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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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굉장히 발음에 유의해야 하는 이름인데요..ㅎㅎ 얼마 전부터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자주 언급되던 작가라 궁금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되었답니다. 알고 보니 일본 근대 문학의 대문호인 나쓰메 소세키. 늦은 나이에 신경치료의 일환으로 글을 쓰게 되었고, 신문 연재소설의 특성상 재미가 있었고 중년의 원숙하고 느긋한 연륜이 있었기에 그의 소설들은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네요. 일본 소설은 주로 전문화된 추리소설이나 탐정소설을 주로 만나봤는데, 결이 다른 이야기일 듯하여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답니다.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사랑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의 품에 들어오려는 사람을 팔 벌려 껴안아 주지 못하는 사람. 그게 선생님이었다. /p.24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어느 해수욕장에서였다며 첫 만남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야기. 선생님과 나의 이야기라고 해서 스승과 제자 관계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더라고요. 갓 스무 살이 된 나와 서른쯤 된 선생님의 이야기. 그다지 재미나지 않을 듯싶었는데요. 남녀 관계도 아니고,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미난 사건으로 만난 것도 아닌 두 사람! 하지만, 선생님에게 비밀이 있었네요. 자신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스스로를 경멸하는가 하면, 자신은 인간 전체를 믿지 못한다고 하는가 하면, 젊은이에게 사랑은 죄악이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우와! 이렇게 비관적이고 우울한 이는 처음이네요.

 


 

 

나는 지금 스스로 내 심장을 가르고 그 피를 귀하의 얼굴에 끼얹으려 하는 것입니다. 내 심장의 고동이 멈췄을 때 귀하의 가슴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 수만 있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합니다./p.168


 

이 소설은 아무래도 선생님의 과거를 파헤치는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알듯 말듯 한 힌트들을 던지면서도 뚜렷하게 알려주지 않는 그의 과거! 흐릿한 윤곽은 보이지만, 뚜렷한 정체는 알 수가 없네요. 언젠가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선생님. 나와 선생님의 이야기인 1부와 부모님과 나의 이야기인 2부를 지나, 선생님과 유서 3부에서 모든 이야기가 밝혀집니다. 제목 그대로 선생님의 유서가 나에게 전달되었거든요. 선생님의 자서전. 선생님이 살아온 인생과 경험들을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면서 젊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하네요.

 


 

이 소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시절, 메이지 천황의 죽음으로 한 시대가 막을 내리던 시절이라는 것을 알면 조금 알겠더라고요. 서양 문물이 쏟아져들어오고 발전된 기술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던 그 시절! 빠르게 변하는 삶이었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미쳐 따라가지 못하던 혼란의 시대! 그 시절의 신구 세대의 갈등이 바로 이 소설의 주된 사건이었더라고요. 10살밖에 안되지만 나와 선생님으로 대변되는 구세대와 신세대, 부모님과 나로 대변되는 도시와 시골, 나와 K에게서 보이는 같은 또래지만 차이가 나는 신념.. 바로 이런 차이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인지라, 짧게 짧게 호흡을 가져가는 구성이었답니다. 그리고 연재소설 특성상 재미가 있어야 하기에 어렵게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선생님과 나의 일상적인 만남과 대화가 위주였지만.. 선생님의 과거를 궁금해하는 나의 이야기였지만.. 엄청난 사건사고가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이것이 바로 나쓰메 소세키 소설의 힘인가 봅니다. 그래서 외국 베스트셀러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일본 대문호의 작품인가 보네요. 세계문학전집에서 만나본 일본 소설, 그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네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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