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좀 아는 고양이 루이 고양이 루이
의자 지음 / 한솔수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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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양이집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 나왔다. 나도 고양이집사를 꿈꾸는 사람 중 하나이다. 다만, 나의 경우는 당분간 꿈만으로 만족해야하지만...(집에서 이미 댕댕이 한 마리를 키우는데 힘에 부쳐서)

 이 책을 집어든 가장 큰 이유는 표지에 꽂혔기 때문이다. 게시판에 매달려있는 고양이의 표정 '심심하니 놀아줘 집사' 한다. 어릴 때 키웠던 고양이 똘이도 생각난다. 똘이는 길냥이였는데 비오는 날 처마 밑에 들어와 댓돌에 슬쩍 엉덩이를 걸치더니 그날로 자리를 잡았다.

 식사 때가 되면 어디선가 나타나 밥달라 큰소리치고 먹고 나면 어디론가 마실 나가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식구라기보다는 하숙생에 가까웠지싶다

심심한 걸 못 참아 자고 있는 주인에게 업어지는 루이처럼 똘이도 그랬다호기심 많아 여기저기 기웃대며 작은 사고를 치지만 절대 잘못한 일에 반성 없이 뻔뻔하다

 작가는 정말 고양이를 열심히 관찰했나보다. 귀여운 고양이의 행동과 표정을 잘 그려서 글에 녹여낸 것 같다책은 루이가 끊임없이 장소를 옮겨가면서 집안의 소품들을 가지고 노는 장면을 보여준다그림책 속 루이는 고양이지만 마치 어린아이의 모습도 보인다. 아이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호기심과 에너지를 표출하고자 하루 종일 이것 저것 만지고 끄집어내고 들춰보고 돌아다닌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이런 상황을 졸업한지 오래지만 읽으면서 어릴 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느덧 내 입가에 웃음이 걸려있다.

 책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어항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는 장면이다. 물고기처럼 횽내내며 헤엄치고, 토끼모자를 쓰고 마치 어항 안에 있는 듯 한 모습은 별주부전을, 물고기모자는 니모를 찾아서를 떠올리게 했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루이의 행동과 소품을 보며 책이나 영화 등을 연상하고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떤 장면은 영국의 유명한 4인조 밴드를 떠오르게도 했다. 그들의 노래는 정말 좋아해서 지금도 자주 듣는다.

이번 책은 여러 번 읽으면서 그 장면에서 처음에 지나쳤던 새로운 것들을 찾아냈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처럼. 이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고양이집사들이 더욱 부러워진다. 언젠가 나도 그들처럼 도도하고 귀여운 냥집사로 지낼 날을 상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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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1-2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느낌이에요~~ 이야기 모두 재미날 듯요~~^^

꿈맘 2021-01-22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우리 아이들도 좋아할 책이네요. 두 아이 모두 냥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하고 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