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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를 바꾼다는 것 - 트랜스젠더 모델 먼로 버그도프의 목소리
먼로 버그도프 지음, 송섬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타임지로부터 “차세대 리더, 선구적인 모델이자 활동가”라는 찬사를 받은 여성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하면 몇 분이나 관심을 가질까요? 세상에 또 한 명의 열정적인 여성이 있구나.. 하면서 지나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다면, 흑인 여성 트랜스젠더 모델이 들려주는 자전적 에세이라고 하면 어떤가요? 흑인 여성..! 트랜스젠더...!!???? 뭔가 호기심이 생기나요? 절대 평범하지 않을 이야기,, 아니 절대 평범할 수가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일 거라는 느낌 때문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데요. 나와 다름.. 나와 틀림이 아닌 나와 다름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 안에 담긴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보신다면, 충분히 공감하지 않으실까 싶네요. 단순한 트랜지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거든요.
신체적인 특징으로 정해버린 젠더 정체성에 혼란스러웠고, 이러한 자기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도 없었고, 누구도 롤 모델이 되어줄 수 없었고, 누구와도 이러한 아픔과 고민을 나눌 수도 없었던 그녀는 위태로운 삶을 지내왔다고 하네요. 남자다운 모습을 강요했던 부모님, 남자도 여자도 아니기에 어느 젠더와도 어울릴 수 없었던 학창 시절, 사랑받기 위해 갈구했던 만남까지.. 하지만, 그녀가 힘들었던 것은 그녀 자신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녀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그리고 그 시선으로 인해 스스로 느껴야 하는 감정들이었다고 하는데요.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주류에 속해있는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비주류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우리 모두가 트랜지션을 하고 있다.. 이 문장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녀는 그녀만의 이야기를 작은 세상으로 보지 않고 우리에게 넓은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더라고요. 누군가의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흑인 여성 트랜스젠더라며 차별당하고 무시당했던 아픔이 아니라,, 거대한 글로벌 그룹을 상대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 선동자도 아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아니 지금도 하고 있는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던 거였네요. 의미있는 삶을 위해서 나를 찾는 여정에 대해서 말이죠. 그녀는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니었네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 말하고 있지만, 아직도 스며들어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에 창피해집니다.
아직은 어색하고,, 아니 아직도 사회적인 통념으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까지 담겨있는 솔직한 에세이였는데요. 분명 누군가는 이런 책을 왜 읽었느냐고 비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제가 읽은 것은 동성애나 성전환에 대한 단편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답니다. 이러한 극적인 이슈를 통해서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 그리고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였거든요.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이 그녀는 조금 더 어렵고 힘들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네요.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일 테니까요. 우리 모두가 스스로만의 방법으로 트랜지션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녀의 아픔에 위로를 보내고,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걸어왔고,, 또 계속 걸아가야만 하는 끝나지 않을 성장의 여정에도 응원해 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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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