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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흄 -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한 철학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25
줄리언 바지니 지음, 오수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평점 :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리는 데이비드 흄이 인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장소였다. 태어나서 자란 구시가지, 법학을 공부하였던 에든버리대학교, 인생의 마지막을 보냈던 신시가지와 그가 묻힌 올드칼튼 묘지까지... 구세계와 신세계가 공존하고, 시골과 도시가 함께하는 이 곳에서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철학을 정립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철학의 기본은 회의론이었다. 모든것을 의심하고 부정하고 보는 회의론.. 인간의 삶과 정신의 가장 밑바닥까지 보기 위한 그의 방법이었다. 이전 시대의 철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의심하고, 좀 더 개연성이 있는 다른 논거를 제기해보고, 때로는 그 논제의 전제조건부터 부정해보면서 데이비드 흄은 자신만의 철학을 쌓아간다.
그래서 그가 쓴 [인성론]은 당시에 "반대하는 모든 것을 믿지못하게 만드는 회의적인 이론"이라며 비평을 받는다. 사실 이번에 읽은 클래식클라우드 데이비드 흄의 생각들을 따라가다보면 그런 느낌이 온다. 이도저도 아닌 의견들, 저것이 아닌 이것이지만 저것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말장난같은 논리들, 이렇기도 하지만 저렇기도 하다는 이중적인 모습들.. 뭐지? 뭐라는거지?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어떻게보면 참 줏대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사실,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중용과 겸허함이었다. 인간의 본모습, 좋은 면만 아니라 나쁘 면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 그리고 양 극단이 아닌 균형적인 중간 위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사실 기존의 철학은 순수 이성에 인간의 삶을 맞추기 위한 추상적인 이론을 제시하고 있었다. 추한 것들은 보지도 않고 배척하였고, 미래의 불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현실의 행복을 오히려 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흄은 논리가 아닌 경험으로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사실의 문제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을 수는 없다. 단지, 경험을 가지고 상식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추론할 수 있을 뿐이었다.
학계 밖에서는 여전히 무명이지만 철학자들 사이에서만큼은 시대를 막론하고 최고의 철학자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던 그와의 첫만남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인간 본성을 탐구했던 그의 노력과 이를 바탕으로 펼쳐진 생각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깨달음! 철학은 참 심오하기에 민간인으로써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그렇기에 지금 작성하는 서평의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지만, 데이비드 흄이 이야기했던 중용과 겸허함으로 받아주시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