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러브 안전가옥 앤솔로지 7
표국청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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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x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두 번째 공모전 수상 작품집

<<뉴 러브>>를 읽어 봤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쓰여진 책은 정말 많은데

이렇게 많은 사랑과 방식은 매번 다르게 다가온다.

소설 속 사랑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펼처지는 사랑 얘기를 담았다.






제일 기대가 되었던 작품

장군님의 총애라는 뭔가 뻔하다면서 계속 뒷 장을 읽게되는,

흥미진진할 것같은 뻔한 염정소설같은 제목은 사실 소설 속 게임의 이름이다.

AI가 설정된 공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그 사랑을 지키는데에는

세계의 창조주 또는 개발자라고 부를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인 동진의 감수성이 큰 역할을 했다.

게임 속에 갇히는 소설이나 영화는 가끔 봤는데 AI가 AI임을 인지하고,

세계를 복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하는 이야기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당연하게 시나리오에 맞춰 주어진 설정값 사이사이에는 같은 동네를 나고 자란 사이라는 점,

마을을 아끼는 이장이라는 점이 사랑을 알게 된 옥지와 같은 능력을 갖게 된 점처럼

주어진 설정 값 사이사이에 개연성을 지키기 위해 들어간 사실들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었다.




대표가 자신이 사랑하는 시나리오를 돈을 지키기 위해

데이터를 지우라고 한다.

그것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처음엔 개발자 동진이 여태껏 없던 AI의 발전을 지키고 싶어 하는 걸 이해는 가도

대표를 막는건 감정이 과한 것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진성과 옥지가 살아 있었을까?

그리고 진성과 옥지가 데이터가 지워졌다고 해서 같은 일이 다시 안생겼을까?

나중엔 동진의 행동이 더 나은 결과라고 생각하게 됐다.




죽는 것을 반복하고,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설정 값이 그렇기 때문에 울 수도 없고 억지로 웃는다.

같은 자리에 맴돌고, 반복되는 죽음을 봐야한다.

인간과 설정값이 달라서 미치는 게 아니라 '정말 싫은' 것 아닐까.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한 것도,

치밀한 마케팅을 짜고 대표를 설득할 준비를 미리 다 해놓은것도

깔끔하게 닫힌 해피엔딩이어서 좋았지만 사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진성과 옥지의 상태이상 결과값이다.

상태이상 LOVE를 AI인 옥지가 변수를 선언하고 정의해서 자신과 진성의 상태이상에 대입을 했다.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자신의 상태를 사랑이라고 정의했다.

데이터에 수 많은 사랑이 있었다는 점,

사랑이 무엇인지, 자신의 상태가 무엇인지,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안다는 점 모두 좋았다.

어떻게 감동이 아닐 수가 있지.



자신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 벨루가라는 점도,

어쩌면 스파이가 맞다는 것도 말하지 못하는데

있는 그대로를 멋지다고 아껴주는 앵지가 있다.

다른 벨루가들과 다르다며 배척받으려고 하자

그 앞을 막고 당당하게 옹호한다.

멋있다고 말하고 계속해서 좋다고 말해준다.

순수하고 적극적이라고 느껴졌다.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기다리고 연구하고 언제 어디서 신호가 끊길지 모르는 곳으로 멀리 보낸다.

결국 놓아주고 외로워질 걸 알지만 괜찮다고 말하는 모습들이 또 다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 많은 염려의 말 속에서 로봇 벨루카 벨카는 염려를 읽어내지 못하는 것만 같았는데

인간에서 AI로 그리고 벨루가로 살았던 벨카가

인간과 벨루가 사회 모두에 속해서

다른 사회 구성원과 다르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다.


어린아이였고 코마 상태에 빠진 인간이었고 AI였고 벨루가였던 벨카는

정체성을 하나로 정하지 않고 모든게 자신이라고 받아들였다.

인간 세상에 속해서 같이 따라가지 못하던 벨카는

기술의 발전으로 멀리까지도 나아가 같이 지낸다.

앵지와 함께 한 찬란한 시간의 끝을 함께 맞이한다.



이 소설이 좋았던 점은 단지 AI가 된 인간이나 돌고래와의 사랑이야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구원인 엄마가 벨카에게 어떤 사랑을 했는지 그리고 환경오염에 관한 언급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점이었다.





가장 확고했던 사랑의 대상이 대체된 것도 몰랐단걸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면 너무 섬뜩하게 느껴진다.

원효대사 해골물 일화보다 더 철렁 내려앉는 건

언제부터, 무엇을 사랑 한 것인지,

사랑이긴 했는지,

지금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맞는지 계속해서 의심하게 된다는 점이다.

저 얘기를 한 엄마를 원망했을 것 같다.

재미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을진 몰라도 상호신뢰가 무너지는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산 사람을 죽이는 일과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 기본적으로 같은 무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것 같다.

동일 선상에 올려 본 적이 없었는데 잠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어느정도 맞는 말 같기도.

많은 선택지를 앗거나 쥐여주거나 결국 거래품목은 선택지니까.







피임약을 먹었단 걸 알고 부부가 매번 지켜오던 저녁 식사를 머리에 부어버리고 손찌검을 했다.

보고 이게 가치관 안맞는 사람과 결혼했는데 상대가 행동이 앞서고 생각이 짧은 사람이면 이렇게 되려나 싶었다.

저녁식사도 주인공이 차렸고, 아이를 가졌을 때 커리어를 가장 망치는것도 주인공이었다.

자신의 직업이 양육을 위한 부수적 수단이라고 느껴도

주인공도 그렇게 생각해야한다는 건 강요고 폭력이다.

네 삶을 포기해서 아이를 길러야한다는 말이랑 뭐가 다른가 싶었다.

남편이 자신에게 있었던 일시적인 문제로 사과를 했던게 억울하다고 느꼈을까?

3년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 화를 낸 걸까?

솔직히 이해도 안되고 이해하기도 싫다.

처음엔 피임약을 보고 바람을 의심하기라도 하나 싶었다.

피임약을 먹었다고 이유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저런 폭력적인 행동이라니.

자신이 뜻하는 대로 안됐다고 화풀이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싶었다.

나는 사실 굳이 살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렸고,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은 상황에서 그 일이 없던 것처럼 행동을 했다.

서로 묘한 위태함을 느끼다가 남편의 상사는 주인공에게 와서 추모하는 행동을 해보이고,

주인공 때문에 남편이 이상하더란 말을 하고, 추궁하고 따지듯 말한다. 부정을 의심한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남편의 상사는 살려낸 주인공의 선택을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라면서

잘도 '대담하면서도 인간적이며 불경하고 폭력적인 선택'이라고 말한다.

기어코 자신이 본 남편의 눈을 말한다.

완벽한 불청객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과 남편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은 결국 남편에게 말하기로 한다.

과거는 없던 일이 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형태로 자신의 거짓말과

남편의 폭력이 집 곳곳에 흩뿌려져 있단 걸 인정했다.

주인공이 말한 속죄는 복제되어 삶을 연명하는 남편이 아닌 죽어버린 남편에게 하는 속죄였을 것이다.

이번엔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들었을까?

자신이 했던 행동을 받아들였을까?

그리고 복제된 남편은 복제되기 전의 자신과 본질적으로 같은 인물이라고 느꼈을까?

많은 궁금증이 일었다.





사랑하는 것들을 훔쳐서 결국 자신 안에 공허함만 가득찬다.

자신에게 없던 것들을 욕심껏 채워간다.

사랑하는 것을 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면

아낌없이 사랑해주던걸 느낄 수 있었다면

서희도 사랑해주는 사람 한 명 쯤 곁에 둘 수 있었겠지.

보면서 묘하게 생각나던 책이 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인데 자신에게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취하고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어 갔지만

결국 공허함만 남는다는 점에서 계속 생각났다.

그루누이와 서희는 분명 다르다.

서희는 사랑을 쏟던 엄마가 있고,

존중하고 동경해주던 범준이 있었다.

표정이 늘고 시간이 지나며 넓어진 인간관계 속에서

만났을 인연들을 표정을 훔치면서 망가뜨렸다.

생에 전반에 걸쳐 원하던 것의 끝을 보았지만 남은 것은 공허함 뿐이다.

서희가 사랑한 건 아영 그 자체가 아닌

아영의 해방감에서 나오는 환희의 표정이었다.

결국 자신의 욕구만을 채워온 서희는

사람이 아닌 표정 그 자체를 사랑했거나 자신만을 사랑했던게 틀림없다.

감상으로는 무엇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사랑해야하는지 착각을 하면

결국 지난 사랑에 대한 아쉬움으로 공허함이 남는다는 게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라에서

청년간의 소개팅을 주선하는 시대에서의 만남을 다뤘다.

단순 연애 이야기보다는 한류스타의 소개팅으로 인해 일어나는 파급 효과나

평범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주가 되었다.

문제 파악이 안되는 나라에서 왜 출산률이 낮을 수 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한류스타와의 소개팅이라니 정말 비현실적이라서

가능성 제로의 연애인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었다.


연애 가능성 제로를 도출해낸 알고리즘이 돌고돌아 연애 가능성을 미지수로 만들었다.

결국 둘은 만났고 둘의 이야기가 끝임없이 이어졌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어떤 결말로 인연이 정의되던 나쁘지 않은 만남일것이다.

새로운 세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줬다.

연애 상대로의 사랑 뿐만 아니라 망한 사랑도,

사랑일지 모르는 사랑도 보여줘서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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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의 세상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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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이 높고 사건이 휘몰아치는데 이상하게 잔잔하게 느껴졌어요. 흐름이 짜임새 있어서 사람들의 행동을 납득하면서 읽게 됐거든요! 여러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였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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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의 세상
김남겸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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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긴 하는데 막상 생각해보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도 단편정도고 아니면 연애소설 정도였는데 소개가 너무 흥미로웠다.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왕따 소년이 겪게 되는 지옥의 디스토피아. 그 끝에서 밝혀지는 충격적 반전.'

사실 이 문장보다는

다짜고짜 학교를 결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덜컥 약속을 하고 협박때문에 등교했다가 참혹한 사건을 겪고

칩거를 하다가 결국 나왔는데

세상이 뒤집혀있다는게 초반부의 줄거리였다.

미친듯이 뒤집히는 전개가 너!!무!! 궁금했다.

소개만 보고 이거..뭐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데?싶었다.





소제목만 봤는데 다 읽은 후에 새삼 생각해보면 1.2.3 장이 말하는 것도 많지만 4장 재회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아영과 로하가 만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과거가 비틀렸으니, 사라진 시간선의 로하와 아영이 과거에서 재회하는 걸 말한다고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으면서 프롤로그가 시작한다.

연쇄적으로 비극이 휘몰아치면서 사람이 죽는데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이나,

애인을 밀치고 달리는 모습 등 세밀한 묘사로 현장감이 느껴졌다.

테러를 한 사람은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이 한 일이 결국 옳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테러보다 더 큰 일이 일어나리란 걸 암시하며 심상치않게 시작한다.

주인공 로하는 고아원에서 자라 고등학교를 위해 독립했다.

삶이 무겁고 빡빡해서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혼자만 불행을 안고 있는 게 아니라며 안도하다가 그런 자신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낀다.

잘 지내냐며 안부인사에도 답장 할 감정적 여유가 없다.

공부나 미래보다는 당장 눈 앞의 생활비, 학교폭력이 먼저 숨통을 조르고 있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왕따가 되었을 같은반 학생인 '한위'가 더 나서서 괴롭히는데 그마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잔해하는 것도 같다.

그런 로하가 참기 힘든 건 '저 녀석들 중 누군가는 커서 경찰이 될 것이고, 누군가는 정치인이 되겠지?'하는 생각이다.

자신을 무시하고 방관하는 같은 반 학생들이나, 괴롭히는 주동하는 건호나.

태어나 살아가는 삶이 후회되고, 지금 사는 곳이 지옥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같은 반 학생들이 눈 앞에서 모두 총살당해 죽는 것을 봤는데도

눈 앞에서 모두 죽었다는 것에 당황은 했지만

병원에서 깨어난 후 너무나도 멀쩡했다

. 괴롭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지만 로하가 힘들어 한 점은 모두가 죽었다는 점보단

사람들이 그에게 갖는 편견어린 눈빛과 원하지 않던 관심이었다.

힘들고 지옥같던 시간에는 동정심은 커녕 못 본 척하던 담임선생님의 염려어린 문자나

(그 염려가 로하의 상황에 대한 것보다는 자신의 입지와 관련있던 게 아닐까.)

제 입맛에 맞게 로하에 대해 떠드는 말이었다. 현실적이었다.



sf 소설을 보면 좋아하는 점이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들의 태도를 구경하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일상에 스며든 sf적인 요소이다.

선을 잡아당기면 발열이 되는 즉석라면이나 빛이 안 드는 곳에는 의무적으로 설치된 태양광 전등이라던가

도파민 수치를 조절해서 최상의 학습상태를 유지해주는 기기같은 것들.

이런 요소를 살피면서 읽는 건 소설의 전개와 별개로 쏠쏠하게 읽는 재미가 있다.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약자를 겁간하고 약탈하고

흥미로 사람들의 밑바닥을 드러내게 해서 갖고 노는 사람들이 나온다.

디스토피아 소설 답게 도덕을 찾아보기 힘든 암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움을 받아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계속해서 의심 해야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회가 조금만 혼란해도 약자가 제일 먼저 살기 힘들어지는데

세상이 뒤집어진 로하의 세상에서 로하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약자를 겁간하고 약탈하고

흥미로 사람들의 밑바닥을 드러내게 해서 갖고 노는 사람들이 나온다.

디스토피아 소설 답게 도덕을 찾아보기 힘든 암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움을 받아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계속해서 의심 해야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회가 조금만 혼란해도 약자가 제일 먼저 살기 힘들어지는데

세상이 뒤집어진 로하의 세상에서 로하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인류학 수업 시간에 시대에 따라서 도덕과 옳은 것이 변화한다는 말이 인상깊었는데 그게 이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로하가 살던 세상의 도덕이나 양심, 상식은 아영의 세상에서는 가식이고, 세상이 멸망한 이유였으니까.

그럼에도 내가 로하의 생각에 동의하는건 내가 사는 세상은 약자는 돕는 게 옳은 세상이라 그런가보다.





처음엔 k가 프롤로그의 테러범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엔 스카이트리에 있던 아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그 안의 누군가 중 하나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야기 안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이 대처하는 방법, 튀어나오는 선의, 무력함에 대한 절망등을 보는 것도 흥미진진했지만,

에필로그에서 끊임없이 사람은 다면적이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존재라고 말하는 느낌을 받아서 더 좋았다.

또 에필로그가 해석의 많은 여지를 줘서 더 재밌었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인데 또 분명 닫힌 결말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끝이지 싶은 느낌.

단순한 게임이었을까, 시뮬레이션이라고 했으니 이미 과거 아니었을까? 시간 이동 장치가 있었으니 (소설 속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전체적으로 다 읽은 후에 로하에게 호의를 베풀던 최철호는 작중 로하의 세상의 일반적인 선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최철호가 의인이라거나 최철호가 하는 일들이 모두 옳은 것이었다기보단

주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착한 사람, 착한 어른 같은 존재라고 느껴졌다.

만약 게임 속 시나리오를 짠 대화명 '철호'가 동일인물이라면 그가 k나 다른 시나리오 참여자들과 달리

직접 시간 이동을 하는걸 설명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느껴졌다.

인물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점이나, 행동의 이유가 생각치 못한 이유였던 점,

인물들의 관계 들을 살펴보면서 의외고, 반전인데 또 납득이 가는 전개였다.

400쪽이 좀 넘는 장편소설이었는데도 몰입감있게 읽었다.

sf 장르소설을 좋아하다면, 안 좋아하더라도 줄거리를 읽고 나면 흥미로워서 읽게 될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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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랜드 라임 청소년 문학 50
마틴 쇼이블레 지음, 김완균 옮김 / 라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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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한 시대를 담는다.

나라마다 다른 인사말도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말이었지만

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녹아있다.

그런 클린랜드의 인사는 '보건법을 준수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클린랜드는 청결이 예의고, 위생이 가족의 스킨십보다 더 상위의 가치인 세계이다.

그래서 노년층이 취약하기에 위한다는 목적으로 격리되어 생활한다.

건강 만을 위해서 많은 것들이 제약받는다.

설탕이나 커피 소금까지도.

여행은 말할 것도 없다.

팬더믹 이후에 위생을 위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항상 입는 프로텍터와 바이저가 있고 어딜 가든 소독와 스캔으로 청결을 유지한다.

심지어 건강을 위해 운동, 식단, 수면까지도 제안을 해준다.





쉴로는 보건법이 온전히 스며든 세대이다.

엄마는 보건법과 밀접한 직장을 다니고,

할머니는 팬더믹 이전부터 살아와 '구식' 삶을 그리워한다.

이야기는 클린랜드에서 자라오고, 보건법을 잘 지키는 쉴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쉴로는 세이프 박스를 이용한 여행을 말하자,

할머니는 남편과 하던 여행을 떠올린다.

쉴로가 보기에도 할머니는 무척 슬퍼보였다.

할머니는 그런 쉴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안타까워하지 않았을까?

안전한 곳에서만 생활하는 자신과

자유롭게 맞는 바람을 모르는 손녀를.

쉴로는 할머니가 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장비인

프로텍터가 아닌 '구식'옷을 입는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간에서 대화를 나누지만 참 다른 세대다.

 

쉴로의 공식접촉자(친구)인 사미라는 프로텍터와 컨트롤러의 강제성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청결부에서 일하는 쉴로의 엄마와 달리

사미라와 동생 오스카의 부모님은 청결부에서 일하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가정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사미라는 쉴로의 할머니가 청결법을 지키기 위해

소소한 모든 것에 제약이 달린 것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쉴로는 보건법을 엄격히는 지키지 않던

사미라의 가족에 생긴 문제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성장하게 된다.





사미라는 자신의 동생 오스카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행동하다가 보건법을 어기게 된다.

보건법을 지키지 않은 공식 접촉자인 사미라를 구하기 위해 동기부여 아카데미를 면회하는데,

감옥과 같이 면회를 하고,

수면제와 세뇌에 절여진 듯 보이는 사미라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비교적 느슨해서 가족간 스킨십을 하는 사미라의 가정과는 다름을 전보다 더 직접적으로 느낀 쉴로는 더 성장한다.

클리너 토코를 따라서 클린랜드 밖의 세상에 발을 내딛게 된다.

처음 접하는 프로텍터 밖의 삶에서는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것들이 한 가득이었다.

보기만 해도 위법이 가득해 큰 충격을 받지만 나중엔 위법을 행하기까지 한다.

쉴로는 안전한 감옥이 아닌 위험한 자유를 택했다.

성적보다 공식 접촉자가 더 중요하고,

엄격한 보건법을 어기는 게 무서워 말도 못하고 바라만 보던 쉴로는

엄마는 보건법에 지치진 않았는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쉴로는 클린랜드 밖에서 할아버지를 만난다.

클린랜드에서는 무릎에 피가 나지도 않고 단지 프로텍터가 조금 찢어진 걸로 자가격리를 하고 계속해서 안전에 대해 염려했다.

멀리 떨어져 구역을 나눠 행동해야 했고,

조금 가까이 있는 것도 무례하고 이상한 행동이 되었다.

시크랜드에 오자마자 쉴로는 사람들에게 치인다.

피가 나더라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

감상평

처음엔 코로나와 덧대어 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미지의 세계로 알지도 못했던 자유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분명 쉴로의 미숙한 생각들도 보이지만,

고민하고, 옳은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더 넓은 시야를 갖게되는지

또 상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들이나 예견된 이별에 대한 아쉬움들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알게 된 더 넓은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은 깨끗하거나 안전하지도 않은 자유가 있었다.

더 이상 엄마도, 할머니도, 자신을 지켜주던 프로텍터도 없지만

쉴로는 사미라와 오스카 그리고 할아버지라는 형태로 자유로움을 누리게 되었다.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상이 있을 수 있고,

그 세상이 완벽하다거나 꽃길은 아닐지라도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격려해 준다.

쉴로처럼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거나, 엄마처럼 자리에 남아 응원하거나.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난 할 수 없다는 걸 독자 모두가 알 것이다.

수많은 갈림길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추천한다.

청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해 보건법, 프로텍터, 컨트롤러 같은 많은 보호 속에서

나만의 시크랜드를 찾아야 한다.

청소년은 토코와 쉴로가 갔던 클럽도 찾아보고, 준비를 하고,

예견치 못한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며 성장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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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랜드 라임 청소년 문학 50
마틴 쇼이블레 지음, 김완균 옮김 / 라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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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에게 의구심을 갖고 뛰어 넘어 자유를 찾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어요. 점점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알아가며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책이었어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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