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에 실린 15개의 이야기 중에서 선정된 3개가 실린 noon 세트의 '죽은 사람들'을 읽어보았답니다. 저에게는 완전히 생소한 이름인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 작가 겸 시인이었는데요.. 그의 대표작인 '더블린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동네인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그린 단편집이라고 하네요. 검색해보니 "20세기 문학에 커다란 변혁을 초래한 세계적인 작가"라는 소개와 "주인공들의 의식의 확대 과정을 “에피퍼니”라는 문학적 기법을 통하여 주제를 구현하고 있다."라는데 이야기가 눈에 띄던데요... 이건 도대체 뭘까요? 커다란 변혁? 의식의 확대? 아이고야... 어려운 소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해보았답니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noon 세트에 포함된 작품은 '애러비', '가슴 아픈 사건', '죽은 사람들'이었답니다. 다행히도 언급되었던 엄청난 변혁이나 굉장한 문학적 기법이 있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요. 거창한 사건들이 발생하거나, 극적인 반전이 있거나, 치열한 심리 변화가 있지도 않았답니다. 오히려 뭔가 있을듯한 분위기에서 흘러흘러 가다가 끝나버리는 듯한 느낌?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요.

짝사랑하던 옆집 누나가 처음으로 이야기해준 바자회, 그곳에서 선물을 사다주기로 하고 한창 뜰떠있었지만.. 이런저런 일로 느즈막히 가게 되었고, 아무것도 살수 없었다는 '애러비'. 우연히 알게 된 여인과의 관계가 깊어지려는 순간 과감히 거절해버린 남자는 4년 후에 그녀가 열차에 치여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고민하는 '가슴 아픈 사건'. 전통있는 연례 무도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한 곡의 노래를 듣고 사랑했지만 병으로 죽은 어릴 적에 옆집 소년을 떠올린 아내를 통해 갑자기 우울해지는 '죽은 사람들'. 단편들을 요약해놓으니 뭔가 행복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네요. 실패, 죽음... 그리고 우울.

 

즐거운 파티는 흥겨운 시간들을 제공해주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함께 했던 그들도 나이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면서, 주인공은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듯이 이야기합니다. '죽은 사람들'의 마지막 부분인데요. T.S. 앨리엇은 이 작품을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았다고 하네요. 뭔가 제가 놓친 부분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앨리엇과 제가 보는 눈높이가 다른 걸까요?

하지만... 이건 확실한거 같습니다. 죽은 자들이든 살아있는 자들이든 우리의 삶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요. 짝사랑하던 누나가 처음으로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그런 허무한 바자회 사건은 없었을테고, 4년 전에 정신적인 관계였던 여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열차 사건으로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고, 옛사랑이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즐거운 파티는 행복과 기쁨으로 마무리되었겠죠? 인생이라는 것이 재미난 이유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어요. 서로 엮이고 엮이면서.. 크건 작건 사건들이 생기고.. 이를 통해 실패하고 배우고 깨달으면서 점차 늙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 인생! 그렇기에 살아볼만한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불쑥 해봅니다. 약간 뜬금없는 생각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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