동을 통과해 회사에 들어와 보니 그곳에는 놀라운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별다은 능력도 없는 주제에,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는 구인난 속에서 마구잡이로 대량 채용된 위기간없는 사람들이 중간관리자가 되어 활개를 치고 있었던 것이다.거품시대에 입사한 사람들이다.

(중략)

모리야마에게 그들은 호경기였다는 아무런 능력없이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가는 짐덩어리일 뿐이다. 대량 채용 덕분에 머릿수만 많은 거품 세대를 먹여 살리기 위해 소우 정예의 잃어버린 세대가 혹사당하고 학대받고 있다.

P. 34

이런 이유로 내부 갈등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 인간의 문제이지 그게 모든 세대를 대변한다고 보긴 어렵다는데 동의한다.그럼에도 이야기하고자 하는건, 무조건 버텨내고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적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맡겨진 일에 충실하고, 정해진 룰과 공정한 경쟁에서 우위를 찾을 있는 방법을 찾으며,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자는 것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쓰여진 시점을 생각하면 이 ‘잃어버린 세대’들도 ‘기성세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기성세대가 다 틀리다고 할 수도 없고,중간 세대가 다 옳았다고도,젊은 세대가 맞다고도 할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치않는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서는 꼭 간직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또 다른 한자와 나오키’ 소설의 미덕으로 은행과 관련된 다른 기업의 문제와 이를 찾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인데,3권까지 오는 동안 다양한 회사의 문제점들을 파고 든다.이번에는 M&A 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않아도 좋다. M&A라는 단어 뜻을 모르지만 않는다면 읽어나가면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표현들이 나오기 떄문이다. M&A 자체에 주목하기 보다 그것을 성공시키기 위한 계획과 음모,이해충돌이 먼저이기 때문에 M&A는 그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너무 그러지 마시고 가끔은 저희도 상대해 주십시요.”

미스기가 뿌리치듯 차갑게 물었다.

“미안하지만 그쪽을 상대애서 우리에게 어떤 이득이 있지?”

“우리 회사와 상장하실 때 주관살를 맡았던 인연이 있지 않습니까?뭐라도 도와드릴 게 없을까요?”

미스기는 말도 붙일 수 없을만큼 딱 잘라서 말했다.

“아무것도 없어.주관사만 해도 고쿄중앙은행이 계열사라서 의뢰한 것 뿐이야.그쪽의 실력을 높이 사서 맡긴게 아니란 뜻이지.

(중략)

나도 얼마전에야 들었는데, 우리 사장님께서처음에 조언을 구한 곳이 자네 회사라면서?그런데 그걸 그냥 방치해서 사장님의 역린을 건드리다니.이 세상에 그런 바보가 어디 있어?그따위 증권회사에는 볼 일이 없어.”

P. 150~151

위의 대사는 아마 B2B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와닿는 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비록 담당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한 잘못도 아닌 회사대 회사의 문제로 인해 받게되는 불이익이나 차별은 아주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이처럼 너무 어려운 이론에 접근이 아닌 사업적인 부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많이 포함한 만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거라 생각한다.


위기에 몰릴수록 더 빛나는 ‘한자와 나오키’의 활약도 좋았지만,함께 일하는 ‘모리야마’의 역할도 튀지 않았지만 좋았다.너무나 잘 보이고 싶어 안달하는 내부의 적들 속에서 빛나는 건 이 사람 뿐인 듯 하다. 그래서 역시 잘 키운 후배하나 열 선배 안부럽다는 말은 이래서 하는 것 같다.그래서인지 끝부분에 보이는 그의 선택 역시 응원하게 된다. 하지난 개인적으로 난 이 소설의 신스틸러로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는 ‘은행장’을 꼽는데, 그런 기성세대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동의하리라 믿는다.



인상깊은 부분은?

사건이 M&A의 성공여부로 단순한 것 같지만 의외로 복잡하다.아마 그래서 이전 책들보다 두꺼워진 것 같은데 그 안에서 일관성을 갖고 이야기가 흘러가니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1권보다는 2권이, 2권보다는 3권이 더 이야기가 촘촘하고 재미있어졌다.사건 자체는 한가지를다루지만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람들의 대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인 듯 하다.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한자와’의 직설화법은 여전하다.


“우리가 듣고 싶은 건 사죄가 아니라 설명이야.

한자와의 냉정한 말을 듣고 히로시게는 겁먹은 얼굴을 들었다.

“그러니까 그게….모든 건 도쿄중앙은행이 계획하고,저는 그저 그쪽에서 시키는 대로 이렇게 설명하러 온겁니다.”

“댁은 그 기획에 동의했겠지.다른 회사 탓으로 돌리지마!”

(중략)

한자와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댁이 한 일은 어엿한 범죄야.변호사와 논의하겠지만 배임이나 사기로 피해신고를 낼 수도 있아.”

“그러지 마십시요!”

자존심을 벗어던진 히로시게는당장이라도 울 것같은 표정을 지었다.

P. 248

이런 시원한 부분이 있어줘야 중간에 사건을 정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여느 소설에서와 같이 너무 마지막 큰 한 방을 위해 앞의 내용 내내 고구마를 던져놓은 것 같은 전개는 지양하는게 맞을 듯 하고,이렇게 함으로써 주인공이 상대해야 할 적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았다.


M&A라는 격한 전쟁속에서도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건 바꿔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 많다.때로는 행동으로 때로는격앙된 표현으로.

“그렇다면 자네가 바꿔봐.”

그 말은 듣고 모리야마는 흠칫 놀라며 얼굴을 들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세상에 불만을 터트리거나한찬하는 건 간단해.세상이 허무하다고 탄식하거나 불평하거나 썩었다고 개탄하거나…하지만 그런건 누구나 할 수 있지.자네는 모를수도 있겠지만 어느 시대에나 세상을 향해 불만을 토로한 사람은 길거리에 넘칠 정도로 많았다.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무슨 의미가 있지?가령 자네들이학대당한 세대라면 어떻게 다시는 그런 세대가 나오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그 대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중략)

“비판은 이제 하지 않아도 욀만큼 충분해.그러니까 앞으론 자네들이 비전을 보여주게.왜 단카이 세대가 잘못되었는지,왜 거품 세대가 틀렸는지. 세상을 어떻게 만들면 모두 받아들이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회사 조직을 포함해.자네들은 틀을 만들 수 있을거야.”

P. 448~449

그리고 때로는 너무나도 진지한 태도로.그래서 그런지 진중한 느낌도 있고, 어느 부분에서의 분노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는 것 같다.최소한 ‘한자와 나오키’는 어느 세대가 옳고 그른지를 생각 아래서부터 깔고 이야기하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한자와 나오키’도 조금은 젊은 꼰대인 것 같다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반전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중간에 3번쯤 분위기가 완전 역전되는 부분이 있다. 각 부분마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기업의 생태, 그리고 정치적인 모습은 현실적이기도 하다. ‘은행’이라는 곳이 주무대(물론 한자와 나오키는 현재 계열사인 증권회사 소속이다)라서 그런지 올해 초에 TV에서 했던 ‘더 뱅커’(이 드라마 역시 일본 드라마 ‘가사역 노자키’가 원작이다)의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긴 했다. 하지만 스토리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너무 우연이 겹치는 건 뒷이야기를 위해 억지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여기서 밝히긴 어렵지만 ‘세나’와 ‘모리야마’의 관계, 그리고 ‘미스기’가 찾아갔던 회사 앞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그것을 내부에 보고하는 것 등이다. 이 두가지 우연이 다가올 일들에 사건 전개에 영향을 주는 지점이 되다보니 조금은 설정을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덧붙인다면?

1. 1권에서부터 이어지는 악연들, 조연들이 등장하는데 이쯤되면 악역도 반가워지는 것 같다. 2020년에 일본에서 이 내용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방영한다고 하니 원작과는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떤 면에서 비슷한지 꼭 보고 싶다.


2. 굳이 1권, 2권을 읽지 않아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1권부터 이어온 미덕인 것이 시리즈물이지만 각 권에서 메인 스토리는 마무리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한자와의 친구가 하는 말들과 간혹 언급되는 인물들과의 관계, 과거 이야기들에 대한 건 알면 더 재미있는 요소가 될 수 있으니 혹시 시간이 된다면1권, 2권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재미가30%쯤 상승할 것이다.


3. 현실적인 오피스 정치 스토리가 끌리고 주인공의 지능적이고 통쾌한 활극이 보고 싶다면 추천, 겹겹이 쌓인 미스테리한 사건과 처절한 범죄자의 사연에 눈물나는 스릴러를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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