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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 플라워
노사라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밤하늘에 빠방 터지는 불꽃놀이에 감탄한다. 실제로 보면 넋놓고 바라다 볼터다. CG로 제작된 불꽃놀이의 향연조차 모니터속이지만 뭔가 예사롭지 않다. 좋은 일이 터질것만 같다.그런 예감,예기치 못한 감정의 폭발때문에 시간을 비워가며 구경길에 나서는 것일지도 모른다.
매년 봄이면,우리도 진해나 여의도의 벚꽃 구경을 간다. 분홍빛으로 하늘을 가린 장관은 늙은이의 마음에도 화사함을 선사할 것이다.생명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것이 꽃이 만인에게 주는 뜻밖의 선물일지다.일본은 사철 마쯔리가 꽤 성행하고 있다. 매화꽃,벚꽃,해바라기(向日葵,ひまわり),수국(紫陽花,あじさい) 등이 피는 계절이 돌아올 때면 축제로 특별한 날을 기리고 있다. 여기에는 꽃이 빠질 수 없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꽃은 가족,연인,친구에게 사랑하는 마음,고마움,미안함을 전달하는데 아주 좋은 매개체가 된다.집밖에서만이 아니다. 집안뜰에서도 꽃은 아름답게 화단을 풍성하게 매운다.집주인의 마음을 담은 생명들이 여기저기 톡톡 봉우리를 터뜨린다.
계절하니 벌써 장마철로 접어들었다. 여름꽃하면 생각나는 것이 수국이다.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는 여름 제철꽃 수국 축제가 도쿄에서 한 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가마쿠라(鎌倉)에서 열린다.여름비를 맞아서인가 새하얗게,파랗게,또는 보라빛으로 물든 수국은 한층 싱그러워 보인다. 현지에서도 그렇게 인기일 수가 없는가보다. 불꽃놀이(하나비)처럼, 꽃구경(花見,하나미)도 현물로 보면 눈을 떼기가 어려울 정도로 마음을 뺏긴다. 그런데, 책으로 만나는 꽃구경도 그 향기가 예사롭지 않을 수 있었다. 이렇게 예쁜 책이 있나 싶을정도다. 무슨 이유가 더해져서일까. 눈에 보이지 않아도 꽃이 아른거리는 이유가 있다.그것이 존재하는 것에는,비단 기념일뿐만이 아니다. 꽃은 언제나 우리 마음안에 화단을 차리고 꽃마다 기억을 심어내고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전혀 삭막하지 않게.
책의 동선이 도심이라고 해도,전혀 갑갑한 느낌이 묻어나지 않는다. 정갈한 플라워숍은 꽃을 다듬는 플로리스트들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눈으로도 꽃의 매력적인 향기와 색채가 충분히 다가온다. 거기다 관리하는 이의 정성까지 곁들여져 더 정신줄을 놓게 된다. 도심의 탁한 공기와 일편천률적인 시멘트,철재 빌딩 속에서 자그맣게 환한 얼굴을 내민 꽃가게는 도심이 싫은 사람도 발걸음을 멈추는 마력이 있다.도심 속 자연의 향기를 선사하는 <플로리스트 노사라의 도쿄플라워>는 멋지게 도쿄를 기획하고 있다. 그다지 도쿄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내가 가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좋았을 것을.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책 한 권이라면,향긋한 기분이 들 것이다. 부슬부슬 비 내리는 날이라도 좋다. 조용히 도쿄 꽃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찬스다. 꽃을 전하는 순수한 마음을 기분좋게 느낄 수 있었다. 내 주위 책상 위에는 어머니가 옮겨심으신 화분이 주위를 싱그럽게 물들이고 있다.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