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주경 옮김, 이예나 삽화 / 북레시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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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고전은 어렵다.'라고 생각하지만 어렵지 않은 고전이 있으니,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이 책은 고전이지만 아주아주 쉽게 읽힌다. 그래서 뮤지컬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팁을 드리자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이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책 내용과는 약간 다르게 흐른다. 그러니 뮤지컬도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한다.



<오페라의 유령>을 어릴 적에는 당연히 <미녀와 야수> 같은 해피엔딩일 거란 막연한 생각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오페라와 파리에 대한 선망으로 기대하고 읽었다가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오페라의 유령>의 스토리를 단순하게 보면, 크리스틴과 라울 커플에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불리는 에릭의 삼각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휠씬 더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파리 오페라 극장에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령 이야기는 미스터리 소설이었다가, 크리스틴과 라울의 사랑 이야기로 진행되는 로맨스 소설이었다가, 실종사건을 조사하는 탐정 소설로도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초점을 어디에 맞춰서 읽을지는 독자의 몫이다.



에릭과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영화 '미녀와 야수'가 떠올랐다. 과연 외모를 넘어선 사랑이 현실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모든 걸 해줄 수 있는 에릭과 함께 도망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라울, 둘 중에 크리스틴은 과연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



에릭은 흉측한 외모 때문에 마스크 뒤로 숨었지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마스크로도 숨길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우리는 COVID-19 때문에 강제로 마스크 속에 숨었던 시간을 보냈다. 처음 마스크를 쓸 때의 불편함을 생각하면 지금처럼 습한 여름은 이제 생각만 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와 칸막이로 상호작용을 할 수 없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많았고, 친구들의 얼굴을 못 본 상태로 학교를 졸업하게 된 학생들도 있다.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서 성형수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기사를 보면서 약간 씁쓸하기도 했다.



여담으로 가스통 르루(Gaston Louis Alfred Leroux, 1868.5.6 ~ 1927.4.15)는 작품을 다 완성하고 나면 집 밖으로 나와 권총을 허공에 대고 쏘는 버릇이 있어서 경찰과 많이 다투었다고 한다. 요즘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 공연으로도 유명하고 주제곡 'The Phantom of The Opera'도 많이 알려진 주제곡이다. 크리스틴 역을 맡은 사라 브라이트만과 시에라 보게스가 부른 곡을 유튜브에서 감상이 가능하니 한 번씩 찾아서 들어보시길 권한다. 소름이 막~막~~.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는 에릭의 마음을 크리스틴은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혐오하는 마음과 연민이 함께 할 수는 없었겠지.'하며 위안을 삼아본다.



참! 이예나 작가의 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출판사의 <오페라의 유령>과는 확실히 다르게 읽고, 보는 맛을 선사한다. 80편의 일러스트는 진짜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감상하는 것 같다. 주요 장면들이 그려져 있어서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낭만적인 파리를 배경으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도 읽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가져 보시길 권해 드린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오페라의유령 #가스통르루 #북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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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너머의 세계들 문 너머 시리즈 1
섀넌 맥과이어 지음, 이수현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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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세계 밖으로 쫓겨난 여행자들의 학교, 엘리노어 기숙 학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집으로 가는 문이 잠긴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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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4
김은식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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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한국에 살면서 교과서로만 배웠던 1945년 해방부터 2022년까지 찐으로 압축된 다이제스트 현대사를 한 권으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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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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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실린 사진만 봐도 벌써 행복한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사워도우빵을 만드는 오렌지 베이커리로 여행을 떠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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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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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먀오 다오>, <환영처럼 : 1972>, <살아남은 아이>. 4가지 고딕 서스펜스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 오싹한 일상이 무엇인지 아는 작가,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조이스 캐럴 오츠!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감과 오싹함 속으로 들어가 보자. ​ 4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성들은 모두 끔찍한 트라우마에 고통받고 있다. 가장 신뢰하고, 안전해야 하는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두 다루고 있다. ​ <카디프, 바이 더 시>는 클레어에게 어느 날 할머니가 되는 모드 도니걸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입양아란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생물학적 부모에 대해선 모르고 있다. 유산 상속을 받기 위해 메인주 카디프에 방문하게 되고, 처음 보는 이모할머니들의 환대를 받고, 실신을 하고, 클레어의 부모와 가족에게 있었던 사건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레어는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그녀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모든 것을 잊은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 <먀오 다오>는 이혼으로 자신의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미아가 주인공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변하기 시작했는데 새 남자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새아빠라는 사람은 미아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학교 선배는 성적 희롱을 하는 생활 속에서 미아를 위로해 주는 건 하얀 들고양이 '먀오 다오'였다. 과연 미아는 어떤 현실을 살아가게 될까? ​ <환영처럼 : 1972>는 철학 교수의 아이를 임신한 채 버려지는 앨리스는 매일매일을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있다. 1972년도 미국은 낙태가 불법이었다. 그런 그녀 앞에 늙은 시인이 나타의 손을 내미는데 과연 앨리스는 그 손을 잡을 것인가? ​ <살아남은 아이>는 남매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이고 자동차 배기가스 중독으로 엄마는 자살하게 된다. 이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로 불리는 스테판과 외출했었던 아빠는 엘리자베스와 재혼하게 된다. 오래된 고택에서 가끔 사라지는 스테판은 엘리자베스에게 어떤 비밀을 알려주게 될까? ​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서, 과연 아이들이 죽기를 원했는지 묻고 싶어진다. 이런 뉴스를 보면 화부터 난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부모라는 어른은 가족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단 말인가. 이것은 명백한 살인행위이다. 가족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 생활고든 뭐든 간에 아이의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부모라고 해서 그런 권리가 있을 수 없다. 아이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인식도,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빨리 변했으면 좋겠다. ​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긴장감과 반전으로 오싹함을 남겨주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솜씨는 정말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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