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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아직 미혼이며, 일반적인 미혼여성들이 그렇듯 당연히 아이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이들에 대한 끊임없는 나의 애정 때문 일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너무 좋다. 순수하고 귀엽고, 때로는 말썽도 피우지만 아직 때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그런 나에게는 같은 피를 나눈 혈연관계의 조카가 아닌 여려명의 조카가 있다. 그 조카들은 남자친구가 속해 있는 사회인 야구단의 구성원들의 자녀이며, 아이를 데리고 가면 야구를 가도 좋다!! 라는 그들의 와이프의 성화에 아빠와의 동행길에 오른 아이들이다. 언제나 그들의 놀이선생은 선수로 출전하지 않는 나의 몫이기에 나는 그들과 이모 조카의 관계가 된지 올해로 4년째다.
그중 유독 나를 따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세은 이라는 여자 아이다. 내가 세은이를 처음 만난건 세은이가 4살이 됐을 무렵이다.세은이는 다른 또래아이 보다 훨씬 언어 능력이 뛰어났으며, 군인 아버지의 아이답게 씩씩하고 밝은 아이였다. 항상 놀랬던 것은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욕심이 없고 긍정적인 세은이의 마음이었다. 또래 친구들에게 물건을 빼앗겨도 "이건 그냥 저친구한테 양보하자?"라며 나와 눈웃음을 주고 받고나면 세은이는 "좋아요! 그럼 저는 이거 가질께요"하며 의젓하게 반응을 하곤했다. 그뿐 아니라 다른아이 같았으면 엄청난 울음을 쏟아냈을법하게 넘어져도 "괜찮아 일어나자 이모가 호해줄께"라고 말하면 세은이는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나기 까지 했다. 아직 4살밖에 되지 않은 그 어린아이가 말이다. 나도 아이를 낳으면 세은이같이 긍정적인 아이가 되도록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달에 한번 혹은 더 가깝게 혹은 더 멀게 동호회 경기가 있을때마다 거의 세은이를 만났고, 어느덧 세은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아이가 훌쩍 커버린 탓일까? "이모 이 놀이는 이제 시시해요"라고 말하는 세은이에 말에 살짝 충격을 받았지만, 애가 이제 많이 컸으니 관심거리가 변했으려니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나와 세은이 사이에 조금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생겼다. 여느날과 다를 것 없이 운동장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고, 나는 아이들에게 너는 몇점 너는 몇점 점수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점수에 의미를 모르는채 그냥 떠들고 웃고 노는 것이 전부였던 그림 그리기 놀이에 세은이의 그림에 70점을 준 것이 화근이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우와 나 70점이다 하하하"하고 웃고 놀았을 세은이가 "내가 왜 70점이야? " 라며 나에게 눈을 흘기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보는 세은이의 그런모습에 나는 당황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세은아 너 왜 이모한테 화내! 그리고 왜 갑자기 반말해? 혼날라그래?" 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세은이는 이모랑 안놀꺼야 라며 씩씩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마음대로해" 라며 쏴붙여 버렸다. 세은이와의 실랑이는 오히려 스물스물하게 말을 붙힌 세은이의 배려덕에 끝이 났지만 나는 언제나 의젓했던 세은이의 행동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세은이가 학교에 들어가 점수에 대한 관념이 생겼다는 것과 이제 미운 7살의 시작인 것인가? 라는 생각에 앞으로 세은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의 고민이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은 나에게 불쑥 찾아왔다.
그런 나에 손에 들어온 '아이를 칭찬 하는 법 꾸짖는 법'이라는 책은 이런 고민을 날려줄 꽤 괜찮은 책이다. 1925년~2006년 전 동궁 시종으로서 천황, 황태자 나루히토 친왕,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옹, 기요코 내친왕 등을 모셨고, 퇴관 후 세신여자학원의 교감을 거쳐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한 하마오 미노루의 저서이다.
책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한 여러가지 팁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에 눈에 띄었던 부분은 꾸짖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 는 이야기 였다.
꾸짖을 때는 용기 있게 꾸짖어야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꾸짖는 것'과 '화를내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나쁜일을 했으면 당연히 꾸짖어야하고 화를 내서는 안된다. .........엄마는 대개 꾸짖기 보다는 화를 내는 경우가 잦다. 화를 내면 효과가 없다. 아이는 화를 내는 엄마를 보며 '우리 엄마 또 열 받았네'라며 냉정하게 평가한다. [본문중]
나도 어렸을때 내가 무언가를 잘못해서 크게 혼이났다 라는 생각보다 우리엄마는 괜히 나한테 화풀이해! 라고 생각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로부터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했다면 그건 분명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이었을 것이다. 나또한 세은이와 있었던 일에 대해 본인도 당황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그래 나도 너랑 안놀아"라는 대처는 너무 어리석은 대처였다는 것을 책을 통해 더욱더 깨달았다. 그때 그렇게 화를 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너의 그림이 조금 삐뚫어져서 70점을 줬고 그것만 똑바로 긋는 다면 100점을 받을수도 있다. 라고 말한 후 세은이 니가 이모한테 반말을 하고 눈을 흘긴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라고 큰소리치지 않고 꾸짖었더라면 세은이가 쉽게 수긍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책속에 어른이 열심히 할때 아이도 열심히 한다 라는 말 또한 나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냈다. 나는 아직도 어렸을때 아침일찍 일어나면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던 우리집 환경에 대해 원망을 하곤한다. 일요일 아침 8시쯤 일어나기만 해도 .. 단칸방인 우리집은 모두가 아직 꿈나라 였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싶어도 모두가 잠들어 있는통에 부모님이 깨시지 않게 하려면 다시 잠을 청해야만 했다그런 어린 시절의 습관은 아직도 나를 늦잠꾸러기로 만들었다고 핑계섞인 원망을 하곤 한다.
이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부모와 또 부모와 같은 어른들의 올바른 행동과 가치관은 먼훗날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한 우리아이들을 만나게 할 것이다. 이 책은 멀지않은 미래에 내가 엄마가 된 후 다시한번 읽어보아야할 어른들을 위한 지침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