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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 - 제주 곳곳에 소담하게 자리 잡은 마을책방,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특별한 책방 30곳
고봉선 지음, 제주의소리 엮음 / 담앤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어쩌다 보니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채 가을을 지나고 있다.
원래 9-10월쯤 어디라도 가보려 생각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이미 11월이다.
한 해가 어느덧 끝을 향해 차곡차곡 가고 있은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든다.
나의 일상은, 그냥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맞을까 하는 작은 의문도 함께 든다..
뭔가 조금 심심하고 밋밋한 기분이 들어 괜히 비행기 표를 검색하고 있을 때,
<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 라는 책이 책 덕후에게 와버렸다.
뭔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기분이다.
“큰길, 작은 길, 골목길, 올레길…
제주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길’.
이제 제주의 자연을 벗 삼아 거니는 ‘책방길’을 걸어볼 시간!”
고봉선 시인께서 제주도 곳곳에 위치한 동네 책방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각 책방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여,
고 시인만의 정겨운 문체로 담아낸 책이다. 원래 제주의 독립언론 <제주의 소리>에 연재했던 내용이라고 한다.
작가님의 문체가 참 따스하고 정겨워서 읽으면서 책이 더 좋아졌다.
안타깝게도 고봉선 시인은 책을 준비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시고,
이 책은 유작이 되었다.
책이 무척 좋았기에, 더 애틋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책도 좋아하고 산책도 좋아하고 자연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그 어떤 여행 가이드북보다 더 근사한 책이다.
아담하고 작은 책방 30곳이 애타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방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느낌보다,
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소담한 공간이 좋다.
자연스럽고 편하고 작은, 그런 공간
서점이 아니라 '책방' 이라는 단어도 참 정겹다.
작은 다락방같이 소중한 공간이 연상된다.

" 아담한 공간 안에는 책방지기만의 감각으로 서가를 구성하고, 저마다의 독특한 분위기가 스며 있었다."
책방지기만의 감각, 그것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파악하는 저자의 시선, 이게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놓치기 쉬운 포인트를 찾아내고, 책방지기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 잘 스며들어 있다.
" 책의 가장 큰 힘은은 무엇일까? "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작은 책방들,
책 속에 있는 사진을 하나하나 보고 있노라면, 안 갈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여기는 이래서 가야하고, 저기는 저래서 가야하고....
가까운 제주도라서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아, 작은 도전 욕구가 솟아난다.

조금 작은 책방도
더 작은 책방도 괜찮다.
책방 지기의 손때와 마음이 들어간 공간을 하나하나 더듬어보며
그중에서 제일 먼저 눈이 간 책 한 권 사서 가방 속에 쏙 넣고 싶다.
여행 중에 만난 문장이 "최고의 문장" 이 될 때가 있는데,
그와 함께 "최고의 서점" 도 만나고 싶은 욕심이 든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서점 어딘가에서 만나게 될 것 같다.
그것 또한 우연이고 필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