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 일본 원자력 발전의 수상한 역사와 후쿠시마 대재앙
앤드류 레더바로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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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을 기억하시나요? 일본 동쪽 7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 소식을 기억하시나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하지만, 그날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14미터 높이로 치솟은 파도는 후쿠시마 원전의 해안 방비를 가볍게 넘어 버렸죠. 그리고 원자로 6기의 냉각기능을 망가뜨리는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최첨단 과학시대에 말이죠..

 

어마어마한 자연 현상 앞에서 인간은 단지 조그마한 생명체일 뿐이죠.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단지 자연재해 때문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피해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아니, 원전 자체는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인재가 아닐까 싶은데요. 있어서는 안될 아픈 흑역사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미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저자는 호기심에 후쿠시마 사고 보고서를 읽었고, 결국에는 이렇게 한 권의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무려 4년에 걸쳐 그가 알게 된 사실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원자력을 반대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닌, 흥미로운 정보를 모았다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하면서도 두렵네요.

 

 

2011년 발생한 쓰나미는 가장 가까운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를 덮쳤다고 하네요. 하지만, 14미터 높이의 파도와 최대 허용치를 넘는 진동에도 오나가와 원자력 발전소는 견뎌냅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가까운 곳에 있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무너져버리죠. 왜 달랐을까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보이지 않나요?

 

원자력 폭탄으로 세계정복의 꿈에서 깨어난 일본. 하지만, 천연자원이 부족했던 일본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원자력 발전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기술적 어려움, 부적절한 규제, 안전 점검에 대한 관료적 접근, 문제점에 대한 은폐, 포기할 수 없는 산업구조까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빨랐기 때문에? 아니면 부족한 면을 만회하는 데 너무 느렸기 때문에? 작은 균열 하나하나가 모였던 게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이 정도로 전문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었답니다. 일본의 역사에서 시작을 찾았고, 세계정세와 일본 정치에서 배경을 찾았고, 미흡했던 과학 기술에서 핑계를 찾았고, 경제적 이슈와 사회 구조의 복잡함에서 문제점을 찾았네요. 

 

전문적인 용어들과 역사, 경제, 정치, 과학에 걸친 접근이라 방대한 이야기였기에 논문 같은 느낌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이런 논픽션에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듯하네요. 과거의 실수는 바로잡아야 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야겠죠? 하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핑계가 너무 많아 보여서 안타깝네요.

 

 

며칠 전에 들려온 국내 원전의 재가동 소식이 떠오르네요. 격납 건물 내부 공극과 철판 부식으로 5년 전에 가동 중단되었던 한빛 4호기가 모든 검사에 합격하고 재가동을 한다는 소식. 5년 이상 가동 중단되었던 원전에 대한 우려, 안전검사의 적절성에 대한 의심, 지역 주민들의 미동의까지.. 왜 제 마음은 불안한 걸까요?

 

이미 너무 복잡해져버린 현대 사회는 더 이상 누군가 한 사람에 의해 정리되고 관리되고 통제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어찌 보면 꾸역꾸역 우리 모두가 메꿔가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개개인의 작은 결정들이 모여 큰 사고로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말하잖아요. 하지만, 또 다른 말도 있죠. 역사에서 배운다는.. 우리는 되풀이하지 말고, 과거에서 배워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아니, 무조건 그래야겠네요. 이런 사고는 너무 치명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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