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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랜드 ㅣ 라임 청소년 문학 50
마틴 쇼이블레 지음, 김완균 옮김 / 라임 / 2021년 4월
평점 :


인사는 한 시대를 담는다.
나라마다 다른 인사말도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말이었지만
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녹아있다.
그런 클린랜드의 인사는 '보건법을 준수하세요.' 그리고 '건강하세요.'
클린랜드는 청결이 예의고, 위생이 가족의 스킨십보다 더 상위의 가치인 세계이다.
그래서 노년층이 취약하기에 위한다는 목적으로 격리되어 생활한다.
건강 만을 위해서 많은 것들이 제약받는다.
설탕이나 커피 소금까지도.
여행은 말할 것도 없다.
팬더믹 이후에 위생을 위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항상 입는 프로텍터와 바이저가 있고 어딜 가든 소독와 스캔으로 청결을 유지한다.
심지어 건강을 위해 운동, 식단, 수면까지도 제안을 해준다.

쉴로는 보건법이 온전히 스며든 세대이다.
엄마는 보건법과 밀접한 직장을 다니고,
할머니는 팬더믹 이전부터 살아와 '구식' 삶을 그리워한다.
이야기는 클린랜드에서 자라오고, 보건법을 잘 지키는 쉴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쉴로는 세이프 박스를 이용한 여행을 말하자,
할머니는 남편과 하던 여행을 떠올린다.
쉴로가 보기에도 할머니는 무척 슬퍼보였다.
할머니는 그런 쉴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안타까워하지 않았을까?
안전한 곳에서만 생활하는 자신과
자유롭게 맞는 바람을 모르는 손녀를.
쉴로는 할머니가 몸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장비인
프로텍터가 아닌 '구식'옷을 입는다고 생각한다.
같은 시간에서 대화를 나누지만 참 다른 세대다.
쉴로의 공식접촉자(친구)인 사미라는 프로텍터와 컨트롤러의 강제성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청결부에서 일하는 쉴로의 엄마와 달리
사미라와 동생 오스카의 부모님은 청결부에서 일하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가정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사미라는 쉴로의 할머니가 청결법을 지키기 위해
소소한 모든 것에 제약이 달린 것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쉴로는 보건법을 엄격히는 지키지 않던
사미라의 가족에 생긴 문제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성장하게 된다.

사미라는 자신의 동생 오스카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행동하다가 보건법을 어기게 된다.
보건법을 지키지 않은 공식 접촉자인 사미라를 구하기 위해 동기부여 아카데미를 면회하는데,
감옥과 같이 면회를 하고,
수면제와 세뇌에 절여진 듯 보이는 사미라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비교적 느슨해서 가족간 스킨십을 하는 사미라의 가정과는 다름을 전보다 더 직접적으로 느낀 쉴로는 더 성장한다.
클리너 토코를 따라서 클린랜드 밖의 세상에 발을 내딛게 된다.
처음 접하는 프로텍터 밖의 삶에서는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것들이 한 가득이었다.
보기만 해도 위법이 가득해 큰 충격을 받지만 나중엔 위법을 행하기까지 한다.
쉴로는 안전한 감옥이 아닌 위험한 자유를 택했다.
성적보다 공식 접촉자가 더 중요하고,
엄격한 보건법을 어기는 게 무서워 말도 못하고 바라만 보던 쉴로는
엄마는 보건법에 지치진 않았는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쉴로는 클린랜드 밖에서 할아버지를 만난다.
클린랜드에서는 무릎에 피가 나지도 않고 단지 프로텍터가 조금 찢어진 걸로 자가격리를 하고 계속해서 안전에 대해 염려했다.
멀리 떨어져 구역을 나눠 행동해야 했고,
조금 가까이 있는 것도 무례하고 이상한 행동이 되었다.
시크랜드에 오자마자 쉴로는 사람들에게 치인다.
피가 나더라도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한다.
감상평
처음엔 코로나와 덧대어 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미지의 세계로 알지도 못했던 자유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분명 쉴로의 미숙한 생각들도 보이지만,
고민하고, 옳은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더 넓은 시야를 갖게되는지
또 상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들이나 예견된 이별에 대한 아쉬움들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알게 된 더 넓은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은 깨끗하거나 안전하지도 않은 자유가 있었다.
더 이상 엄마도, 할머니도, 자신을 지켜주던 프로텍터도 없지만
쉴로는 사미라와 오스카 그리고 할아버지라는 형태로 자유로움을 누리게 되었다.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상이 있을 수 있고,
그 세상이 완벽하다거나 꽃길은 아닐지라도 고민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격려해 준다.
쉴로처럼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거나, 엄마처럼 자리에 남아 응원하거나.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난 할 수 없다는 걸 독자 모두가 알 것이다.
수많은 갈림길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추천한다.
청소년이 어른이 되기 위해 보건법, 프로텍터, 컨트롤러 같은 많은 보호 속에서
나만의 시크랜드를 찾아야 한다.
청소년은 토코와 쉴로가 갔던 클럽도 찾아보고, 준비를 하고,
예견치 못한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며 성장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