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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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이 왜 그렇게 명작인지 하나도 몰랐던 것이 어쩌면 나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해봐도 되는걸까? 어차피 원전을 읽을 능력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불어권 문학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새움출판사의 <이방인>으로 진정한 뫼르소를 다시 만나봐야겠다. 그저 따분한 뫼르소가 아닌, 남들이 좋다고 말한 명문장만으로 기억하는 뫼르소가 아니 그가 사형을 받아들인 이유를 알고 진정으로 뫼르소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 손쉬운 일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선고 받았다고 말하고 싶었다는 카뮈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뫼르소는 왜 가장자리를 배회하는 이방인인지를 이해할 수 있기를. 관계 중심의 한국 사람이 외국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머리로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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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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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면 출생년도와 띠별 맞춤 토정비결을 알려주는 메일이 온다. 이건 구글신이 아닌 네이놈이 나를 다 알고 신년운세를 보내주는 것이다. 딱히 믿는 건 아니지만, 삼재(사실 3년간 재수가 없다는 걸로 알고 있었다. ㅋ)가 있는지 없는지 정도만 재미삼아 보는 편이다. 타로점은 본 적이 없었지만, 신통하게도 당장 갈등하는 문제가 있거나 가까운 미래는 잘 맞춘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차에 타로점을 보는 엄마가 마녀라는 설정에 이미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커seeker는 찾는 사람 이라는 의미로 타로점을 보러 온 사람을 뜻한다. <시커의 영역>의 주인공 이단의 엄마 이연은 타로를 읽는 사람reader으로 이연타로를 운영하고 있다. 일흔 여덟 장의 타로 카드는 무언가를 구하는 사람들에게 무작위성의 확률로 뽑히고 이연은 시커의 상황에 따라 해석을 해준다. 오컬트적인 이연의 비주얼과 실루엣은 SNS를 타고 입소문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연은 양어머니 키르케가 직접 보여준 마녀로서의 삶의 지혜가 담긴 '그림자의 서'를 통해 마녀의 삶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하게 된다. 열여섯 살에 이연은 '봄의 마녀 모임'의 유일한 동양인 마녀가 되었다. 스스로 선택한 마녀의 삶이었다. 대부분 마녀라고 하면 혈연관계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 이연은 스스로 마녀의 삶을 선택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타로점을 치면서 살게 된다.

이단은 아빠에 대해 물어보게 되고 에이단을 만나 영어와 기타를 배우면서 아빠와 친해지게 된다. 충분히 아이를 핑계로 질척될 수도 있었을텐데, 이연과 에이단은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이단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근사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기드문 진짜 어른의 모습이었다.

에이든은 이연에게 마지막 타로점을 보고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그곳에서 사고를 당하게 된다. 에이든의 사고로 이연과 이단은 갑자기 한국을 떠나게 되고, 이단은 에이단이 마지막으로 어떤 카드를 뽑았는지를 묻고 엄마를 탓하게 된다. 시커의 영역이라는 제목처럼 리더는 타인의 삶에 개입할 수 없다. 다만 카드를 통해 설명해 줄 수 있을 뿐, 그 삶을 살아가는 몫은 시커 각자의 선택이다.

이단은 어떤 삶을 선택할까? 엄마 이연이 끝까지 기록하고 있었던 '그림자의 서'는 이단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게 될까? 에이단은 이단에게 어떤 행운의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을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이단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보시길.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한다.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같은 단순한 선택에서부터 어떤 꿈을 꿀 것인지, 그 꿈을 계속해서 밀고 나갈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같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항상 서 있게 된다. 이연은 운명이라는 말로 받아들이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마녀의 삶을 선택한다. 이연이 보여주는 모습이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리라. 이수안 작가의 다음 작품으로 이단의 시점이 아닌 이연 본인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p.s. 각 장마다 이단이 뽑는 카드가 있는데 타로카드 그림이 작게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시커의영역 #이수안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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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2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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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을 만든 나대용 장군


나주에 있는 소충사는 나대용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소충사. 빛날 소昭자를 쓰는 소충사 철제 안내판에 부를 소召자가 써져있다. 여기도 잘못된 안내판이 있다. 전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강릉 오죽헌 안내문에 신사임당을 설명하고 있는 문구가 대단히 봉건적이라며 격분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오죽헌 관리사무소는 자문을 받아 안내문을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 그곳뿐만이 아니라 잘못된 안내문들은 허다할 텐데 방송이나 언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잘못을 바로잡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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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1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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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 정도전' 유배지를 가다.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백동 마을에 조선 왕조 개국 공신 삼봉 정도전의 유배지가 있다. 성리학적 사상에 입각해 조선 왕조의 개혁 작업을 이끈 정치가, 철학자, 사상가였던 정도전. '경상도 봉화 사람 정도전'은 9년의 유배 생활 중 3년을 운봉리에서 보냈다. 타락할 대로 타락한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나라를 설계한 혁명가가 되기 전에 3년간 머물던 유배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다르겠지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던 자리였을까.



답전보는 농부의 말을 듣고 삼봉이 크게 깨우친 일을 적어 놓은 글이다. "나는 대대로 농사짓는 사람으로 밭을 갈아 나라에 세금을 내고 남은 것으로 처자를 먹여 살리니 그 밖의 것은 나의 알 바가 아니다. 그대는 물러가라. 나를 어지럽히지 마라." 백성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위정자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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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 내 손안의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서삼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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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의 작품 <절구질하는 여인>이다. 박수근 화백이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삶을 따듯한 시선으로 그려냈기 때문이 아닐까. 주로 농촌에서 일하는 여성이자 엄마들의 모습에 박수근 화백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인 유화를 여러 차례 바르고 올려서 화강암 표면과 같이 우툴두툴하게 만든 후에 단순한 선묘로 대상을 새겨 넣은 암각화 같은 느낌은 유화라기 보다 시골의 흙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리라. 처음 볼 때는 모래로 그린 그림인 줄 알았다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은 이제 사라져간 우리 고향의 모습으로 영원히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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