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계급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4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스타인 베블런은 약탈적 문화에서, 노동은 사람들의 사고방식 속에서 용맹함이 없는 허약함 혹은 주인에 대한 복종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열등함의 표시였고 따라서 가장 우수한 지위에 있는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로 간주되었다. 이런 전통 때문에 노동은 비천한 것으로 여겨졌고 이 전통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적 분화가 진행되면서 그것은 오래되고 또 당연시되어 왔기 때문에 거의 원칙이나 다름없는 힘을 획득하게 되었다.


유한계급은 노동을 하지않아 남는 시간을 여가활동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매너, 교양, 공손한 태도, 예의범절 등 에티켓이라고 명시하는 것들이 발달하였다. 만약 여가가없다면 좋은 매너라는 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좋은 체면에 대한 지식과 습관은 오래 지속된 관습에서 나오는 것이다. 좋은 교양은 시간, 노력,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생산적인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소유권의 시작은 야만 시대의 생활 이론에 맞추어 표현해보자면 남자가 여자를 소유한 것이 소유권의 시작이었다. 여자의 소유는 문화 발전 과정에서 낮은 단계의 야만 사회에서 시작되었는데, 여자 포로를 강제로 잡아온 것이 그 계기였을 것이다. 적들로부터 그들의 여자를 강제로 트로피 삼아 강탈해온 습관은 소유-결혼의 형태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남자를 우두머리로 하는 가정이 생겨났다. 그 다음에는 여자 이외에 다른 포로와 열등한 사람도 노예로 삼는 등 노예제 범위가 확대되었고, 이어 적에게서 붙잡아온 여자말고 다른 여자에게도 소유-결혼의 형태가 확대 적용되었다.




오늘날에도 결혼을 트로피 삼아 결혼하는 경우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현재 이러한 현상은 남녀 모두 해당한다. 보통 남자들이 다른 사람에 결혼생활을 부러워 하는것 들을 꼽자면, 여자의 외모, 시댁과의 관계, 남편에게 얼마나 순종적인지, 등을 얘기한다. 심지어 몇몇은 아침밥을 차려주냐 안차려주냐로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 와이프는 예쁘고 시부모에게 잘하고 아침을 차려준다며, 과시를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여성의 경우 돈이 많은 재벌과 결혼하고 싶거나명품, 자동차를 받았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것 또한 남녀모두 배우자로 보지않고 나를 더욱더 빛내줄 트로피로 생각하는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트로피 가치관은 요즘에는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도 있다.


토머스 멜서스는 인구증가에 대한 방법론으로 탐욕의 억제와 성욕의 억제가 인구 증가를 막는 주된 억제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스타인 베블런은 차라리 과시적 소비가 더 훌륭한 인구억제책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도 출산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출산율 저하는 복합적인 사회문제로 감소한다고 하지만 그중 과시적 소비 또한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과시적 소비는 주변 이웃들로부터 입으로 전해지거나 시장에 갔다가 우연히 목격하거나 TV로 보는것이 다였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에서는 스마트폰에서 SNS, 유튜브만 접속해도 과시적 소비에 대한 컨텐츠는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도 과시적 소비에 대한 대화는 끝이 나지 않는다.


"너네집 몇평이야?"

"우리 아빠 차는 벤츠인데, 니네 아빠는 무슨차야?"

"여기 우리 엄마가 하는 카페인데 알바한테 말하고 그냥 먹으면돼"



실제로 내가 길에서 들어본적 있는 대화이고, 다른사람들과 대화하다가도 요즘 아이들 이런주제로 대화를 한다고 전해 듣기도 하였다. 대중매체에서 돈을 우선시하는 뉴스나 드라마 예능이 많아지고, 집에서 조차도 부모님이 돈을 계급화 하는 대화를 듣다보면 돈으로 계급화 시키는 생각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것 같다.


아직 출산을 하지 않은 부부이거나, 연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요즘같이 하나만 낳아서 꽃길만 걷게하고 싶은 내 자식들을 태어나마자 유한계급에 하층민으로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삶을 살게 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부모는 누구나 자신의 자식들이 잘 살진 않더라도 남들 사는 만큼은 살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있다.


유한계급은 현상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기존것을 지키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도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 가난한 사람이 보수가 많은것은 변화된 환경 아래에서 적절한 생활의 태도를 발견하고 유지하려면 상단한 시간에 걸쳐 고통스러운 노력을 해야한다. 이 과정은 상당한 에너지의 소비를 요구하고 또 성공적으로 정착이 되려면 일용할 빵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영양부족과 과도한 신체적 노동 등의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은 진보를 멀리하게 되는데, 그 효과는 아예 혁신의 싹을 잘라버림으로써 불만을 해소하는 사치스럽고 부유한 계급의 사람들 못지않게 진보를 방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유한계급은 하위계급으로부터 가능한 많이 생계의 수단을 빼앗아 그 계급의 소비오 가용 에너지를 축소시키고 하층민 계급들을 보수적인 사람으로 만든다.


더이상 돈이 더 필요하지않아도 남들보다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과시적 소비로 서로 경쟁을 하게된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느끼게 해준 책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투영해도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고전은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이 읽히는 책들이라서 고전이 되는것 같다. 기술이 발달하고 문화가 발전해도 인간의 본질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