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긍정 - NEVER SAY NEVER
김성환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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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만 보고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주는 단순한 자기 계발서인 줄 알았다.

한두장을 넘겨보고는 세일즈맨을 위한 실전 가이드북인줄 알았다. 그래서 괜히 해당 사항도 없는 내가 시간 낭비 하는 것은 아닌가 했다.

열장쯤 읽었을 때 나는 이 책이 열심히 살며 자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물론 이야기의 바탕은 세일즈이다. 그러나 세일즈 잘하는 법만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창조적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굉장히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보험 회사의 설계사로 취직해 지금은 회사의 리더로 살고 있는 저자가 8000만원의 빚에서 헤어나 억대 소득자가 되기까지의 열정이 담긴 인생 스토리가 담긴 책을 읽으며 나는 세일즈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혹은 세일즈로 성공하다니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아, 어느 분야든 이정도로 매진하면 리더급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그거 일 중독자로 보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열정을 다해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모른다. 그를 보며 내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나 역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가 내 업무에 그의 작업 스타일을 어떻게 응용해 볼 수 있을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일을 할 때 꼼꼼하고 신중한 면이 있는데 신중하다 못해 제 때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면이 있다면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로는 생각했으면 우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아무리 큰 꿈이라도 구체적인 계획이 있고 자신감, 믿음이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을 통해 실적을 올리던 기존의 세일즈와 달리 구체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미개척 분야를 직접 찾아나서는 그의 도전 정신과 창의력을 본받고 싶었다. 사람들의 반대와 우려로 움츠러들만도 했을텐데 그의 자신감과 큰 배포가 부럽기도 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고 세일즈는 나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데 싶었지만 그의 말대로 꼭 물건이 아니더라도 자본주의 사회는 궁극적으로 무언가를 교환하는 사회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하는 일도 고객하고의 1대 1의 세일즈가 아니다 뿐이지 아주 거리가 먼 이야기도 아니라 느껴졌고 읽다가 공감 가는 부분이나 잊지 않고 싶은 부분이 있어 수첩에 적기까지 했다.

그 중 하나가 이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당신의 인상이 당신 스스로가 원하는 인상과 일치하는가?”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내가 원하는 인상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그러고보니 그저 잘 보이고 싶다 정도이지 구체적으로 원하는 인상이라는 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그렇게 보이도록 옷차림을 바꾼다든가, 인상을 신경쓴다든가 하는 노력은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똑부러지게 일하는 커리어우먼으로 보이고 싶으면서 일하기 편하게 운동화를 신고 있는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또 하나, “고객은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모르고 있을 때가 더 많다.”는 부분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드럼 세탁기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도 드럼 세탁기를 원하지 않았고,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는 컴퓨터의 필요성을 모른다는 그의 말에 아, 하는 생각을 했다.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니 개발이 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을 떠올려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없듯이 서비스도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공하는 쪽에서 창조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 때 고객은 그제서야 그것을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제공된 서비스에 감동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예상치 못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회사 내에서 어떤 행위로 동료들에게 활력을 주고, 일에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어떤 부분이 개선해야할 부분일까?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틀에 매여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더 좋은 업무 방식은 없을까?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 업무 프로세스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의 제시도 좋았고, 저자의 창의적인 생각과 열정을 따라가보는 것 또한 좋았다. 여러모로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고 생각되고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 영감도 얻고, 자극도 받고, 조언을 얻기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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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
마크 펜, 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해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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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유행, 경향을 의미하는 단어로 지금까지는 대다수가 따르는 어떠한 경향을 지칭할 때 주로 쓰였다. 따라서 소수의 취향은 트렌드로 인정받지 못했고 트렌드를 벗어난 것으로 여겨졌다. 고객의 취향이 제품의 판매에 큰 영향을 주는 기업에서는 다수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고, 대중의 심리를 파악해서 공약을 제시해야 지지자를 얻을 수 있는 정치인들은 다수가 원하는 바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이제 트렌드가 다수의 경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이제까지의 트렌드를 메가 트렌드라 한다면, 작가가 우리에게 주목하라 말하는 것은 바로 마이크로 트렌드, 즉 현재는 소수의 취향이나 사고방식에 불과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력으로 무시할 수 없으며 서서히 그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어 주목해야 할 경향이다.

저자는 마이크로 트렌드가 어떠한 것인지를 설명하고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마이크로 트렌드의 예를 통계 자료 등을 이용해 알기 쉽게 보여준다. 목차를 나누어

1장. 사랑과 성, 그리고 인간관계

2장. 작장생활

3장. 인종과 종교

4장. 건강과 웰빙

5장.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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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국제 정세

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퍼져있는 마이크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 경향이 좀 더 분명해질 경우에 나타날 문제점들도 세세히 짚어준다. 마이크로 트렌드의 세력이 커질 경우 필요해질 인력이나 서비스에 대한 언급도 해 사람들의 취향이나 성향에 민감한 기업들은 이 책을 읽고 마케팅 방향을 잡는 다든가 아이디어를 얻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잡다하게 소수의 취향을 트렌드인양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분야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범위를 분명히 하고 그것이 트렌드가 된 이유,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꼼꼼하게 짚어주어 전반적인 사회 추세를 이해하기도 좋았다.

세계는 이제 미세한 점들이 집합체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나부터도 대중에 묻혀가기 보다는 내 생각과 내 선택 위주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이렇게 소신껏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물론 그 소신은 결국 사회의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만- 마이크로 트렌드의 세력은 무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특히 흥미로웠던 단락은 은퇴 후 노동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는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따라 65세도 은퇴 나이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은퇴족들이 65세 이후에도 일할 경우를 가정하여 -실제 추세도 그렇다- 매년 65세에 접어드는 미국인이 200만명일때 그 중 절반만 일을 하겠다고 결심해도 100만 명이 넘는 노동 인력이 생기는 것이며 이는 상시 노동자 수의 1%가 늘어나는 것과 같아 젊은 노동 인력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 한다. 또한 수입이 있는 무리이므로 경제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이고 이것이 정국에도 영향을 미쳐 무엇이 경제에 유익한가에 관심을 두고 투표할 것이라 한다. 또한 ‘은퇴 후 노동족’이 생명 자체를 정말로 연장시켜 노인 수명이 더욱 연장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저 은퇴 후에도 일을 하는 인구가 늘어날 뿐인데 그것으로 인해 벌어질 일들을 언급한 것 이외에도 서너가지는 더 예측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가고 흥미진진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부족하고 경향을 파악하는 능력도 거의 없는 내가 예민한 눈을 가진 작가 덕분에 마이크로 트렌드라는 것에 눈을 뜨게 되었다. 굵은 줄기만 보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흐름도 무시하지 않는 안목을 배웠고 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 책 읽는 동안 나도 마이크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저 나 혼자만의 취향이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나의 트렌드이지는 않은지도 한번 더 생각해보고 그 트렌드를 파악하고 한발 앞서나가 신경써주는 정치인이나 기업이 있는지 있다면 누구인지, 어디인지도 눈여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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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be happy -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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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나에게 맞는 ‘행복 만들기’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람이 행복해 지는데 방법이 한두 개일까?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행복해 지려고 그 모든 방법을 다 실천에 옮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자는 바로 그 점을 제대로 짚어주어 책의 서두에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게 한다. 그리고 그 테스트 결과에 따라 나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행복 연습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저 행복해지기 위해 이러이러 해라, 하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행복해 지는 것이고 이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상당히 자세하게 가르쳐준다. 또한 행복을 연구한 전문가답게 많은 논문을 읽고 최대한 객관적인 결론을 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그 결과 책의 십분의 일 정도의 분량을 참고문헌을 소개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참고문헌을 보고 그 논문을 직접 읽어볼 사람이야 거의 없겠지만, 그저 개인의 생각을 쓴 책이 아니라 충분히 여러 실험과 그를 바탕으로 한 논문들을 통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주장을 펴고 있는 책이라는 믿음을 주어 좋았다.

누구나 그런 경험 하나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현재의 내 모습이 싫고 행복하지 않아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을때 분명 그 노력이 성공했다면 몇일간은 참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도 결국 배부르고 나면 맛없게 느껴지고 아무리 좋은 것도 질리도록 하면 재미없듯이 처음에는 나를 굉장히 행복하게 했던 어떠한 일이 반복해서 하자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조차 일상처럼 되어버려 다시 처음의 그 행복감을 맛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 말이다. 왜 처음만큼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지, 나는 최선을 다해 행동하고 있는데 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인지 참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궁금증이 완전히 풀렸다.

지겨워지는 것,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그것이 행복해 지는 절대적인 방법이라 해도 반복하면 결국 지겨워진다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한 사실이었다.

작가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열두 가지 행복 연습을 제안해 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 실천에 옮겨보도록 하고 그것이 처음에 행복을 가져다주었을 경우 다시 뻔한 일상처럼 지겨워지거나 무의미해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처음에 취직이 되고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한창 하다 보니 하는 일이 지겹다 느껴지고 의미도 없다 느껴질 무렵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고 나에게 맞는 연습 몇 가지를 골라 실천에 옮기고 있다. 행복은 주도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새롭게 배운 나는 요새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적극적으로 사는 요즘이 참 행복하다. 마인드 컨드롤도 중요하겠지만 나에게 꼭 맞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열두 가지 중에 골라보고 싶은 분은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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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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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끝나고 <해리포터> 시리즈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기에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말이 있었으니 바로 <반지의 제왕>의 감독인 피터 잭슨이 차기작을 정했다는 것이었다. 소설로 쓰인 환타지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 그 시선을 영화로 돌리게 한 장본인이 바로 그였기에 그 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웅장한 스케일, 볼거리 가득한 영화가 될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에 나는 차기작이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이미 흥분하기 시작했고 차기작을 찾아보고는 그 흥분은 배가 되었다. 2007년 로커스상, 콤프턴크룩상을 수상했고 휴고상, 캠벨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니 내용을 보지 않아도 그 구성의 탄탄함이나 재미에 확신이 선데다가 다루는 소재가 용이었기 때문이다. 어릴적 드래곤볼에서 소원을 들어주던 용신의 이미지 이외에는 딱히 제대로 된 용의 모습조차 그릴 수 없었는데, 이제 용이 살아돌아오는 건 시간 문제구나 싶었다. 그리고 대체 어떤 소설이기에 상을 휩쓸고 피터 잭슨 감독이 주저없이 차기작으로 선택한건지 호기심이 일었다. 어떤 작품일까?

나오미 노빅이라는 신인이 써낸 역사환타지 <테메레르>는 그 시대적 배경을 19세기 초의 유럽에 두고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영국과의 전쟁이 벌이던 때에 용이라는 가상의 동물이 공군에 쓰였던 것으로 가정한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 -세계 4대 해전 중에 하나로 꼽히는 트라팔가르 해전- 에 용이라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설정 덕에 이야기의 줄거리는 사실적이고 풍성하며 구성 또한 탄탄하다. 용이 비행사를 태우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불이나 산을 뿜고 싸우는 장면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소설에 등장하는 용은 모두 11종으로 생김새나 크기가 조금씩 다르고 날개나 배에 들어간 무늬라든가 눈의 색을 다양하게 만들어두었는데, 그 묘사가 뛰어나 눈 앞에 용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또, 용들마다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달라 어떤 것은 산을 뿜고 날개가 평균 이상으로 길기도 하고, 어떤 것은 불을 뿜고, 어떤 것은 소리를 질러 내는 파동으로 상대에게 타격을 준다. 이는 마치 기종이 다른 전투기를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전쟁 장면의 묘사를 읽다보면 용들이 대열을 갖추고 싸우는 모습이라든가 치열한 공중전의 모습, 서로를 발톱으로 공격하고 재빠르게 방어하는 모습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그 생생함이 이미 만들어진 영화 한편을 보는 듯 했다. 용이 비행사를 태우고 먼 거리를 빠르게 나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을 읽으면서는 마치 내가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용 위에 타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속도감과 가슴 벅찬 느낌을 어떻게 더 설명할 수 있을까.

주인공인 로렌스와 그의 용 테메레르, 둘의 만남은 해군 대령이었던  로렌스가 프랑스 함대와의 승리로 얻은 용의 알이 깨어나면서 그 용이 로렌스를 자신의 비행사로 선택하게 되면서 시작되는데 그 바람에 하루 아침에 해군에서 공군으로 소속이 바뀌어버린 주인공은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용을 미워하기는커녕 자신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용을 아껴준다. 그 둘이 나누는 우정을 보면서 내게도 말을 할 줄 알고 교감을 할 수 있는 친구같은 용이 한 마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 둘은 의무로 묶인 비행사와 용의 관계를 넘어서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고 목숨처럼 위해주는 사이가 되는데 너무 예쁜 둘의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특히 고요한 밤이 찾아오면, 로렌스가 지적 호기심이 많은 테메레르를 위해 다양한 책을 구해 읽어주고, 자신의 전쟁담을 이야기 해주는 것을 테메레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즐겨 듣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테메레르가 식사 한 후에 몸에 묻은 피를 로렌스가 늘 손수 씻겨주는데 진정한 우정이 어떤 것인지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껴져 마음이 참 따뜻해져왔다. 로렌스의 공군으로 소속이 바뀌고 처음에는 다른 공군들과 서먹서먹하고 오해를 살만한 일도 생기지만, 로렌스의 따뜻한 인간미에 결국 오해를 풀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친해지는 장면은 흔한 설정이기는 해도 재미있었다.

커다란 기대를 안고 본 소설이라 혹시 기대에 못미치면 어쩌나 살짝 걱정이 됐었는데, 무려 477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소설을 결국 손에서 떼지 못하고 하루만에 다 봐버린 나는 그 다음권이 너무도 기대가 된다. 다행히도 소설은 극적인 장면에서 이야기를 끊고 2권으로 넘긴다거나 하는 일이 없이 등장인물들을 적당히 소개한 후에, 트라팔가르 해전 하나를 치루게 함으로써 왕의 군대로서의 테레메르의 활약을 맛배기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이제 다음권에서 이어질 테메레르의 진정한 활약상을 기다리는 것만이 남았다. 용들이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같은 생생한 묘사와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줄 다음 작품들을 읽고 피터 잭슨이 이것을 영화화 한것까지 보게된다면 그보다 짜릿한 일은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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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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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가 화산 폭발에 의해 완전히 재로 덮였다는 이야기는 중학교 때 영어 교과서에서도 있었다.

완전히 묻혀 있다가 그 근처에 터널을 뚫으려던 어느 건축가에 의해 제일 먼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화산재 덕분에 모든 것이 화석처럼 남아서 용암에 쓸리기 직전, 그러니까 죽기 바로 직전의 사람들의 모습이 완벽히 남아있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세탁소에서 옷을 다리고, 빵집에서는 빵을 구워 팔고 있고, 혹은 컵을 입에 대고 있는 등, 그 사람들이 얼마나 순식간에 참변을 당했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였다.

작가는 그정도로만 전혀 내려오는 폼페이의 이야기를 긴 소설로 풀어냈다. 전설처럼 믿기 힘든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내기 위해- 그것도 거의 사실에 가까운- 얼마나 많은 자료들을 찾아봤을지 알만하다. 작가의 그 수고로움 덕분에 소설은 굉장히 두꺼운 양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탄탄하고 사실적이다.

화산 폭발 이틀 전부터 화산 폭발 마지막 날까지 모두 4일에 걸쳐 일어난 일을 4부로 나누어 풀어나가고, 각각의 부는 또 구체적인 시간으로 나뉘어져 있어 마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는 듯 했다. (혹은 4부작으로 이루어진 인생극장이라든가)

로마시대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곳은 역시 어디나 같은 것인지 읽는 동안 아주 먼 과거의 일을 접하는 것 같지 않았고, 시대적 배경만 다른 현재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 같았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 결국 어디든 사람이 사는 것은 다 같은 모습이기 마련인데, 그런 삶의 끝을 폼페이라는 화산 폭발로 끝나버린 도시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과연 중요시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쯤 묻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짧은 이야기로밖에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 폼페이의 이야기를 자신의 역량으로 최대한 사실처럼 풀어내보고 싶은 작가적 욕심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작가 덕분에 나는 마치 딱 그때의 로마, 폼페이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처럼 - 화산 폭발로 죽을 위험은 전혀 없는 영혼의 여행같은 기분- 그 때의 상황, 그 때의 모습을 생생히 구경할 수 있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어렵고 낯선 일부 로마식 표현, 등장 인물들의 이름, 지역 이름같은 것들만 친해지고 나면 책의 흡인력 덕분에 오래 걸리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화산 폭발, 용암으로 뒤덮였던 폼페이에 관한 이야기라면, 앞으로 이 책보다 더 사실적이고, 더 자세하게, 게다가 재미까지 곁들여 설명해놓은 책은 앞으로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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