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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교육 - 다시 쓰는 교육, 지속가능한 교육 공동체
윤은성 지음 / 미디어샘 / 2021년 8월
평점 :
남편과 아이들 교육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서로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끔찍한 곳이 바로 학교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땐 반장을 맡았는데 반 친구들이 떠든다는 이유로 반장인 내가 대표로 매를 맞았다. 얼마나 세게 맞았는지 아이들이 모두 놀라서 입을 못다물 정도였다.
중학교땐 시험을 보고 100점을 맞지못한 아이들은 모두 나가서 틀린 갯수별로 손바닥을 맞았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엔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은 모두 일어나서 맞아야했다. 만약 맞기 싫어서 다 이해했다고 하면 그 아이는 따로 응용문제를 풀어야했고, 틀리면 더 많이 맞아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학창시절은 매타작이 난무하는 그런 곳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체벌이 없어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체벌만 없으면 정말 학교생활이 즐거워야 할것같은데, 왜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은걸까?
얼마 전 부모교육에 관한 책을 읽으며 부모님의 기대와, 사교육, 공부때문에 힘들어하고 결국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게되었다.
내가 가늠하지 못하는 더 큰 아픔이 요즘 아이들에겐 있는 것 같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미취학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에 요즘엔 내 관심사가 온통 초등학교에 있다. 사립초등학교를 보낼것인지, 대안학교에 보낼것인지, 아니면 홈스쿨을 할 것인지, 결국엔 공립초등학교에 갈 것인지,, 생각이 너무 많아 검색하고 책을 보느라 잠이 오지 않는 날도 많았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춤 추는 걸 좋아하고, 그런데 다른 아이들과 같이 있는곳에선 매우 내성적인 우리 첫째아이, 말이 느리고 놀이에 적극적이지 않아 어린이집에서 발달검사를 권유했던 우리 아이.
말은 늦게 터졌지만 그 누구보다 예쁜말을 하고, 놀이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아이, 너무 사랑스런 아이인데, 왠지 초등학교 교실에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지낼지 그림이 그려지니 마음한쪽이 참 아리다. 너무 소중한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 인격을 존중받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선생님을 존경할 줄 알고, 친구들과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가 억지로 가는곳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곳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 고민에 대한 물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으며 나는 서서히 답을 찾아갔다.
쓸모있는 교육 은 대안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쓰신책이라 그런지 그토록 궁금해했던 대안학교라는 곳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사실 작년초 아이들을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설명회에 참석한적이 있었는데, 그 곳 아이들은 졸업 후 대부분 대안학교에 입학한다고 했다. 아이들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선생님과 원장님의 사랑을 듬뿍받는 아이들, 먹을것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 선생님이 개입해서 주도하는 놀이가 아닌 아이들의 주도로 놀이가 이루어지는 수업들, 모든것이 맘에 들었지만 사실 부모인 내가 용기가 없었다.
집 근처에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이 즐비한데, 왜 굳이 거길? 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 아이들 어릴땐 어차피 놀이위주의 교육이라하니 집근처 유치원엘 보내고, 초등학교를 대안학교로 생각 해보자! 라는 마음다짐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대안학교, 아니, 더 큰 그림으로는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내게 모범답안을 준 책이라 할 수 있다.
공동체가 답이다. 리더십은 여전히 필요하다. 경험만큼 강렬한 것은 없다. 개인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자연이
진정한 인간을 만든다. 이 책의 저자이신 윤은성 작가님께서 교장으로 계시는 어깨동무 대안학교의 교육철학이다. 구구절절 내가 그동안 공부했던,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싶던, 학교의 철학과 아주 꼭 닮아있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다시 묻고, 다시 고민하고, 다시 시작하고, 다시 그리고, 다시 세우고, 다시 쓰게된 그 결과물이 이 책에 담겨있다. 그동안 대안학교로의 입학을 고민하면서도 그곳에서의 교육으로 인해 아이를 인재로 만들고싶고 명문대에 보내고싶던 나의 얄팍한 마음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진짜 쓸모있는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럼 쓸모있는 교육이란 무엇일까?
p233 후회를 남기지 않는 교육.
p236 쓸모있는 교육은 청정교육 철학에 기초한 바른 방향 설정과 네 가지 공부의 기초인 읽기, 생각하기, 쓰기,
말하기를 통한 변화를 읽고 대안을 찾고 길을 개척해나가는 함양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p237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내가 가야 하는 길로 가도록 돕는 교육
한 아이 한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교육, 자아실현과 인간다움이 먼저인 교육, 사람을 세우는 교육, 나답게 사는 삶을 배워가는 교육,,, 갑자기 우리나라 교육엔 답이 없다며 몇년 전 아이와 함께 해외로 이민을 간 친한언니가 생각났다. 그 언니에게 우리나라 교육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