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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이트 - 미래를 꿰뚫어보는 힘
비나 벤카타라만 지음, 이경식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내용은?
우리가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반추하듯이, 이미 지난 것 중에서 알고 있지만, 또는 예측하고 있었지만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을 사례로 들고, 그런 것들에 대해 그동안 저자가 전문가들과 이야기한 내용들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 안에 정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지적하고, 정보를 다시 떠올리고 판단을 도움으로써 좀 더 나은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포인트는?
전체적으로 <1부 개인과 가족>, <2부 기업과 조직>, <3부 자치단체와 사회>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파트별로 3장씩 다시 나누어 설명하는데 정확한 구분을 해서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1부 개인과 가족>에서는 생활속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례들과 경험들을 예로 설명하는데, 야구나 복권, 운전, 재해, 적응력, 가상현실이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 등이다. 재해에 대해서 얘기할 땐 폼페이 화산 폭발’에 대해 언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내가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 할 때 들었던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 반갑기도 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친 것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는 계기가 되긴 했는데 이렇듯이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고 보아 온 사실에 기반해서 미래 예측과 어떤 연결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다. ‘계기판만 바라보는 운전’부분에서는 눈앞의 실적만을 바라보는 인도 사례를 들고 그에 대한 언급도 했는데, 인도의 열악한 신용 문제에 대해 놀랍기도 했지만, 단지 인도만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벌어지는 일인 듯 쉽게 이해가 가기도 했다.
2008년 4월과 2010년 3월 사이에 SKS는 400만 건의 대출을 추가했는데, 이는 직원 한명당 488건의 대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대출 담당 직원 한명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과연 그 사람이 각각이 대출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또는 나중에 돈을 갚을 수 있기나 한지 따져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그런 사항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마구잡이로 대출자를 끌어 모아서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 위기가 터지기 불과 몇 달전인 2010년 7월에 SKS는 기업공개를 하고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P. 101
그리고 후반부는 이보다 더 확장하여 자치단체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는 조금 더 광범위한 자연재해, 정치가, 소송, 테러, 원전(핵폐기물), 문화유산 등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소재가 무거울 수는 있지만 나름의 간단한 어조로 설명해 글을 읽으며 지치거나 고민에 빠지게는 하지 않으니 그런 건 장점인 듯 하다. 하지만 랍스터잡이로 시작된 조직체계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한 건 우리나라와 중국이 최근 많이 겪는 문제와도 겹쳐보이고 뉴스에서 짧게 언급되는 것이지만 나중에 어떤 큰 문제로 다가올지에 대해 과연 고민은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아직 답이 없다는 건 큰 나로써도 아쉬움이다.
우리나라도 요즘 주택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골치가 아플텐데, 몇 년 전 있었던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에 대해 얘기한 게 있어 다시 읽어보았는데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보다 더 간결하게 작성되어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주택담보증권에 AAA등급을 매김으로써 2008년 금융위기와 대침체가 촉발되는 씨앗을 제공했던 세 곳의 주요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Moody’s)는 부도의 위험을 예측할 때 겨우 20년 전까지만 거슬러 올라가는 미국 주택 자료를 활용했다.
(중략)
2007년 주택 시장에서 대출 불능 사태가 마치 전염병처럼 빠르게 확산했고, 그 떄문에 리스크가 높았던 증권들이 폭락했으며, 경제가 휘청거렸다. 무디스와 S&P는 그 증권의 리스크를 그 정권이 실제로 갖고 있던 리스크의 200분의 1로 밖에 평가하지 않았다.
(중략)
물론 그 기관들 역시 투자은행들이 갖고 있는 고위험의 주택담보부증권 및 부채담보부증권(회사채나 금융회사의 대출채권 등을 한데 묶어 유동화시킨 신용파생상품-옮긴이)을 포함한 금융 상품들의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평가함으로써 그 상품들의 매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 챙기려는 비뚤어진 재정적인 동기를 갖고 있었다.
P. 347~348
이것이 만든 미국 경제의 영향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텐데 우리의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다시 살펴보아야 할 이유임에는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은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2부 기업과 조직>이 가장 흥미가 가긴 했다. 내가 몸담은 회사가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내 의지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요 내용은 의사결정, 환경설계, 장기적 관점, 수치 목표의 위험, 인공지능 등에 대한 것인데, 단적으로 회사의 건강상태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슈퍼박테리아나 항생제에 대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환기시킨 것이 이어서 오는 뒷 부분을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달성을 목표로 하고 그것을 위해 직원들이 그로 인해 항상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단기간의 실적이 쌓여 장기적인 이익으로 귀결되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실적과 숫자뿐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와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분기별 목표 달성에 목을 매는 것은 회사가 장기적으로 유익한 어떤 것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여러 자원을 고갈시킨다. 일상적으로 기업은 자사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의 주식을 사들이며, 수익금을 새로운 성장 연료로 재투자하기 보다는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준다.
(중략)
기업 사기의 재앙적인 가건이 언론의 머리기사로 종종 등장한다. 엔론, 폭스바겐, 월드컴 등이 그런 사건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분기 목표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는 경영진의 일상적인 관행에 의해 비록 덜 선풍적이긴 하지만 한층 심각한 방식들로 피해를 입는다.
P. 221
하지만 과거 연구되던 기업들과 지금 기업들의 차이가 분명 존재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설명들도 함께 하다보니 좀 더 자세한 예측(foresight)와 기대(expectation)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기엔 부족한 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용 흐름 상 실패한 기업의 사례 1~2개를 좀 더 자세히 나열하고, 그것에 기반한 문제 해결 방안을 더 추가했다면 깊이를 더 할 수 있었을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가능한 많은 분야와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생각했을 때 한 분야에 너무 많은 내용을 기대하긴 어렵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입밖에 설명하기에는정리가 되지 않는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그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무게를 둔다면 한번쯤 읽어둘만한 책이다.
덧붙인다면?
1. 읽어 나가면서 insight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해 forecast가 아닌 foresight에 이르는 것이 무엇인지 그 차이에 대해 공감하기를 저자가 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요즘 시중에 나오는 미래 예측 책들 중 좀 더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룬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추천, 이미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다는 분들에겐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다산북스(다산책방)'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