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따스한 봄날에 혹은 지루한 일생 생활에 무언가 자극이 필요했다. 쳇바퀴 같은 늘, 언제나, 항상 같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놀러 가고 싶기도 했지만, 봄이라는 이름 앞에 바람과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았기에 책으로나마 지루함을 달래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장에서 유난히 빨간 표지의 책을 집어 들었다. 

 표지부터 강렬함을 불러 일으켰기에, 충분히 스릴러 장르임을 직감하게 하였다. 그렇다.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스릴러, 공포, 추리 소설은 언제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대부분사람이 그렇겠지만, 머릿속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데에서 또 다른 재미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장르였다. 나 또한 이러한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추리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다. 바로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였다. 표지와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표지를 다시 보았을 때 제목과 딱 맞아떨어지는 거대한 저택이 기울어져 있는 그림이었다. 이 책은 나에게 궁금증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기대감과 설렘으로 책을 읽어내려 갔다. 

 책의 첫 장을 펼치기 전, 설계 도면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기울어진 저택의 설계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설계도에 그려진 저택이 방마다 번호가 적혀져 있었고, 이것만 보아도 웅장한 저택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면 하나로 나의 궁금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야기는 1983년 일본, 크리스마스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 소야(宗谷) 곶에서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서양식 저택은 ‘유빙관(流氷館)이라 불린다. 이 저택은 오호츠크 해를 내려다보는 대지 위에 ‘기울어진 저택’이라 부르는 별난 건물이었다. 이 저택의 전체적인 모습은, 남쪽으로 5, 6도 기울어지게 설계되었고, 피사탑의 사탑을 본뜬 둥근 탑과 도개교로 이어져 있었다. 즉, 어마어마한 저택의 모습이었다. 

 유빙관의 주인인 ‘하마모토 고자부로’는 크리스마스 밤에 손님들을 초대한다. 자신의 회사 ‘하마디젤’의 회장인 그는 거래처 회사의 ‘기쿠오카베이링’ 사장인 ‘기쿠오카 에이키치’와 그의 애인, 부하직원 부부, 고자부로의 손자, 의대생, 도쿄대생을 자신이 직접 설계하여 만든 저택을 초대하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다. 그리고 ‘하마모토 고자부로’의 막내딸인 ‘하마모토 에이코’는 그들을 맞이한다. 파티를 마친 후 모두 여러 개의 비어 있는 방에 ‘에이코’가 각각 배치를 한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을 때 의문의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바로 기쿠오카 에이키치의 운전사가 살해된 것이다. 의문의 죽음 때문에 경찰들이 들이닥쳤고, 형사들은 그들의 알리바이 알려고 한 명씩 불러서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고 모두 결백하다는 결론이 난다. 그리고 또 한 번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죽음을 맞이한 인물은 ‘기쿠오카 에이키치’였던 것이다. 그들은 점점 공포를 느끼며 신년의 새해가 밝을 때까지 형사들과 함께 저택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수사의 진척이 보이지 않자, 점성술사 ‘미타라이 기요시’와 친구인 ‘이시오카 가즈미’가 밀실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자 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함께 범인을 찾으려고 몰입하게 되었고, 이야기의 중간마다 복선이 등장하긴 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긴가민가했기에 그 복선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해서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책을 읽는 동안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미스터리의 밀실 살인 사건이기에 어떤 트릭을 사용했을지도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그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점성술사인 ‘미타라이 기요시’가 너무 늦게 등장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이 들었고, 밀실 살인을 한 동기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범인을 찾으려고 골똘히 생각하며 한 글자씩 곱씹으며 읽어 내려간 나 자신을 보면서 범인은 쉽게 잡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미스터리를 잘 푸는 사람이라면 범인을 잡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미스터리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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