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오브 뷰티 -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나다
미하엘라 노로크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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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아름다움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모든 이들이 각자의 기준과 의견이 있을 테지만, 분명히 공통된 기준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그 기준이 진짜 아름다움일까요? 요즘 AI가 만들었다며 뉴스화가 되는 미인의 얼굴 본 적 있으신가요? 분명 균형감 있는 이목구비와 조화로운 얼굴형,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까지.. 보는 순간 이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돌아서면 그 얼굴이 기억나시나요? 외면의 아름다움은 훌륭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담아내지는 못했기 때문에 한순간에 휘발되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아름다움이냐고요? 한마디로 이것입니다!라고 말하긴 솔직히 너무 힘드네요. 하지만 이 사진집에 담긴 얼굴들을 보면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세상의 아름다움을 담은 포토에세이라고 하니까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중고 필름 카메라에 매료되었던 미하엘라 노로크. 사진을 공부하려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교수들의 격려는커녕 그저 그런 평범한 수많은 사진작가 중에 하나일 뿐인 것을 알게 되었다네요. 결국 돈이라는 현실적인 미래를 위해 다른 분야에서 일했지만, 그녀의 가슴 깊은 곳에는 사진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었나 봅니다. 사진에 대한 불꽃은 꺼지지 않았던 거 같네요. 에티오피아로 떠난 휴가에서 만난 여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는데요. 예술가의 감각이었을까요? 숨겨진 재능이었을까요? 다양한 여성들의 진정한 아름다움 찾아내어 사진에 담는 프로젝트 <아틀라스 오브 뷰티>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 도대체 어떤 사진이길래 그런 걸까요? 그녀의 프로젝트 사진 여행이 궁금하네요. 그리고 왠지 그녀의 사진에 매료될 듯합니다.

50개가 넘는 나라에서 만난 여성들. 그녀들의 얼굴이 담긴 500장의 사진들. 제가 올린 몇 장의 사진을 보면서 느낌이 오시나요? 자연광으로 만들어진 아늑한 분위기와 더불어 그녀에게 마음을 열어준 여성들의 얼굴에는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이 담겨있네요. 세상이 규정한 미인의 모습도 아니었어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는 모습도 아니었답니다. 그냥 그들 자신의 진짜 모습이 담겨있었을 뿐이었답니다. 살고 있는 나라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과 살고 있는 인생도 다르고, 나이와 인종도 다양한 여성들이었지만,,, 알고 보니 우리 주변에 있는 여성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외형적인 것은 다르지만, 바로 그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은 같았거든요. 바로 그들의 삶이 반영되었기에 빛나는 모습이었거든요. 바로 그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던 거 같네요.

솔직히 사진집이었기에 후다닥 이미지를 보면서 넘기는 책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하지만, 완전히 잘못 생각한 것이었네요. 오히려 두꺼운 벽돌책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사진 하나하나마다 미술관 작품 앞에 서서 한참을 보던 그런 느낌으로 만나게 되었거든요. 그녀들의 얼굴에 담긴 이야기를 살피게 되더라고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답니다. 사진첩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너무 좋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그녀의 프로젝트를 접하고 그녀의 포토 에세이를 보면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고 희망이 생겼다는 이유를 알겠네요. 사실 그녀가 찾은 아름다움은 거창한 게 아니었거든요. 특별한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도 찾을 수 있는 것이었거든요. 참 멋지네요. 사진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니.. 저에게까지..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에게까지.. 그래서 추천드립니다. 한번 만나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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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통 시 -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 서울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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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시집 하나를 받았는데요. 정사각형의 네모 반듯한 시집 안에도 아담한 글들이 하나 가득 담겨있더라고요. 하상욱 시인의 재치와 위트가 있는 재미있는 시들이었는데요. 그냥 피식 웃음이 나오는 4줄짜리 글이라 재미나게 후루룩 읽었는데요. 이상하게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그 짧은 단편 시집에 담긴 의미와 해학에 공감하게 되네요. 이게 바로 하상욱 시의 매력인가요? 이게 바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이유인가 봅니다.


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갸우뚱 하다가,, 아랫부분에 적힌 제목을 보면 바로 아하!를 외치게 되더라고요. 불과 4줄짜리 짧은 단편 시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는 엄청나네요. 하상욱 시는 뒤통수를 제대로 때린다는 이웃분의 이야기에,, 이번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뒤통수 맞고 오겠다고 답변했는데요. 완벽하게 당했습니다. 수두룩하게 뒤통수를 맞다 보니 마지막에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네요. 하상욱 시인의 삶은 아마도 이런 위트와 재미를 찾는 것이 일상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네요. 아니 삶 자체가 바로 이렇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읽다 보니 어느 정도 패턴이 보이네요. 하지만, 함부로 따라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시선, 아마 이런 관점의 차이 때문에 이렇게 재미있는 시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우리는 세상을 너무 경직되어 살아가고 있기에 이런 시선들이 신선하고 새로울 듯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설렘도 사라지고 재미도 줄어드는 우리의 삶에 이런 차이가 활력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오랜만에 만난 기발한 문장들 덕분에 행복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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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뒤에서
사라 델 주디체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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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평등, 우애'의 나라 프랑스,, 하지만, 이들도 나치의 침략에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세상이 되었다는데요. 이제는 '노동, 가족, 조국'이 이들의 모토라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우리가 아는 나치와 유태인 이야기는 아마도 '안네의 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바로 이곳 프랑스에서도 가슴 아픈 일이 자행되었다고 하네요. 프랑스에서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은 무려 7만 6천 명, 그중에서 어린이가 1만 2천 명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역사 속에 존재하는 현실에서 혼란스러웠던 아이들의 시선을 만나볼 수 있는 그래픽노블이기에 조시스럽게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답니다.

유태인이 아닌 사람을 부르는 단어, 고이.. 유태인 어머니와 유태인이 아닌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야엘과 에밀리는 나치 독일이 유럽을 점령하던 시절에 프랑스 남부에 살고 있었는데요. 유대인이 왜 나쁜 건인지.. 유대교 회당도 가지 않고 유대교 명절도 지내지 않는 자신은 유대인인지 아닌지.. 왜 자신들은 멸시와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합니다. 아니 사실 그 누구도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싶네요. 

전쟁은 시작되고, 아버지는 입대를 해서 전쟁터로 떠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새어머니와 함께 살아야만 했던 아이들은 그래도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는데요. 공산당이 불법 단체로 규정되고, 남쪽으로 사람들은 피난을 오고, 음식이 부족해서 배급이 시작되고, 공습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그러나 결국 프랑스와 독일은 휴전 협정을 체결합니다. 나치와 협력하는 새로운 프랑스 정부! 유태인을 차별하기 위한 유태인 법령 발표! 그리고 유태인 체포와 수용소 구금까지.. 

날로 악화되는 병세의 엄마가 걱정되는 동생에게 엄마는 용으로 변신하기 위해 기침을 하면서 불 뿜는 연습을 하는 거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공습경보로 지하에 모인 이들은 '후작 부인, 그것만 빼면 다 괜찮습니다'라는 노래는 부르면서 두려움을 날려버리고자 합니다. 유태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이야기에 프티 아줌마는 괜찮을 거라며 점심을 먹으며 집에서 쉬고 있자고 말하죠.


모두가 괜찮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커튼 뒤에 숨어있는 두 자매들도 괜찮을 거라고 믿고 싶은 듯하네요. 동생에게 엄마가 돌아가지 않을 거라며 했던 이야기도, 공습으로 떨어지는 폭탄으로 집들이 부서지는 상황도,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는 프티 아줌마의 말도 믿지 않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믿고 싶은 것이 바로 우리들이 아닐까요?

야엘과 에밀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시 태어난다면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야엘.. 죽으면 엄마를 만날 수 있겠지만, 죽으면 다른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없었기에 다시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야엘의 한 마디에 가슴이 아파지네요. 이 아이들의 숨바꼭질은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커튼 뒤는 절대 술래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갑자기 누군가 커튼을 열었다는데요. 과연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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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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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를 아시죠? 얼마 전에 개봉한 <듄 파트2>와 <웡카>로 더욱더 사랑받고 있는 배우인데요. 우연히 그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서 <레이니 인 뉴욕>이라는 작품을 보다가 반가운 이름을 만났답니다. 똑똑하지만 공부보다는 도박이나 피아노에 더 능숙한 티모시가 허세와 허영이 가득하다는 어머니의 강요로 어린 시절 읽어야만 했던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살짝 언급한 이름인데요. 이전에 들었다면 그냥 흘려들었을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되겠더라고요. 저 사람 나도 알아!!라고 소심하게 혼자 외치게 되더라고요. 바로 오랜만에 만난 클래식 클라우드의 주인공, 헨리 제임스였는데요. 그가 누군지 아시나요? 제가 살짝만 알려드릴까요? 아니.. 김사과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면 어떨까요?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이런 부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문명의 한복판이라..? 코스모폴리탄은 뭘까요? 뭔가 멋진 단어들의 조합인 듯하지만, 그 의미를 알아듣기에는 살짝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20대 초반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제국의 수도 런던으로 향했던 그의 여정 역시 어렵네요. 그가 가지고 있었던 그 시절의 유럽에 대한 갈망, 그가 추구했던 문학적인 열망, 발자크로 시작되는 그의 취향까지도.. 읽으면서 자꾸 까먹게 됩니다. 지금 시대의 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다르기에.. 그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낯선 삶을 살았더라고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아니, 그녀의 이야기를..


파리에서 쓴 첫 번째 대표작이자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아메리칸>은 매력적인 미국인 뉴먼이 주인공입니다. 젊고 부유한 그는 완벽한 아내를 찾아 유럽으로 떠나지만 매력적인 파리 귀족 부인에서 거부당하고 마는데요. 파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쓸쓸하게 보내는 제임스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하네요.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제국의 수도인 런던으로.. 그리고 도시를 사랑하던 그는 영국 동남쪽 끝에 있는 작은 도시로 떠납니다. 그 곳에서 후기 걸작 3부작 <황금의 잔>, <대사들>, <비둘기의 날개>를 완성하죠. 뉴욕, 파리, 런던 그리고 작은 도시까지..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의 소설 이야기까지!! 그의 삶이 바로 그의 이야기 안에 있었고, 그의 이야기는 곧 그의 삶을 담는 그릇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헨리 제임스의 인생 흔적을 따라서, 그리고 그의 작품 내용을 파헤치면서.. 그녀 스스로 난해하지만 세련된 매력이 있다고 했던 헨리 제임스의 소설처럼 그녀의 이야기 역시나 난해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지니고 있더라고요.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아니면 그의 소설을 따라가다 보니 그의 문체까지 따라간 걸까요? 아니면, 그의 흔적 속에서 동조되어 버린 걸까요? 그녀가 방문한 장소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그녀의 이야기인지 그의 이야기인 지 헷갈립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헨리 제임스가 바로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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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편의점 -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유철현 지음 / 돌베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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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편의점 하셨나요? 이름 그대로,, 모두의 편의를 위한 가게! 편의점. 하지만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들의 편의는 어떨까요?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입장이라면 편의점은 불편의점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에게는 멋지고 부러운 직장일지라도, 정작 그 직장을 다니는 이들에게는 매일 아침 새로운 지옥의 공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근한 장소, 편의점.. 그렇기에 더욱더 궁금한 편의점 이야기. 전지적 홍보맨 시점 에세이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그들만이 아는 숨겨진 비밀을 알려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가 모르는 노하우가 담겨있는 건 아니겠죠? 제가 찾아내서 바로 알려드릴게요!


우리가 매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방문하는 편의점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그 수많은 편의점을 관리하고 새로운 제품을 연구하고 다양하게 출시하고 열심히 홍보하는 사람들이 있었군요. 왜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걸까요? 에세이 작가 역시나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대학에서 광고학 전공했다는 이유 하나로 다양한 광고 회사에 지원했지만 줄줄이 탈락! 광고 업계에 먼저 발을 디딘 선배와 동기들을 광고 회사는 안된다고 말했지만 이런 방법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3개월 동안 총 42개의 지원서! 그리고 3번의 면접 기회! 업무 강도와 정시 퇴근을 물어본 이동통신 회사 면접에서는 당연히 탈락! 강남역 출입구에 붙은 경쟁사 광고를 보고 기분이 나빴다고 말한 맥주 회사 통과! 철저한 준비를 해온 경쟁자들 덕분에 오히려 힘을 빼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편의점 회사도 합격! 그렇다면 그의 선택은?? 최댓값 승리법으로 결정했다네요. 광고를 공부하면 이런 걸까요? 아니면 이런 기발함 덕분에 멋진 홍보맨이 탄생한 걸까요? 결과는 최근 일주일 동안 내가 맥주를 마신 횟수와 편의점에 간 횟수는 3 대 7. 편의점의 압도적 승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작은 살벌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현장 가서 배워라인가요? 그런데 이렇게 바로 편의점 사장으로 보내버리면.. 난감합니다. 당황스럽네요.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는데, 바로 사장이라니요!! 단군 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기 위해 백일동안 쑥과 마늘을 먹은 것과 비슷하다는 저자의 비유에 완벽하게 이해하고 공감해버렸네요.


1,000원짜리 삼각김밥 하나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데까지 어림잡아 최소 100여 명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 고객 관리를 위해 카운터의 계산대에 연령 입력하는 객층키가 존재한다는 비밀, 단조로워 보이는 편의점의 일상 같지만 사실 정해진 루틴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것까지.. 일 년 남짓한 사장놀이에서 얻는 것들이 정말 많네요.  


매주 50~60여 개, 연평균 3,000여 개의 신상품이 출시되지만, 1년 이상 판매되는 제품은 100여 개 내외뿐이라는 이야기에서 윤회를 이야기하고, 점포가 통째로 흔들릴 수도 있기에 꼭 지켜야만 하는 편의점 루틴에서 약속과 신뢰, 그리고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우리의 인생을 담아보고, 어릴 때 떠나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그리며 친구가 마시던 바나나'맛' 우유에는 추억이 담겨있고, 중고시장에서 냄새까지 사고팔던 화제의 과자 허니버터칩은 편의점 사장님 덕분에 휴머니즘칩으로 둔갑하고.. 


우리가 매일 방문하는 편의점에는 참으로 많은 스토리가 있네요. 홍보맨의 업무이기에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더 귀 기울여 들었겠지만,, 에세이 안에는 우리 삶의 눈물, 콧물이 들어있더라고요. 우리들의 짠내, 단내가 모두 담겨있네요. 오늘은 왠지 편의점에 한 번 갈 듯합니다. 우리 동네 편의점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조금 더 찬찬히 보고 싶어졌거든요. 후다닥 들어가서 계산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건이 새로 들어왔고 어떻게 정리되어 있고 누가 오고 가는지 궁금해졌네요. 스쳐 지나가던 곳이 아니라, 친해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거든요.


여러분은 에세이 좋아하시나요? 세상에는 참 재미난 인생이 많은 듯해요.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삶도 있을 테고, 내가 상상했던 누군가의 삶도 있을 거고, 내가 겪고 싶지 않은 삶도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 모든 삶에는 각자의 스토리가 분명 있을 거고요. 저는 그 스토리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에세이를 즐겨 읽는 게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편의점 홍보맨 이야기에서 궁금증이 조금 풀리셨나요? 오랜만에 낯설지만 재미난 새로운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추천 에세이 한 권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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