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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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색깔을 오염시킨 단 하나의 색깔, 모든 인종을 유색인종으로 만든, 색깔 없는 색깔인 흰색은 순수와 무지라는 탈을 쓴채 그들외에 다른 모든이들을 자신들 발밑으로 끌어내려 무릎 끓게 만든다.   


2백년 전 네달란드의 한 부유한 농가, 농장주인 딸 마리아는 14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뚜껑이 달린 큰 쟁반을 선물 받게 된다. 쟁반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었을까? 모두들 맛있는 음식이나 14살 아이에게 어울릴만한 예쁜 드레스를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지울수 없는 암흑의 시대기를 대변하듯 쟁반 안에는 몸을 잔뜩 쪼그린 채 앉아 있는 그것이 들어있었다. 그들의 말을 빌린 그것은 꼬꼬라는 흑인 노예이다. 바로 사람이자 인간인 한 인격체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그런 생활은 지금 우리가 경악할 만큼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그들의 노예들을 부리며, 채찍질 하고 사고 판다. 마치 청소와 빨래와 심부름을 도와주는 말 잘하는 로봇정도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14살 소녀 마리아는 흰 피부를 가진 귀여운 백인 여자아이이며, 그들의 부모에겐 더 없이 순수한 딸이며, 여느 또래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사촌 루까스를 짝사랑하며 어린날의 풋사랑에 설레어 하는 누가봐도 사랑스런 여자아이이다. 하지만 그당시의 시대는 그 소녀를 포독스럽고 못된 악녀의 모습으로 가해자의 자리에 앉혀 놓는다.그리고 그녀는  

그녀가 악녀가 되어있는지도 모르는채 너무나도 해맑게 일기를 통해 이를 이야기 한다.
꼬꼬의 눈 빛은 멍하다 세상에 있지도 않은 어떤 것을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그런 모습에 무지 화가났다. 널 뭘 보는 거니? 꼬꼬는 대답이 없었다. 난화가 치밀어 올랐다.하마터면 꼬꼬를 때릴 뻔했다.  


아이 아줌마가 내게 말했다. 마리아, 훈련 잘 시켜라. 노예들한테 자유를 너무 많이 주면 나중에 후회한다.  


아빠는 여자 노예를 새로 샀다. 노예는 광장히 젊고 아주 아름답고 무척이나 조용했다. 하지만 엄마는 조용히 있지않았다. 엄마는 무지 화난 얼굴로 아빠를 쏘아봤다. 엄마는 흐느꼈다. 난 귀를 막았다. 꼬꼬가 내게 다가왔다. 난 꼬꼬의 따귀를 한대 갈겼다. -악녀 일기중-
이때의 노예들은 단순히 그들의 수족만 되었던 것은 아니다. 노예들은 그들의 성적 노리개감이 되는 수치심 또한 견뎌야 했으며, 그로인한 보상으로 한단계 격상된 노예의 대우를 받곤 했다. 하지만 그러한 대우도 그 노예의 외모의 가치가 떨어짐과 함께 격하되어 또다시 노예시장의 상품이 되어야만 했다.  


인생체험을 운운하며 노예시장 나들이에 동참하게된 마리아의 눈을 통해 본 노예시장은 더욱더 충격적이다. 현생활 속에서 볼수 있는 우시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도망치지 못하게 쇠사슬로 꽁꽁 묶어 놓은 노예들은 그저 좋은 주인을 만나기 위해 본인의 상품가치를 높이려 애쓴다.
과연 2009년 현재 우리 삶속에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백인주인과 흑인노예는 이미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삶속에 주종관계는 그때의 노예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형태로 노예의 모습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을 통해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속에서 우리는 악덕 기업주 혹은 악덕 윗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2009년 현재 최저임금 시급은 4000원 이다. 이를 어길 시에는 법률상 처벌을 받게 되어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시대에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알바자리를 놓칠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내 동생은 얼마전까지 시급 2500원을 받고 편의점 알바를 했었다. 나는 그까짓꺼 하지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다그쳤고, 동생은 그거라도 해야 용돈벌이 한다고 큰소리친적이 있다. 그럼 다른일을 해라 2500원을 주냐 그 사장 장난하냐는 말이 오갔지만, 산중에 위치한 학교주위에서 알바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이다. 아마도 주인은 그렇기 때문에 저임금에도 일할 학생은 널려있다.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tv를 통해 종종 한국사장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들으며 일을 하고도 한국인 근로자의 반도 안되는 급여를 지불받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그 뿐일까? 연예인들의 노예계약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지망생들은 한번의 빛을 보기위해 불합리한 계약또한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고용주들은 모두 세상에 쳐죽일 사람들인 아주아주 나쁜놈일까??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들또한 한 가정의 아버지 이며 어머니 이며, 사람의 대한 측은한 마음과 배려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조가 제공한 고용주라는 자리는 집단에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그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고용주가 된다면 시급 3000원을 줘도 일할 학생이 널린 마당에 4000원을 줄 이유는 없으며, 계약금 300에 10년 계약을 한다해도 연예인을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웃돈을 줄 수 있을까란 것이다.   


악녀 마리아는 악녀가 되고 싶었을까? 아니 그녀 스스로가 악녀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사회의 구조는 나와 당신이 악녀 혹은 악남이 됨을 방관하고 있고, 어쩌면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 노예는 당연한 것이다. 그것은 비극적인 시대상일 뿐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어두운 경제논리에 의해 악덕 기업주를 만들수밖에 없다.그것은 개인과 조직의 이익을 위한 당연한 얌체짓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불평등한 사회적 구조속에서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인간의 존엄성과 우리의 양심이다. 성적유린으로 여성 노예에게 수치심을 안긴 마리아 아버지와, 외국인 노동자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한국기업주들, 그들이야말로 기형적인 사회적 구조를 등에 업고 그들자신의 양심을 팔아버린 진정한 악녀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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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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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미혼이며, 일반적인 미혼여성들이 그렇듯 당연히 아이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나의 애정 때문 일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너무 좋다. 순수하고 귀엽고, 때로는 말썽도 피우지만 아직 때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그런 나에게는 같은 피를 나눈 혈연관계의 조카가 아닌 여려명의 조카가 있다. 그 조카들은 남자친구가 속해 있는 사회인 야구단의 구성원들의 자녀이며, 아이를 데리고 가면 야구를 가도 좋다!! 라는 그들의 와이프의 성화에 아빠와의 동행길에 오른 아이들이다. 언제나 그들의 놀이선생은 선수로 출전하지 않는 나의 몫이기에 나는 그들과 이모 조카의 관계가 된지 올해로 4년째다.
 
그중 유독 나를 따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세은 이라는 여자 아이다. 내가 세은이를 처음 만난건 세은이가 4살이 됐을 무렵이다.세은이는 다른 또래아이 보다 훨씬 언어 능력이 뛰어났으며, 군인 아버지의 아이답게 씩씩하고 밝은 아이였다. 항상 놀랬던 것은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욕심이 없고 긍정적인 세은이의 마음이었다. 또래 친구들에게 물건을 빼앗겨도 "이건 그냥 저친구한테 양보하자?"라며 나와 눈웃음을 주고 받고나면 세은이는 "좋아요! 그럼 저는 이거 가질께요"하며 의젓하게 반응을 하곤했다. 그뿐 아니라 다른아이 같았으면 엄청난 울음을 쏟아냈을법하게 넘어져도 "괜찮아 일어나자 이모가 호해줄께"라고 말하면 세은이는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나기 까지 했다. 아직 4살밖에 되지 않은 그 어린아이가 말이다. 나도 아이를 낳으면 세은이같이 긍정적인 아이가 되도록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달에 한번 혹은 더 가깝게 혹은 더 멀게 동호회 경기가 있을때마다 거의 세은이를 만났고, 어느덧 세은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아이가 훌쩍 커버린 탓일까? "이모 이 놀이는 이제 시시해요"라고 말하는 세은이에 말에 살짝 충격을 받았지만, 애가 이제 많이 컸으니 관심거리가 변했으려니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나와 세은이 사이에 조금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생겼다. 여느날과 다를 것 없이 운동장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고, 나는 아이들에게 너는 몇점 너는 몇점 점수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점수에 의미를 모르는채 그냥 떠들고 웃고 노는 것이 전부였던 그림 그리기 놀이에 세은이의 그림에 70점을 준 것이 화근이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우와 나 70점이다 하하하"하고 웃고 놀았을 세은이가 "내가 왜 70점이야? " 라며 나에게 눈을 흘기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보는 세은이의 그런모습에 나는 당황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세은아 너 왜 이모한테 화내! 그리고 왜 갑자기 반말해? 혼날라그래?" 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세은이는 이모랑 안놀꺼야 라며 씩씩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마음대로해" 라며 쏴붙여 버렸다. 세은이와의 실랑이는 오히려 스물스물하게 말을 붙힌 세은이의 배려덕에 끝이 났지만 나는 언제나 의젓했던 세은이의 행동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세은이가 학교에 들어가 점수에 대한 관념이 생겼다는 것과 이제 미운 7살의 시작인 것인가? 라는 생각에 앞으로 세은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의 고민이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게 불쑥 찾아왔다.  
 
그런 나에 손에 들어온 '아이를 칭찬 하는 법 꾸짖는 법'이라는 책은 이런 고민을 날려줄 꽤 괜찮은 책이다. 1925년~2006년 전 동궁 시종으로서 천황, 황태자 나루히토 친왕,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옹, 기요코 내친왕 등을 모셨고, 퇴관 후 세신여자학원의 교감을 거쳐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한 하마오 미노루의 저서이다.
 
책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한 여러가지 팁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에 눈에 띄었던 부분은  꾸짖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 는 이야기 였다.
꾸짖을 때는 용기 있게 꾸짖어야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꾸짖는 것'과 '화를내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나쁜일을 했으면 당연히 꾸짖어야하고 화를 내서는 안된다. .........엄마는 대개 꾸짖기 보다는 화를 내는 경우가 잦다. 화를 내면 효과가 없다. 아이는 화를 내는 엄마를 보며 '우리 엄마 또 열 받았네'라며 냉정하게 평가한다. [본문중]
나도 어렸을때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크게 혼이났다 라는 생각보다 우리엄마는 괜히 나한테 화풀이해! 라고 생각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로부터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했다면 그건 분명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이었을 것이다. 나또한 세은이와 있었던 일에 대해 본인도 당황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그래 나도 너랑 안놀아"라는 대처는 너무 어리석은 대처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더욱더 깨달았다. 그때 그렇게 화를 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너의 그림이 조금 삐뚫어져서 70점을 줬고 그것만 똑바로 긋는 다면 100점을 받을수도 있다. 라고 말한 후 세은이 니가 이모한테 반말을 하고 눈을 흘긴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라고 큰소리치지 않고 꾸짖었더라면 세은이가 쉽게 수긍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책속에 어른이 열심히 할때 아이도 열심히 한다 라는 말 또한 나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냈다. 나는 아직도 어렸을때 아침일찍 일어나면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던 우리집 환경에 대해 원망을 하곤한다. 일요일 아침 8시쯤 일어나기만 해도 .. 단칸방인 우리집은 모두가 아직 꿈나라 였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싶어도 모두가 잠들어 있는통에 부모님이 깨시지 않게 하려면 다시 잠을 청해야만 했다그런 어린 시절의 습관은 아직도 나를 늦잠꾸러기로 만들었다고 핑계섞인 원망을 하곤 한다.

 

이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부모와 또 부모와 같은 어른들의 올바른 행동과 가치관은 먼훗날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한 우리아이들을 만나게 할 것이다. 이 책은 멀지않은 미래에 내가 엄마가 된 후 다시한번 읽어보아야할 어른들을 위한 지침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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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쉽게 읽는 지식총서 5
타챠나 알리쉬 지음, 우호순 옮김 / 혜원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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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별안간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성난 어린아이 처럼 엄청난 폭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되었지만 그날 하늘에서 버린것은 비만이 아니었다. 사람손톱만한 크기의 우박도 떨어졌다고 한다. 

초등학교때의 일이라 기억이 가물하긴 하지만, 내가 살던 봉천동을 떠나 성내동으로 이사를 간직후 봉천,신림 일대에 물난리가 났었고, 성내동에서 쌍문동으로

이사를 간 후 성내동에 또한번의 물난리가 있었다. 나에게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로인한 피해는 TV속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남의 일이 되었고, 우리 가족은 억쎄게 운좋은 사람들 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우리집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해에 쌍문동에서 의정부로 또 한번의 이사경력을 추가했고, 억쎄게 운좋은 우리가족 이라는 자칭 행운의 타이틀은 내가 고3이 되던해에 쓰레기통으로 쓱~ 던져 버려야만 했다. 1998년 여름장마는 그칠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쉬지 않고 몇날 몇일을 끈질기게 내렸고, 몇일 후 의정부를 시작하여 연천부근까지 엄청난 폭우로 인한 물난리가 시작되었다. 

그날 아침이 되기까지 우리집은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의정부로 이사를 하고도 학교를 옮기지 않았던 나는 의정부가 아닌 서울로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남들보다 조금 이른 아침에 등교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침일찍 걸려온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이 내 목전에 다달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통화내용은 이랬다. 너희집은 괜찮느냐? 의정부를 지나 서울로 나오는 길의 통행이 끊켰으니 오늘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결석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위로성의 전화였다. 그 당시 우리집은 산을 깍아 터를 다져 만든 빌라촌이었고, 우리 집 바로 뒤에는 아직 남아있는 산의 일부가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의정부시에서 산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니 모두 인근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순간 빨리 이 곳을 탈출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뭐 그 와중에도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들의 편지와 옷여벌은 챙겨나왔지만 말이다. 우리들의 거처는 인근 초등학교 였고, 정부가 지원한 보급식량에 의지한지 오래가지 않아 경기북부일대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재해는 일단락 되었다. 

한편의 영화였다면 집으로 돌아온 우리가족에게 남겨진 것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집의 잔해뿐이었다. 라고 이야기가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집은 내가 떠났을때의 그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겼고, 난 그날의 공포를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가 겪었던 물난리는 누군가 못된 마음을 먹고 나를 괴롭히려고 했던 음모나,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할 군입대의 의무나, 대부분의 여자가 겪어야할 출산과 같은 준비된 고통이 아니다. 불시에 우리의 삶에 찾아와 엄청난 재앙을 퍼붓고 돌아서는 이러한 자연재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내가 선택한 자연재해 라는 이 책은 적어도 내가 궁굼했던 자연에 심술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건네준다. 

책의 목차에서 보여지는 지구, 물, 공기가 우리에게 해를 입힌 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의아하다. 우리가 두발을 딪고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물론이거니와 물과 공기가 없는 생명체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지구, 물, 공기 라는 단어는 나를 보호해주는 나를 살게 해주는 물체인듯 보인다. 하지만 더 깊이들어가면 지구는 화산활동과 지진으로, 물은 홍수와 해일 쓰나미로, 공기는 토네이토나 열대성 폭풍과 같은 이름으로 우리의 삶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어떤 재앙보다 흔히 접할 수있는 물로 인한 재앙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 중 절반은 홍수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홍수는 일반적으로 해당하천의 범람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강수량은 대부분이 토양에 흡수된다.식물이 흡수한 강수의 일부는 바닥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하는데, 이 과정을 강우차단 이라고 한다. 나머지 물은 근처에 위치한 개천의 지면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땅이 흡수할 수 있는 양이 한계에 이르면 이는 결국 하천의 범람으로 홍수가 된다는 것이다.  땅을 지탱해 주는 나무의 뿌리는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해 그 수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심은 여전히 이를 못본채 하고 있다. 

2004년 동남아에서 발생했던 쓰나미는 엄청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창피한 얘기지만 무식한 나는 쓰나미가 그 재해를 칭하는 새로운 닉네임이나 그 지역에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여지껏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쓰나미의 정의는 이렇다.

쓰나미는 일본어로 '항구의 파도'라고 하며, 해양지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일로, 공해에서는 부분적으로 최고속도 시속 700km~1000km의 빠른속도로 움직인다. 육지의 만이 좁을수록 범람하는 수량에 급작스런 제동이 걸리는데, 이때 육지로 엄청한 높이의 파도를 퍼붓는다. 이때의 파도의 높이가 무려 30m나 된다고 한다. 육지로 도착한 쓰나미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바다위의 쓰나미는 그리 위험하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때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해안으로부터 배를타고 나다로 나가 최소 100m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물, 공기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가뭄과 산불, 식량난, 곤충 재해 와 전염병 등도 다루고 있어 무지한 나에게 자연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안겨 주었다. 또한 역사 속에 재앙들인 대빙하시대, 폼페이의 멸망, 흑사병 등 내가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새로움과 내가 알고 있던 것들에 관한 자세한 정보 또한 제공해 주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런 댓가 없이 삶의 터전과 식량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을 선물했다. 그런 자연에게 받은 내리사랑을 뒤로하고 이에 우리는 무지함과 무례함으로 대자연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마치 우리들 어머니에게 그러했던 것 처럼 말이다. 인간은 한생명으로 태어나 결국 한줌의 흙이된 채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때의 아름다운 자연과 만날 수있도록 우리는 결코 자연이 주는 무언의 경고를 향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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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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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집에는 강아지 한마리가 있다. 이미 가족의 한 구성원인 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는 우리집 별님이에게 마리라는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미안한 감이 있긴하지만 말이다. 우리집 별님이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똥개다. 그도 나름대로 부모가 있고 조상이 있을건데 왜 혈통이 없는 개 취급을 받는지 아쉬울 때가 있다. 각설하고,, 우리집 별님이의 생김새는 흡사 여우를 빼다 박았다.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이 책속에 여우의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았다. 물론 털이 모조리 흰색인 것은 아니다. 

한가로운 오후 별님이와의 산책길에 별님이를 보며 신기해 하던 아이 하나가 옆에 있는 엄마한테 "엄마 저기 여우개야"라고 우리집 별님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얘기한적이 있다. 그때 나는 속으로 아 별님이가 여우를 닮긴 닮았구나 라고 생각 했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나는 우리집 별님이가 사실은 개가 아니고 여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깐이지만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곤 여우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여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책도 그래서 끌렸던 거 같다. 내가좋아하는 으스스한 설정의 이야기인 기담 그리고 여우이야기..

이 책은 4가지의 기이하고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4가지의 독립된 이야기는 다른 주제속에 같은 소재를 엮어 얼킨 실타래와 같은 연결고리를 가지며 부딪친다. 이는 마치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여기저기 깔아놓은 복선은 읽는 이로 하여금 한순간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며 여러가지 기이한 설정의 이야기에 빠져있는 동안은 어두운 밤 등뒤로 무언가가 쓱 지나가는 듯한 서늘한 느낌을 떨칠수가 없게 만든다.

허름한 골동품가게 방련당, 대나무숲이 우거진 으스스한 저택 그리고 노인, 여우탈을 쓴 사내, 긴 허리와 사람의 눈을 가진 동물 등 어떠한 포장도 하지 않은 소재만 보더라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여우 이야기]
골동품가게 방련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인 나는 골동품 가게 주인으로 인해 한 저택으로 심부름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생기를 느낄수 없는 한 사내를 만나게 되고 "그와는 절대 거래를 해서는 안돼"라는 방련당 주인의 말을 무시한채 저택의 사내와 거래를 시작하면서 돌이킬수 없는 무서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과실속의 용]
방한가득 책을 쌓아놓고 읽으며 사람과의 소통을 즐기지 않는 방 한켠에 여행가방을 놓고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비밀이 가득한 한남자가 있다. 그 한남자를 선배로 둔 주인공 나와 선배의 여자친구 사이의 만남속에서 서서히 들어나는 선배의 은밀한 비밀 이야기 이다.

[마]
주인공인 나는 과외로 용돈벌이를 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이다. 어느날 새로운 과외학생을 맞게 되고, 과외학생네 마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연쇄살인을 겪게 되는데... 연쇄살인의 살인자는 과연 사람이었을까?

[수신]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알게 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엄마인 새할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가문의 오래된 비밀이야기가 긴박하고도 느슨하게 펼쳐진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을 때 나는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놓아야 하는순간 업무를 볼수가 없었다. 그저 빨리 책을 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야 당연히 뒷 이야기가 궁굼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결론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사실 한마디로 말하면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을까? 라고 궁굼해서 미칠라고 했던 나의 마음에 실망을 한가득 부어버린 것만 같았다. 나는 일본서적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기담은 원래가 이런 식으로 끝나는건가? 아니면 기담이라는 것이 우리동네에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가 산데~ 라고 소문만 무성한 현실 처럼 그냥 그런 소문으로 끝나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왜 작가는 이런 방법을 택했을까? 나는 책의 내용에 대한 허탈감보다 작가의 의도에 대한 궁굼함이 더욱더 컸다. 그리곤 두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첫번째 이야기와 두번째 이야기가 무언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느끼곤 감탄했었다. 역시 이야기는 끝나지않았구나!. 모든 비밀은 마지막에 발켜지는 구나! 라며 기뻐했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 책을다 읽고 난 지금도 역시 결론에 대한 추측은 독자의 몫이었다. 아 이런 허탈감.

나는 결론이 확실한 드라마나 영화가 좋다. 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물론 결론을 독자나 관객의 몫으로 두는 것을 무조건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책은 조금 심했다. 잔뜩 궁굼증을 가지게  해놓곤 결론이 없었다. 그저 허무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 소름끼칠만한 소재들, 독자를 집중하게 만드는 섬세한 문장들은 너무나 완벽했다. 그래서 이러한 결말이 더 아쉬운 것일 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책속에 땅거미 라는 단어가 엄청나게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단어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번역자의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독자가 기억에 남을만큼 같은 단어가 반복되게 등장한다는 것은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데서 좋은것만은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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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살 오바마처럼
김윤정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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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4일 232년 미합중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44대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이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몇해전부터이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탄생 하는가? 버락오바마 .. 개혁의 장을 연다. 버락 오바마.. .. 버락오마바..그의 이야기는  뉴스와 신문 매체를 통해 듣고 싶지않아도 들어야만 했었다. 버락? "이름이 머 저러지?" 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버럭이라는 호통칠때나 사용하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이름참 우끼네 라고만 생각했던것이 내가 처음 느낀 그에대한 기억의 전부이다. 하지만 2008년 드디어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고, 그의 깔끔한 연설과 미래를 향한 단호한 의지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버락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는 그의 친아버지 이다. 버락은 '신에게 축복 받은 사람' 이라는 뜻을 가진 케냐어 이다. 그의 아버지는 케냐의 루오족 출신으로 하와이대학 재학시절  백인 여성인 오바마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결혼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결혼이다. 그들이 결혼을 했던 1960년 당시 미국의 전체 주 가운데 절반이 흑인과 백인 사이의 결혼을 중죄로 규정했을 정도로 흑백 결혼에 대해 엄격했던 시절이었다.  그러기에 그들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는 세상의 많은 편견과 싸워야 할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그리 길지 않았고 오바마가 2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조국인 케냐의 가족들에게 돌아간다. 그 후 오바마가 7살이 되던해에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였다가 또다시 어머니의 이혼으로 하와이로 돌아와 외조부모 밑에서 생활하게 된다.

다인종,다문화,다민족이라는 혼란스러운 청소년기의 오바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사람은 바로 오바마의 어머니이다. 그의 어머니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 순위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깨달았고, 아들인 오바마에게 배움에 대한 의지를 심어주었다. "내가 가진 좋은 점들은 모두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오바마에게 있어 어머니는 그의 생애에 가장 큰 영햔을 끼친 사람이었다.

그런 어머니의 교육열 덕에 오바마는 어렸을 때부터 새벽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나같은 저녁형 인간인 사람에게 새벽일찍 일어나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지만, 역시 성공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조건에 새벽시간에 대한 활용은 필수항목인듯 싶다.

또한 대부분의 자서전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바로 독서의 중요성 이다.
오바마 또한 다르지 않았다. 오바마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바마의 지적 능력과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연설은 독서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었다.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바 빈 라덴을 체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였던 작전들을 다룬 [유령전쟁]을, 지구 온난화와 제3세계 원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통의 부]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처럼 오바마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먼저 책을 통해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다시 현실에 적용했다. 또한 그가 방황하던 10대 시절에도 오바마는 흑인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면서 자신의 삶에 정체성을 바로 잡곤 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모두 책에 있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찾아 주는 사람이 바로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 - 링컨 -

오바마의 삶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꾸준한 노력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모두것을 헤쳐나갔다. 짜잔!!! 하고 끝나버리는 단순한 성공담은 아니다. 그 또한 수많은 시련에 넘어졌고, 주저 앉아버렸고, 시련의 늪에서 빠져나올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적도 있었다. 온전한 백인도 온전한 흑인도 될 수 없었던 정체성 문제와 넉넉하지 못했던 어린시절에 서러움 있었고, 친부모 밑에서 생활할 수 없었던 고통이 있었다. 그는 한때 마약과 술 그리고 담배에 쪄든 어두운 생활을 했었으며, 인권운동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생활에 안주 하려 하기도 했었다.

언제 어디서나 희망을 발견하고 꿈을 꿔라. 
하지만 오바마는 결국 그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이를 실천했으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던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부끄러운 과거는, 오히려 오늘날의 그가 있을 수 있게한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이 책은 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 더욱더 나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으며, 배움의 자세와 공부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똑같은 환경속에서도 한 사내는 대통령이 되었고 오바마의 친구인 한 사내는 노숙자가 되었다. 이는 미래를 향한 준비인 공부와 열정그리고 실천 에서 나온다. 무조건 희망하는 것은 결코 희망이 아니다. 우리는 그 희망에 대한 실천이 밑걸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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