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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기차 여행 ㅣ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다니 토랑 지음, 엄지영 옮김 / 요요 / 2022년 10월
평점 :
이 책을 내가 선택한 건 순전히 기차여행이라는 테마에 끌렸기 때문이다.
여러 이동 수단 중에서도 기차를 좋아하는 편인데. 일등석 기차 여행은 어떨지 궁금했다.
창가에 비친 알 수 없는 여자의 표정도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곳에서 당신의 여행이 끝난다면,

생각을 정리하거나, 책 읽기 좋은 장소 중 한 곳이 기차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면 오랫동안 풀지 못한 고민덩어리가 우연찮게 풀리기 시작한다. 도착지에 도착할 때까지 다 풀지 못할 때면
이 기차의 종착역까지 함께하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보통 고민의 해답을 찾았기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차에서 내릴 수 있다.
그리고 기차 독서의 좋은 점 하나는 적당한 백색소음 속에서 읽으면 책이 정말 맛깔나게 읽힌다. 머릿속으로 술술 흘러들어오는 느낌.
나의 기차 여행은 이래서 좋았다.
머릿속이 정리되거나, 더 나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어서.
책 속 주인공의 기차 여행은 나와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끝은 비슷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타인이 정해놓은 삶 속에서 살던 클레멘티나.
한순간에 약속된 미래를 잃어버린 그녀는 잠시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중 어떤 결심과 함께 일등석 기차표를 산다.
그리고 그녀의 여행은 시작된다. 이 여행은 1년 뒤, 사계절이 흐르면 끝이 난다.
그녀에게 여러 사람들이 다가오고 자신이 정해 놓은 미래를 그녀에게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 미래는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닌 타인의 미래 속에 한 부분일 뿐이었다.
기차는 계속 다음 계절을 향해 흘러간다.
여러 달콤한 미래를 약속하는 남자들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나는 클레멘티나.
4계절의 끝이 올 때쯤 클레멘티나는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했다.
내가 아직 찾지 못한 걸 이 주인공을 찾았을지
이 여행의 끝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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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도
문장도
책의 내용도
나를 위한 선물 같았다.
한 해의 끝을 향해 가는 지금, 2022년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나며
어떤 생각들을 했고, 어떤 풍경들을 담았는지, 그리고 그다음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인지
생각이 점점 복잡하게 밀려올 때 이 책을 만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기차 여행을 떠나야겠다.

" 기차와 하루하루가 전속력으로 흘렀다. 크레멘티나는 신비에 싸인 인물이었다.
그녀가 여행을 시작한 지 6개월이나 흘렀지만, 어디에서 내릴지 또 언제 다시 나타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차는 여름을 뒤로하고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궂은 날씨의 가을이 기다리고 있었다.
플랫폼에는 클레멘티나가 가을과 함께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클레멘티나는 정처 없는 여행을 계속했다. 기차 밖의 추위는 황혼의 가을을 겨울로 물들여 놓았다. "
"클레멘티나는 자신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생각에 달콤한 현기증을 느끼며 밖을 내다보았다. "

그림만큼 아름다운 문장들로 가득한 책
다소 어둡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의 삶에 먹구름이 끼었을 때를 생각하면
책 속의 그림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차여행 #일등석기차여행 #그림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