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프레이야 > 기분 좋아지는 아이를 만나다
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작은거인 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강봉승 그림, 조병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앤드루 클레멘츠의 동화를 세번째로 만났다. 랄슨선생님 구하기, 프린들 주세요, 다음으로 이 책이다. 여기에서도 공간은 역시초등 학교다. 주인공은 초등학생. 프린들주세요, 에서처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남자아이를 만날 수 있다. 다른 동화에서처럼 작가는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로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내려간다. 그 이야기에 독자는 동승하여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휘돌아가며, 신이 난다.

주인공 제이크는 현재 4학년인데 3학년 때 있었던 특별한 경험을 떠올리며 회상하여 고백하는 이야기 형식이다. 컴퓨터를 좋아하고 10년 가까운 세월을 컴퓨터와 지낸(그렇다고 중독은 결코 아니다. 하루 한 시간만 한다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으니) 컴퓨터 박사다. 제이크가 가장 싫어하는 건 잘난 척 하는 거다. 잘난 척 하며 언제나 손을 번쩍 들고 나서는 케빈과 마샤를 경멸한다. 그런 제이크가 잘난 척 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섰고 그 과정에서 대단히 소중한 것을 잃어감을 느끼며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완전히 잃을 뻔 한 것을 다시 찾는 과정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제이크는 모든 걸 알고 있다, 이게 원제다. 제이크는 '정말 잘난' 사람은 어떠해야함을 서서히 깨달아간다. 과학경시대회에서 상품으로 내걸어진, 그토록 갖고 싶었던 최기종 컴퓨터를 독차지하기 위해 과학실험에 매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과학이 좋아서, 알고 싶어서, 즐겁게, 잘난 척 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오래도록 실험관찰을 해온 피트에게 우승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 걸 깨닫는다. 하지만 제이크는 준우승에 흡족해한다. 왜냐하면 제이크는 절친한 친구 윌리와 공동 작업을 하며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좋은 친구 윌리와 다시 뭉치며 우정을 다졌기 때문이다.

<잘난 척쟁이 경시대회>는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마음의 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을 풋풋하게 담고 있다.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남을 누르고라도 잘난 척하며 나서고 남의 시선을 끌고 싶어 잘난 척을 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밉지 않게 그려진다. '잘난 척척쟁이'였던 제이크의 아빠도 믿음직하다. 윌리와 제이크의 공동작업을 중간에 딱 한 번 봐주면서 아이들이 해 놓은 것을 바꾸라는 말이나 다른 도움 따위는 전혀 주지 않고 그저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말만 해준다. 여기서 제이크는 아빠에 대한 신뢰를 가진다. 또한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윌리는 제이크에게 있어 소중한 재산이다. 긍정적이며 유쾌한 성격의 윌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의 마음까지도 보듬어주며 생각이 깊은 아이다. 이런 친구와 함께 하는 일이라면 뭐든 즐겁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제이크, 건강한 아이다.

이 책의 미덕은 아이들의 톡톡 튀는 대사와 함께 제이크와 윌리, 케빈과 마샤 그리고 피트의 성격을 개성있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른들은 주변에 두고 아이들을 주인물 구도로 하여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그려내어서, 읽는 내내 생동감이 느껴진다. 중간에, 과학을 하는 사람의 태도로 주변을 관찰하고 의문을 가진 다음에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실험하여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나온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이 부분에 집중하며 썩 재미있어할 것이다. 클레멘츠의 다른 동화에서 올바른 신문기사쓰기와, 언어의 창조와 소멸에 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듯이, 여기서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보너스까지 얻을 수 있다. 클레멘츠의 동화에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

4학년아이들과 읽고 잘난 척을 해보게 할 것이다. 어떤 이야기들을 쏟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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