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의 소설 읽기 - 베르테르에서 해리 포터까지,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본 문학 속 주인공들
클라우디아 호흐브룬 지음, 장윤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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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종영된 시즌1 알쓸범잡을 매회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유명한 문학 작품 속 주인공들을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파헤쳐 본다니 그 내용들이 너무나 궁금했다. 책을 받아들고서는 냉큼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문학은 각 시대마다 중요시 했던 가치들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서 책의 구성은 시대별로 고대, 중세, 17~19세기, 20세기, 21세기로 나누고 총 열다섯 작품 속의 핵심인물들을 중심으로 실재하고 있는 인간으로 부활시켜 상담의자에 앉혀 놓고 심리치료기법인 역할놀이를 하면서 가상으로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결점은 무엇이고 시대상이 요구하는 것들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열다섯 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해리 포터를 만나보자! 책은 안 읽았어도 영화는 한 편 이상 안 본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로 빅히트 작품이다. 해리 포터에겐 이마의 흉터로 상징되는 트라우마가 있다. 볼드모트가 부모님을 죽이고 자신도 죽이려다 실패한다. 고아로 자란 해리 포터는 <사랑받지 못한 사랑스런 아이>였는데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이모집에서도 인격 장애 없이 성장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후에도 정신적 외상없이 '살아남은 아이'가 옳고 그름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성격의 해리 포터였다.



반대로 톰 리들, 일명 볼드모트는 <사랑받지 못한 아이>로 성장을 했다. 악의 화신으로 성장한 볼드모트는 일찍이 누구도 자신을 원하지 않음을 경험했다.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어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났고 해리 포터와는 정반대의 경험을 하게 되고 고아원에서 자라고 나중엔 복수심에 아버지도 살해하게 된다.



똑같은 고아로 자랐지만 진정한 사랑을 받았던 경험의 유무로 이렇게 상반된 삶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서 볼드모트를 마냥 악의 화신이 아닌 안쓰럽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문학 전문가와 정신과 의가가 공동 작업으로 문학작품을 선정하고 인물 심리와 사회 전반을 흥미진진하게 분석해 놓았다. 실재하지 않지만 핵심인물들이 실재한다면 까도 너무 깐다며 항의하러 방문할지도 모르겠다. 문학을 사랑하고 심리학에도 흥미가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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