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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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그 이후에도 세상은 예전과 똑같았다. 일곱시 반까지 학교에 가서 0교시 수업을 듣고, 야자를 마치고 집에 가면 열두시였다. 시간이 가기를, 시간이 흐르고 흘러 마음이 무뎌지기를 미주는 바랐다.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미주가 미래를 기대하지 않게 된 것은. 무엇을 이루고, 어떤 일들을 경험하고, 보다 나은 인간이 되는 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게 된 것은, 자신에게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믿음이 마음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열여덟 미주는 바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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