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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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먀오 다오>, <환영처럼 : 1972>, <살아남은 아이>. 4가지 고딕 서스펜스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 오싹한 일상이 무엇인지 아는 작가,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조이스 캐럴 오츠!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감과 오싹함 속으로 들어가 보자. ​ 4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성들은 모두 끔찍한 트라우마에 고통받고 있다. 가장 신뢰하고, 안전해야 하는 가족과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두 다루고 있다. ​ <카디프, 바이 더 시>는 클레어에게 어느 날 할머니가 되는 모드 도니걸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입양아란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생물학적 부모에 대해선 모르고 있다. 유산 상속을 받기 위해 메인주 카디프에 방문하게 되고, 처음 보는 이모할머니들의 환대를 받고, 실신을 하고, 클레어의 부모와 가족에게 있었던 사건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레어는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그녀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모든 것을 잊은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 <먀오 다오>는 이혼으로 자신의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미아가 주인공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변하기 시작했는데 새 남자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새아빠라는 사람은 미아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학교 선배는 성적 희롱을 하는 생활 속에서 미아를 위로해 주는 건 하얀 들고양이 '먀오 다오'였다. 과연 미아는 어떤 현실을 살아가게 될까? ​ <환영처럼 : 1972>는 철학 교수의 아이를 임신한 채 버려지는 앨리스는 매일매일을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있다. 1972년도 미국은 낙태가 불법이었다. 그런 그녀 앞에 늙은 시인이 나타의 손을 내미는데 과연 앨리스는 그 손을 잡을 것인가? ​ <살아남은 아이>는 남매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이고 자동차 배기가스 중독으로 엄마는 자살하게 된다. 이 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로 불리는 스테판과 외출했었던 아빠는 엘리자베스와 재혼하게 된다. 오래된 고택에서 가끔 사라지는 스테판은 엘리자베스에게 어떤 비밀을 알려주게 될까? ​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서, 과연 아이들이 죽기를 원했는지 묻고 싶어진다. 이런 뉴스를 보면 화부터 난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부모라는 어른은 가족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단 말인가. 이것은 명백한 살인행위이다. 가족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 생활고든 뭐든 간에 아이의 생명을 앗아갈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부모라고 해서 그런 권리가 있을 수 없다. 아이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인식도,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빨리 변했으면 좋겠다. ​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긴장감과 반전으로 오싹함을 남겨주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솜씨는 정말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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