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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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지방의 중심에 위치하며 소나무 숲과 털가시나무 숲이 우거진 론강 계곡의 한 언덕에 있는 풍차 방앗간을 파리에 거주하는 시인 알퐁스 도데 씨가 구입하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는데요. 알퐁스 도데? 이 책을 쓴 사람이잖아요? 그럼 이 이야기는 그가 시골에 살았던 에세이인가요? 보아하니 거의 쓰러져가고 있는 풍차 방앗간인데, 정말로 이걸 마음에 든다며 산 건가요?? '홈즈를 부탁해'에 나오기 위한 집수리 다큐 책인가요?

 

 


 

사실 이 단편집은 여러 해에 걸쳐서 연재로 출간한 24편의 단편들로 엮여진 알퐁스 도데의 첫 단편 소설집이라고 하네요. 작가의 고향인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떠올리는 이 작품을 좋아한다 고백하고 아내에게 헌정했다네요. 완전 로맨틱 가이의 감정 폭발 사연이 있는 소설집이었군요!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가 있는 단편소설들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나는 '아가씨를 생각하면서 지내요.'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정말로 그렇게 대답했다고 해도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도 가슴이 떨려서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p.52

 


알퐁스 도데의 가장 유명한 소설인 ‘별’이 바로 이 단편집에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왔다는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 알퐁스 도데 별. 주인집 아가씨를 향한 목동의 짝사랑 이야기인데요. 산 정상에서 양 떼를 지키는 목동에게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그녀와의 하루. 쏟아질 듯한 별 아래에서 아름다운 한 폭의 설렘이 가득한 이야기인데 혹시 기억나시나요? 알퐁스 도데 별..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과 어느 한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만큼 소중한 추억이 있을까요? 너와 나만이 기억하는 그 장면! 그 느낌! 그 행복!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하네요. 오늘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했던 옛 추억을 떠올려봐야겠어요. 아마도 함께 추억을 이야기하는 오늘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죠?

 

 


 

역시 내 남편이야. 아직도 저렇게 잘 걷고 있잖아./p.142

 


 

또 다른 아름다운 한편의 이야기는 ‘노인들’이라는 단편이었는데요. 파리에 살고 있는 바쁜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방문한 도데. 조용히 시골 동네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려다가 뜻하지 않은 부탁 편지에 어쩔 수 없이 방문한 그곳! 그곳은 서로를 너무도 사랑스러운 노부부를 만났던 이야기였답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손자 대신에 방문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오래전에 담근 버찌 술을 찬장에서 꺼내는 할아버지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할머니, 떠나는 손님을 마중 나가기 위해 나가는 할아버지를 챙기는 할머니의 모습.. 서로가 너무나 닮은 그들. 아직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나오더라고요. 나중에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실제 알폰스 도데가 구입하려 했던 한적한 교외의 언덕 위에 있는 폐허가 된 풍차 방앗간이 있었다고 하네요. 인연이 되지 못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가끔 그곳에 가서 아름다운 풍경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알퐁스 도데 기념관이 되었다는 풍차 방앗간! 왠지 그곳에 가면 이 단편소설의 모든 풍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을 듯하네요. 그가 들려주었던 아름다운 그 모습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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