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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과 전통 사이, 서울 패션 이야기 - 종로, 동대문, 명동, 이태원, 성수동의 패션 문화사
임은혁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9월
평점 :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q/o/qortn78/Q73P0zet5lspktAW.png)
대한민국 사람들은 참 대단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서 셀프 칭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모든 지 빨리빨리 해버리는 부지런함 때문일까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쟁심 때문일까요?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에 금방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능력이 너무 뛰어난 듯싶더라고요. 바로 서울 패션의 역사처럼 말이죠. 한국의 패션을 이끌었던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울의 동네들처럼 말이죠. 종로, 동대문, 이태원, 명동, 성수동.. 각기 다른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패션과 연결된 곳들인데요.
이렇게 흥미로운 테마를 담은 인문학 책이라니..!!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알면 도움이 되는 패션 역사 상식들이라 재미날 듯합니다. 그리고, 한때 열심히 놀러 다니던 동네 이야기라서 더욱더..조선의 멋쟁이들이 모였던 종로는 한복 문화를 선도하는 지역이었답니다. 여섯 가지 주요 물품을 독점하던 육의전을 시작으로 전통 한복을 만들던 주단집, 그리고 이제는 고궁을 배경으로 sns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체험 한복까지.. 역사가 하나의 문화로, 그리고 새로운 유행으로 변화해서 자리 잡은 곳이 바로 종로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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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광장주식회사의 설립으로 시작된 동대문은 옷감부터 제조 수선, 그리고 유통과 판매까지 의류 산업의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거대한 시스템이 구축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가장 빠르게 유행을 뒤쫓고, 또 가장 먼저 유행을 만드는 곳이 바로 동대문이었나 봅니다.
외래 문물의 도입으로 어느 순간 패션의 중심에 들어온 명동이 있었는데요. 패션 잡지와 유명 디자이너를 통한 유행과 명동 다방에서부터 시작하는 청년 문화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문화를 만들고 패션을 이끌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외국인들에 의한 낯선 문화에서 파생되는 다양성의 이태원, 수제화 거리에서 가장 트랜디한 장소로 변모한 성수동까지.. 화려한 모습만 보면서 제대로 몰랐던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담겨있더라고요. 서울은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었군요. 역사가 이렇게 재미나군요. 패션은 이렇게 만들고 유행하는 것이었군요.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한 인문책이자 상식책이라 특별하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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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 보니, 해방 이후나 6.25 전쟁 이후까지는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서울의 패션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이었고 추억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동대문 의류상가에 가서 쇼핑을 하고, 명동에서 멋진 옷 가게 숍들을 구경하고, 이태원에서 낯선 외국 문화를 맛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펑퍼짐한 힙합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고, 미국 프로농구 선수들을 따라 커다란 농구화를 신고, 연예인을 따라 태그도 뜯지 않은 모자를 쓰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유행은 다시 돌아오고 있는 듯합니다.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말이죠.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또 다른 물결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서울의 패션을 이끌어갔던, 하지만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갔던 장소들이 다시 한번 화려하게 부활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사다난했던 역사 속에서 패션이라는 테마로 서울을 바라보는 인문학 책이 그리 말해주고 있었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유행과 전통 사이에서 어떻게 변모할지 말이죠. 다양한 문제점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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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