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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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작가다. 1920년대에 흑인의 정체성에 대한 글을 쓰다니. 지금도 피부색에 대한 이야기는 민감한 사항인데. 어떻게 백인 행세를 할지 내용이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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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맨 브라운
너새니얼 호손 지음 / 내로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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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2년 2월부터 15개월 동안 무려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녀 혐의로 고발당하고 그중 25명은 교수형을 당했다. 미국 세일럼 마녀사냥은 집단 히스테리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악마의 힘을 빌려 주술을 부린 마녀를 잡겠다고 재판을 벌인 세일럼 마녀재판은 어떤 신념을 지키려고 했던 것일까? 세일럼 마녀재판에서 특별재판관이었던 자신의 조상의 잘못을 개탄하면서 성까지도 개명을 한 나다니엘 호손은 어떤 경고를 하려고 굿맨 브라운을 내세운 것일까?


기독교 마을에서 자란 선한 남자 굿맨 브라운은 어여쁜 아내 신념을 홀로 두고 어두운 숲속에서 자신과 똑같은 나이 든 남자를 만나서 숲속을 걷는다. 굿맨은 마을 사람들과 아내를 착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자신과 닮은 그 남자는 어떤 믿음도 섣불리 단정 짓지 말라고, 사악을 어떻게 정의하냐며 자신을 추종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굿맨은 숲속에서 신념을 부르지만 신념은 사라지고 이제 숲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존재는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분노를 통해 발현되는 악마의 모습이 인간의 본성이다. 의심의 씨앗을 넘겨받은 굿맨은 남은 생을 불신의 날들로 침울하게 늙어간다. 자신이 믿었던 것들이 모두 무너져 내리면 다시는 과거의 삶을 그대로 살 수는 없으리라. 의심의 씨앗을 던져준 그 남자는 무엇을 경고하려고 했던 것일까?


청교도 집안에서 태어나서 성장하면 자연스레 청교도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나다니엘 호손은 조상이 저지른 잘못을 다른 사람들은 다시는 저지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저 자연스럽게 신념을 따르는 삶이 아닌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결정을 내리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굿맨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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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 산월기(山月記) / 이능(李陵)
나카지마 아츠시 / 다섯수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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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는 인호전에서, 명인전은 열자에서, 제자는 논어에서 이능은 한서와 사기를 기본으로 나카지마 아쓰시가 전혀 다른 주제로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산월기>에서 이징은 시인이 되어 후세에 이름을 남기고자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개를 꺾고 삶을 살지만 결국 발광하여 호랑이로 변하고 만다. 벌레로 변한 잠자는 회사에 출근하는 것을 걱정했는데 이징은 호랑이로 변한 상태에서도 친구를 만나서 시를 읊으며 기록해서 후세에 전해 달라고 한다. 사람의 습관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과도한 욕망과 집착은 인간의 내면을 동물로 만들어 버리니 조심해야겠다.


자로의 모습을 새롭게 보게 된 <제자>.


자로는 공자에게 가장 많이 혼난 제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 듯하다. 공자왈, 자왈에만 치우쳐서 읽었던 말씀을 제자를 중심으로 다시 새롭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준다. 배움이란 무엇인지, 군자의 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갈등하는 인간적인 모습의 자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능을 통해 궁형을 당하고 사기를 기록한 사마천의 인간적인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되었다. 아버지의 전언을 지키고자 역사를 정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학자의 삶은 상상 이상의 비참함이었다.


신영복 선생님의 추천사에 혹해서 집어 들게 된 이 책은 동양 고전을 다시 펼쳐보게 만들어준 책이 되었다.


인간적인 자로와 사마천의 모습을 보고 논어와 사기열전을 다시 찾아 읽게 되었다. 참,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도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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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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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의 등장만으로도 흥미진진한데 레드와 블루의 편지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니 독특한 설정에 기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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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소설 읽기 - 베르테르에서 해리 포터까지,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 문학 속 주인공들
클라우디아 호흐브룬 지음, 장윤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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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종영된 시즌1 알쓸범잡을 매회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유명한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을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파헤쳐 본다니 그 내용들이 너무나 궁금했다. 책을 받아들고서는 냉큼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문학은 각 시대마다 중요시 했던 가치들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서 책의 구성은 시대별로 고대, 중세, 17~19세기, 20세기, 21세기로 나누고 총 열다섯 작품 속의 핵심인물들을 중심으로 실재하고 있는 인간으로 부활시켜 상담의자에 앉혀 놓고 심리치료기법인 역할놀이를 하면서 가상으로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결점은 무엇이고 시대상이 요구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열다섯 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해리 포터를 만나보자! 책은 안 읽았어도 영화는 한 편 이상 안 본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로 빅히트 작품이다. 해리 포터에겐 이마의 흉터로 상징되는 트라우마가 있다. 볼드모트가 부모님을 죽이고 자신도 죽이려다 실패한다. 고아로 자란 해리 포터는 <사랑받지 못한 사랑스런 아이>였는데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이모집에서도 인격 장애 없이 성장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후에도 정신적 외상없이 '살아남은 아이'가 옳고 그름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성격의 해리 포터였다.



반대로 톰 리들, 일명 볼드모트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로 성장을 했다. 악의 화신으로 성장한 볼드모트는 일찍이 누구도 자신을 원하지 않음을 경험했다.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어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났고 해리 포터와는 정반대의 경험을 하게 되고 고아원에서 자라고 나중엔 복수심에 아버지도 살해하게 된다.



똑같은 고아로 자랐지만 진정한 사랑을 받았던 경험의 유무로 이렇게 상반된 삶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서 볼드모트를 마냥 악의 화신이 아닌 안쓰럽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문학 전문가와 정신과 의가가 공동 작업으로 문학작품을 선정하고 인물 심리와 사회 전반을 흥미진진하게 분석해 놓았다. 실재하지 않지만 핵심인물들이 실재한다면 까도 너무 깐다며 항의하러 방문할지도 모르겠다. 문학을 사랑하고 심리학에도 흥미가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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