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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물건 - 물건들 사이로 엄마와 떠난 시간 여행
심혜진 지음, 이입분 구술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평점 :
엄마와 물건 서평 #서포터즈
이태리 타월, 손톱깍이, 우산, 진공청소기, 다리미, 가스보일러, 고무장갑, 전기밥솥, 냉장고, 김솔,가스레인지, 김치냉장고, 세탁기, 모기약, 주방 세제, 치약, 브래지어, 생리대, 화장지, 양변기 등 집에 있는 물건에 대해 엄마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엄마가 목격한 21가지 물건의 탄생과 발전을 담은, 이 작가와 엄마의 이야기가 너무 따뜻해서 겨울에 읽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의 책은 아주 낯설었는데 추억+꿀팁(사건사고등등)들이 아주 알차게 담겨져 있어요. 표지와 그림들이 너무 이 책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집에 있는 흔한 물건에서 나오는 추억과 정보들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최근에 엄마의 팔이 부러져서 하루정도 엄마의 모든 잡일을 전담하게 되었던 적이 있어요.
설거지, 청소 같은 집안일을 처음해본 것 같아요. 그 시간동안 엄마의 고충을 처음 제대로 느껴본 것 같아요. 여성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돌봄노동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직접 몸으로 해보니 그 일은 엄청나고 고귀하며 힘든 일이라는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엄마’라는 노래는 전부 슬프지만 엄마에 관한 책들이 더 이상 슬픔으로 돌아오지 않는데, 이 책도 슬프지 않고 씩씩해서 읽기 좋았던 것 같아요.
엄마는 “10년은 넘게 쓸 생각”이었다고 했지만, 삶에는 늘 예기치 않는 사건이 일어나 결심을 흩트리곤 한다.
돈이 없어서 못해주는 건 할 수 없지만, 돈 안드는 거, 내몸으로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주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