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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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에서 진보는 기술의 발전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기술이 발전하면 모두 행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가난해지고 소외되는 현상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도 그렇습니다. 공장이 자동화되면 될수록 그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거기다가 안전하다고 생각한 서비스 업종까지 '키오스크(무인결제 시스템)'로 주문을 대신합니다. 심지어 일본은 '페퍼'라는 로봇이 사람처럼 친절하게 손님을 응대하며 주문까지 받습니다. 이처럼 기술 진보로 빈곤해지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흔히 어렴풋이 알고있던 용어부터 다시 명확하게 규정하고 시작합니다. 먼저 부의 본질부터 알아야 합니다. 


부는 증권, 저당권, 약속어음, 은행 수표가 늘어난다고 해서 한 사회에 지불하기로 약속한 사람이나 지불 약속된 돈을 받기로 한 사람을 모두 포함되는 사회의 부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어떤 사회의 인구 집단 중 일부를 노예로 삼는다고 해서 그 인구 집단의 부가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노예 주인이 얻은 것은 곧 노예가 빼앗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토지가격의 상승도 사회 전체의 부가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 소유주가 얻은 높은 가격은 토지 임차인 혹은 매수인이 그만큼 잃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대적인 부는 일반적인 생각이나 대화 혹은 입법과 법률에서는 실제적인 부와 별로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는 잉크 몇 방울과 종이 한 장만 있으면 그 어떤 물건도 파괴되거나 소비되는 일 없이 정말 무효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최고 정치권력의 시행령에 의하여 부채는 취소될 수 있고 노예는 해방될 수 있으며, 토지는 모든 사람의 공동 소유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부의 총액은 전혀 줄거나 늘어나지 않습니다.


헨리 조지가 말하는 부의 증가는 건물, 소 떼, 도구, 기계, 농산물과 광산물, 제조품, 선박, 마차, 가구 등이 있습니다. 그 사회에 인구 숫자에 비례하여 이런 물품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사회가 가장 부유한 사회입니다.


이런 물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인간의 용도와 욕구 충족에 맞추어 인간의 노동이 투입된 자연의 물질 혹은 생산물입니다. 이 물품들의 가치는 그와 유사한 종류의 물품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평균적인 노동량에 달려있습니다.


헨리 조지에 의하면 늘어난 부가 대규모 재산가를 만들어내고, 사치를 조장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비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면, 그런 사회 발전은 진정한 진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에 저항하는 반작용이 반드시 일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가난한 처지로 떨어질 사람을 교육시키는 것은 그를 반항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골적인 사회적 불평등의 기반 위에다, 모든 사람은 평등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정치 제도를 수립하려는 것은,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보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P31. 동일한 원론을 내놓고 서로 합의한 사람들도, 실행의 각론으로 들어가면 서로 의견이 달라서 무질서한 중구난방을 보여줄 뿐이다. 어떤 경제학의 권위자는 현재의 불황이 과도한 소비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또 다른 경제학의 권위자는 과도한 생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도한 소비는 '유한 계급론'의 저자 소스타인 베블런을 말하는것 같고, 과도한 생산은 마르크스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아주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얼마나 참혹했는지 대략적으로 예상이 됩니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아스달 연대기'에서도 산업혁명 시대가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발이 묶여 공장안에 갇혀 하루 종일 '공돌'을 생산하는 장면과 엄청나게 높은 절벽을 올라가기 위해 나무로 된 도르래식 엘리베이터를 노동자들이 만드는 장면이 나왔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노동으로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닭장에 갇혀 계속해서 알을 낳는 것과 비유하였습니다. 이처럼 기술이 발전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노동이 강요되고 있고 그 희생으로 멋진 건물들과 최첨단 기술들이 발전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빈곤층은 더욱더 가난하게 됩니다.


이미 1800년대에 헨리조지는 '진보와 빈곤'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기술이 진보하면 할수록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가난해지고 결국 살던 곳에서 쫓겨납니다.


헨리 조지는 보호무역은 굉장히 어리석은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중 무역 전쟁으로 또다시 보호무역이 부활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헨리 조지가 이렇게 설명합니다. 어떤 사회에서 임금으로 나눠야 할 액수는 고정된 금액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경쟁을 하게 되면 그 액수를 또다시 나눠야 하고 결과적으로 임금이 더 적어지게 됩니다.


현재의 미국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멕시코 장벽을 치고 이민을 막는 것도 중국에게 관세를 부여하고 보호무역을 하는 이유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미국 노동자들끼리 임금으로 나눠야 할 액수는 고정된 금액인데, 남미 쪽 노동자와 경쟁을 하게 돼서 그 액수를 나눠야 하니 임금이 적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제조업은 값싼 중국 제품에 밀려 점점 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미국의 공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지금 읽어도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 많습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기 때문이죠. 현재의 국제정세와 기술이 진보하고 노동이 소외되는 현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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