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한덕현.이성우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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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리더스8기서포터즈
정신과 의사 한덕현과 노브레인 보컬 이성우가 공저자로 쓴 이 책을 서포터즈 첫 책으로 받았을때 솔직히 이야기하면 실망했어요. 이유는 단순히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평범한 위로들로 이루어진 책인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오랜만에 반강제로 읽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 책의 첫인상은 이렇습니다…

BUT! 생각보다 너어무 재밌게 읽었어요. 주고받는 편지형식의 책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노브레인 이성우가 자신의 고민들과 이야기들을 풀고 나면 스포츠정신의학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한덕현이 적절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오로지 이성우의 고민들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진 글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서 빗대며 설명을 해주는 의사는 정신과 의사라는 편견을 깨주는 것 같아요. 또 헤르만 헤세, 니체, 융, 프로이트 다양한 이론들을 가지고 나와서 천천히 이야기해줘요. 코로나19라는 어려움속에서 누구나 갖고 있는 그런 마음을 섬세하게 푸는 이성우와 가벼운 위로가 아닌 진지한 의견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전 가벼운 위로를 정말 싫어해요. 괜찮아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잊어, 별일 아니야, 좋게 넘어가면 안될까?, 다 그런거야. 좋은게 좋은거지.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싫어해요.

[너의 불행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는 우월감, 나만 딱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나를 위해 기꺼이 울어주던 이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엿볼 때마다 나는 외로워졌다.
함부러 동정하지 않으려, ‘난 다 이해해’ ‘괜찮아’따위의 무책임한 말을 뱉지 않으려 부단히 애썼던 것만 같다.]
최근에 읽었던 소설에 나온 한 구절인데 너무 큰 공감을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도 그런 위로를 건넬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말이 화려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기깔나는 표현,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것들이 최근에는 거부감이 들어요.
어디까지 이야기하다가 여기까지 온거죠 ㅋㅋㅋ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을 정리하고 마무리할게요.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에야 그 날개를 편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이고, 부엉이는 철학을 상징합니다. 이는 철학은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역사적인 사건들을 고찰하여 그 의미가 분명해짐을 말합니다. 이를 다시 헤겔의 변증법에 빗대면, 어떤 현상이 있으면 새로운 변화와 혁명이 있고, 그 혁명이 다시 과거가 되어 또 다른 변화가 있는, 반복적 변화와 교정을 통해 진실에 가까운 쪽으로 간다는 것이죠.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모두 방출한다고 해서 속 시원하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걷잡을 수 없는 무의식적인 감정이 폭발되어 나오면 이를 처리해야 하는 ‘의식’이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불편감을 느끼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불안’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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