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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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마음이 자체를 거느리지 못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고 말했다. 음식의 참다운 맛을 아는 사람은 폭식을 하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르는 사람은 폭식가임을 면할 길이 없다.
시의원 나리가 바다거북 요리를 대할 때 갖는 탐욕스러운 식욕은 한청교도가 통밀빵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발견될지 모른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 사람을 천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음식을 먹을 때의 탐욕스러운 식욕이 그를 천하게 하는 것이다. 음식의 양이나 질이 문제가 아니고 감각적인 풍미에 빠지는 자세가 문제이다. 먹는 음식이 우리의 동물적생명을 유지하는 양식,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고무하는 양식이 되지 못하고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벌레들의 양식이 될 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냥꾼이 자라나 사향쥐나 다른 야만스런 짐승 고기를 좋아하고, 귀부인이 송아지의 족발로 만든 젤리나 바다 건너에서 온 정어리를 좋아한다면 이 두 사람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가 사냥감을 잡으러 물가로 가는데 비하여 그녀는 먹을 것을 찾아 저장실로 가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문제는 그 두 사람이 그리고 여러분이나 내가 어떻게 이처럼 먹고 마시면서 세월을 보내는, 더럽고 천박한 생활을 해나갈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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