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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 - 산업유산으로 다시 살린 일본이야기 ㅣ 비온후 도시이야기 1
강동진 글.사진 / 비온후 / 2008년 4월
평점 :
<빨간벽돌창고와 노란전차>라는 예쁜 제목을 가진 제목과 멋들어지게 펼쳐진 건물과 강둑 부근에서 그림을 그린 모습을 담은 표지는 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 든다. 책의 제목에 숨겨져 있는 ‘빨간 벽돌 창고’는 무슨 창고일까? 혹은 어디에 쓰이는 창고일까 생각하며 의문을 가지며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 관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펼쳐진다. 막연히 일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산업유산으로 다시 살린 일본 이야기’라는 문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본’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생각이 나는 것은 ‘우동(가락국수)’, ‘엔화’, ‘자유분방함’, ‘애니메이션’ 등 생각이 난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여기서 다루는 이야기는 내가 생각한 것들과는 전혀 다른 ‘산업유산’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강동진 씨는 건축학을 전공하였다. 저자의 소개를 보고 반가움이 느껴졌고, 나도 건축학에 관심이 많을 뿐더러, 건축디자인, 리모델링 등에 관심이 많은 터였기에 이 책이 더욱더 궁금해졌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 내가 모르는 혹은 궁금해하는 무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동진 씨가 발자취를 남긴 곳은 모두 일본의 지방이었다. 대부분이 아는 대도시인 ‘도쿄‘, ‘오사카’, ‘교토’ 이야기는 일부러 뺐다고 했다. 그래서 지방 곳곳의 산업유산으로 다시 살린 지역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그 지방 중에서 ‘나가사키’, ‘오오무타’, ‘시모노세키’, ‘히로시마’, ‘나가하마’, ‘나고야’ 등 27개 지방이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이들 도시는 버려진 곳을 재활용처럼 재탄생하게 하여 산업유산을 지키고, 유지하는 도시들이다. 그 지역의 특징이나 특산품, 특산물 등 지역을 대표하는 것을 만들어 관광으로 변형시켜 지역을 살리는데 많은 이바지를 하는 셈이다. 즉, 각 지역에 버려진 건물이나, 공장 등을 개축하여 새로운 문화자원으로 만들어서 성공을 이룬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버려진 건물을 새로 완전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건물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 건물의 기본 틀은 남겨두고 부분적으로 개조를 한 셈이다. 즉, 건물을 보면 옛 기억이 생각나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과 부분적인 리모델링으로 인해 그 지역이 주는 이미지를 더 부각시킨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삿포로’는 직접 생산되는 재료로 만든 것들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맥주, 우유, 아이스크림, 버터 그리고 각종 해산물 등. 하지만, 1980년대 들어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삿포로 맥주공장을 교외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지역선도사업’이라는 명록으로 ‘삿포로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다. 기존의 맥주 공장모습에 부분적인 현대식 구조물 때문에 ‘복합상업시설’로 재탄생 된 것이다.
그리고 ‘방적공장’, ‘광산마을’, ‘누에 마을’, ‘여관마을’, ‘운하와 항만’, ‘전차길’ 등 모두 버려진 곳을 새롭게 재탄생시켜 그 지역의 발전과 지역 자산으로 재창조해 소중한 자산이 된 것이다. 세계가 급변화하는 가운데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고, 베끼는 것과 대충 흉내만 내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 문화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남의 것을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성과 모든 것을 고려해서 각 지역의 독특한 무언가를 찾고자 함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필요 없는 건물들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재탄생함으로써 지역 문화발전을 순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며 느낀 거지만, 일본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나! 라는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 고정관념 또한 바뀌어서 예전과는 달리 일본이라는 나라를 나쁘게 보는 경향은 크지 않음을 느낀다. 우리나라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좋은 것들은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할 것들은 바꿀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함이랄까. 다음에 일본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된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지방 도시들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