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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ㅣ 쉽게 읽는 지식총서 5
타챠나 알리쉬 지음, 우호순 옮김 / 혜원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몇일전 별안간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성난 어린아이 처럼 엄청난 폭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되었지만 그날 하늘에서 버린것은 비만이 아니었다. 사람손톱만한 크기의 우박도 떨어졌다고 한다.
초등학교때의 일이라 기억이 가물하긴 하지만, 내가 살던 봉천동을 떠나 성내동으로 이사를 간직후 봉천,신림 일대에 물난리가 났었고, 성내동에서 쌍문동으로
이사를 간 후 성내동에 또한번의 물난리가 있었다. 나에게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로인한 피해는 TV속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남의 일이 되었고, 우리 가족은 억쎄게 운좋은 사람들 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우리집은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해에 쌍문동에서 의정부로 또 한번의 이사경력을 추가했고, 억쎄게 운좋은 우리가족 이라는 자칭 행운의 타이틀은 내가 고3이 되던해에 쓰레기통으로 쓱~ 던져 버려야만 했다. 1998년 여름장마는 그칠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쉬지 않고 몇날 몇일을 끈질기게 내렸고, 몇일 후 의정부를 시작하여 연천부근까지 엄청난 폭우로 인한 물난리가 시작되었다.
그날 아침이 되기까지 우리집은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의정부로 이사를 하고도 학교를 옮기지 않았던 나는 의정부가 아닌 서울로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남들보다 조금 이른 아침에 등교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침일찍 걸려온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이 내 목전에 다달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통화내용은 이랬다. 너희집은 괜찮느냐? 의정부를 지나 서울로 나오는 길의 통행이 끊켰으니 오늘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아도 결석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위로성의 전화였다. 그 당시 우리집은 산을 깍아 터를 다져 만든 빌라촌이었고, 우리 집 바로 뒤에는 아직 남아있는 산의 일부가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다.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의정부시에서 산이 무너져 내릴지 모르니 모두 인근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순간 빨리 이 곳을 탈출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뭐 그 와중에도 내가 가장 아끼는 친구들의 편지와 옷여벌은 챙겨나왔지만 말이다. 우리들의 거처는 인근 초등학교 였고, 정부가 지원한 보급식량에 의지한지 오래가지 않아 경기북부일대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재해는 일단락 되었다.
한편의 영화였다면 집으로 돌아온 우리가족에게 남겨진 것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집의 잔해뿐이었다. 라고 이야기가 끝날지 모르지만 우리집은 내가 떠났을때의 그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겼고, 난 그날의 공포를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가 겪었던 물난리는 누군가 못된 마음을 먹고 나를 괴롭히려고 했던 음모나,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할 군입대의 의무나, 대부분의 여자가 겪어야할 출산과 같은 준비된 고통이 아니다. 불시에 우리의 삶에 찾아와 엄청난 재앙을 퍼붓고 돌아서는 이러한 자연재해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내가 선택한 자연재해 라는 이 책은 적어도 내가 궁굼했던 자연에 심술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건네준다.
책의 목차에서 보여지는 지구, 물, 공기가 우리에게 해를 입힌 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의아하다. 우리가 두발을 딪고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물론이거니와 물과 공기가 없는 생명체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지구, 물, 공기 라는 단어는 나를 보호해주는 나를 살게 해주는 물체인듯 보인다. 하지만 더 깊이들어가면 지구는 화산활동과 지진으로, 물은 홍수와 해일 쓰나미로, 공기는 토네이토나 열대성 폭풍과 같은 이름으로 우리의 삶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어떤 재앙보다 흔히 접할 수있는 물로 인한 재앙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 중 절반은 홍수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홍수는 일반적으로 해당하천의 범람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강수량은 대부분이 토양에 흡수된다.식물이 흡수한 강수의 일부는 바닥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하는데, 이 과정을 강우차단 이라고 한다. 나머지 물은 근처에 위치한 개천의 지면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땅이 흡수할 수 있는 양이 한계에 이르면 이는 결국 하천의 범람으로 홍수가 된다는 것이다. 땅을 지탱해 주는 나무의 뿌리는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해 그 수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심은 여전히 이를 못본채 하고 있다.
2004년 동남아에서 발생했던 쓰나미는 엄청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창피한 얘기지만 무식한 나는 쓰나미가 그 재해를 칭하는 새로운 닉네임이나 그 지역에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여지껏 살아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쓰나미의 정의는 이렇다.
쓰나미는 일본어로 '항구의 파도'라고 하며, 해양지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일로, 공해에서는 부분적으로 최고속도 시속 700km~1000km의 빠른속도로 움직인다. 육지의 만이 좁을수록 범람하는 수량에 급작스런 제동이 걸리는데, 이때 육지로 엄청한 높이의 파도를 퍼붓는다. 이때의 파도의 높이가 무려 30m나 된다고 한다. 육지로 도착한 쓰나미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바다위의 쓰나미는 그리 위험하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때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해안으로부터 배를타고 나다로 나가 최소 100m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물, 공기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가뭄과 산불, 식량난, 곤충 재해 와 전염병 등도 다루고 있어 무지한 나에게 자연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안겨 주었다. 또한 역사 속에 재앙들인 대빙하시대, 폼페이의 멸망, 흑사병 등 내가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새로움과 내가 알고 있던 것들에 관한 자세한 정보 또한 제공해 주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런 댓가 없이 삶의 터전과 식량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을 선물했다. 그런 자연에게 받은 내리사랑을 뒤로하고 이에 우리는 무지함과 무례함으로 대자연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마치 우리들 어머니에게 그러했던 것 처럼 말이다. 인간은 한생명으로 태어나 결국 한줌의 흙이된 채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때의 아름다운 자연과 만날 수있도록 우리는 결코 자연이 주는 무언의 경고를 향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