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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 2 - 난세의 파천왕
이케미야 쇼이치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중심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이케미야 쇼이치로 ( 池宮影郞 ) : 1923년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자람. 전후 각본가로 활약. ' 13인의 자객 ', ' 대살진 ' 으로 교코 시민 영화각본상 수상. 1992년 처음으로 집필한 시대 소설 ' 47인의 자객 ' 으로 다음해 니다 지로 문학상을 받고, 1999년에는 ' 시마즈 ' 로 시바타 렌자부로 상 수상. 주요작품은 ' 사변 ', ' 그 날의 고즈케노스케 ', ' 의리, 나를 아릅답게 ', ' 다카스키 신사쿠 ', ' 풍진 ', ' 수성이문기 ', ' 도망치는 이에야스 ' 등이 있음. ( 이상 ' 난세의 파천황 오다 노부나가 ' 의 저자 소개를 그대로 인용 )
이케미야 쇼이치로 ( 池宮影郞 ) 의 ' 난세의 파천황 오다 노부나가 ' ( 도서출판 중심 ) 를 읽었습니다. 앞부분에 있는 저작권 관련 글을 보니 원제는 ' 本能寺 ' 인 것 같더군요. 다들 아시다시피, 혼노지 사건은 일본사에서도 손꼽히는 특급 미스테리로 아직도 그 전모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오다 노부나가와 아케치 미츠히데를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저자 이케미야 쇼이치로가 나름대로 信長公記 등 여러 사료들을 종합하고, 부족한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혼노지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추리해 나갑니다. 선교사들로부터 로마사 강의를 들었던 사실에서 노부나가는 로마 스타일의 통령 정치를 구상했을거라는 다소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전개해나갑니다. ( 정치개혁 )
그리고 라쿠이치 라쿠자 ( 樂市樂座 ) 를 시행하여 상인들의 기득권을 타파하려 합니다. ( 경제개혁 ) 또한 귀족들의 권위를 무시하고 1575년 시바타 가츠이에게 내린 규약의 ' 대국을 맡긴다 ' 라는 조항으로부터 노부나가는 신하들에게 영지를 주지 않고 맡겼을 뿐으로 이른바 사농공상이라는 형태의 계급적 차별이 없는 평등사회를 꿈꾸었다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사회개혁 ) 규약의 ' ... 맡긴다 ' 라는 조항 속에서 노부나가가 지향하는 세상에서는 사무라이들이 목숨처럼 생각했던 땅을 더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이면의 의미를 알아챈 아라키 무라시게 등이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종교 세력이 정치에 관여하려는 것을 묵과하지 않고 철저하게 파괴합니다. ( 이 것은 종교개혁 또는 문화개혁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듯 )
한마디로 노부나가는 모든 것을 개혁하려 했었기 때문에,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그에게 저항한 것이라는 논지를 펴나갑니다. 혼노지 사건에 대해서는 左秀吉 右光秀 라 할만큼 중용받던 히데요시가 먼저 은밀히 모리와 화친을 도모하고 재빨리 교토로 회군하여 노부나가를 유폐하고 천하를 차지할 계략을 꾸미고 있었던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를 알게 된 노부나가의 오른팔 미츠히데는 라이벌로 생각하던 히데요시의 아래로 들어가기가 정말 싫었고, 이 때문에 히데요시보다 한발 앞서 노부나가와 노부타다를 죽이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데요시는 오히려 주군을 시해한 역적을 친다는 명분을 앞세워 미츠히데를 토벌합니다.
이 책은 fiction 으로 분명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을겁니다. 혼노지의 일에 관한 확실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므로 여기저기 사료들을 끌어모은다고 해도 사실만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자신과는 또다른, 그리고 기존의 가설들과 차별화된 이케미야 쇼이치로의 생각을 읽어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책읽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혼노지 변에 대해서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재밌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